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다는 건

by 여름호빵

거울 속의 내 모습이 낯설게 느껴지는 흔적들을 발견할 때마다, 아, 나도 나이 먹었구나를 체감한다.

예전에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다 보면 그게 벌써 20년, 30년 전의 일이구나 싶어 시간의 속도를 실감한다.


나이 들어가는 일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이 쓸쓸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순간이 찾아오는 건 어쩔 수 없다.

계절이 바뀌고 한 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기에 마음이 싱숭생숭한 이유도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세상은 이런 불안을 달래기 위해 시간의 흐름을 거슬러보려는 기술과 방법들로 가득하다.

하지만 돈을 쓴다고 해서 정말로 젊음이 돌아오거나 시간이 멈추는 건 아니다.

결국 중요한 건, ‘시간을 어떻게 마주할 것인가’라는 태도다.


나는 운동을 한다.

매일의 루틴을 지키며 몸을 단련하는 일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시간의 흐름을 막는 게 아니라, 그 속에서 흔들리지 않기 위한 나만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의 됨됨이를 시들지 않게 하려는 마음, 그게 지금의 나를 지탱한다.


젊음이 떠난 자리에 머무는 건 서글픔이 아니라, 깊어진 나 자신이면 좋겠다.

이제는 시간을 거스르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그 시간을 살아낸 나를 사랑하는 쪽을 택하고 싶다.


나이든다는 건 쇠락이 아니라,

결국 나로 단단해지는 시간 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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