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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달고나 Dec 22. 2021

책은 어디를 향하는가?

미디어와 책과의 관계를 투덜거림

최근 책을 한 권 기획해서 출간했는데, 현재까지는 판매가 시원치 않다.

책이 언제는 잘 팔렸는가마는, 이번에는 조금 걱정될 정도다. 아직 출간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희망을 접을 시기는 아니지만, 어쨌든 그렇다.


어몽 어스: 우주의 배신자 표지

이 책의 제목은 <어몽 어스: 우주의 배신자>다. 그렇다. 게임 '어몽 어스'의 세계관에서 일어나는 일을 이야기해주는 소설이다. 

원래 내 생각의 과정은 이랬다.


1. 게임 어몽 어스는 인기가 있다.

2. <어몽 어스: 우주의 배신자>는 괜찮은 SF 소설이다.

3. 어몽 어스를 즐기는 게이머와 SF 소설을 좋아하는 독자 모두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다.

4. 긍정적! 출간하자.


그런데 결과는?

1. 평소에 책을 읽지 않는 사람은 아무리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 관련한 책이 나왔다 하더라도 읽지 않는다.

2. SF 팬들은 오히려 게임과 관련된 책이라 '유치'할 것이라고 판단해서 읽지 않는다.


결국 내 판단 착오였다.


또 하나, 우리 출판사에서는 대세에 발맞춰 책을 소개하는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다. 

한 때 블로그가 유행이었듯이, 또 한때 페이스북이 유행이었듯이, 지금은 유튜브를 당연히 운영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https://youtu.be/9IAMPiAkPkk (어몽 어스를 소개한 유튜브 채널)

그런데 역시 아직까지 이 채널은 반응이 별로 없다.

아무리 유튜브가 인기라 하더라도 책을 말하는 동영상은 그리 조회수가 올라가지 않는다. (책을 소개하는 가장 유명한 채널인 '겨울서점'도 구독자수가 22만명'밖에' 없다. 물론 대단한 구독자 수지만 게임을 소개하는 채널은 비교적 쉽게 100만을 돌파하는 것에 비하면 그렇다는 말이다.)


유행하는 매체(유튜브, 게임)과 결합해 봤지만, 책이라는 소재가 끼어드는 순간 인기가 없는 매체로 변하고 만다.


결국 책은 책다워야 한다. 아무리 인기가 많은 매체와 결합한다고 해도 책 그 자체에 매력이 없으면 소외 당하고 만다. 책 자체로 자신이 있어야 하고, 그외 다른 매체는 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할 뿐이다.


반론이 있을 수도 있다. 유명 유튜버가 쓴 책은 잘 팔리지 않느냐고!

물론 맞다. 하지만 그건 두 가지가 결합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1. 그 책 자체가 콘텐츠가 있다!

2. 유명 유튜버는 기본적으로 유명인이다. 유튜버라 책이 잘 팔리는 게 아니라, 유명인이 쓴 책이라서 잘 팔리는 거다.


모두가 아는 사실을 깨닫기까지 먼 길을 돌아왔다.

책은 그 자체로 가치가 있게!


(그런데 <어몽 어스:우주의 배신자>는 책 자체로도 충분히 읽을 만하니까 늦었지만 사랑해 주세요.) 



편집자 L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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