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하기도 어려운 지식
모두가 운전면허를 가장 따기 좋은 시기는 수능이 끝난 직후, 19살 겨울 방학이 가장 좋은 시기라고 이야기 하곤 했다.
그 말을 자주 들었던 나는 운전면허가 가장 쉬울 때인 2017년 운전면허를 취득했다. 그 당시 운전면허는 이렇게 하는데 따도 되나 싶을 정도로 쉬웠다. 기능 시험은 좌우 깜빡이 한번씩 킨 뒤, 앞으로 전진하다 비상 깜빡이 한번 키면 끝났기 때문이다.
쉽게 얻은 지식이라는 생각은 중요하지 않았다. 내가 운전면허가 있다는 것이 중요했고, 이제는 운전하고 다닐 수 있다는 생각에 오히려 신이 났었다. 그렇게 운전이라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도 모르고 도로로 뛰어들었다.
처음 운전은 고속도로였다. 차 한대 다니지 않는 장소에서 시원한 도로를 가로지를 때의 쾌감은 여전히 잊을 수 없다. 그 당시 아빠는 나에게 운전을 생각보다 잘한 다고 하실 정도로 승차감은 나쁘지 않았을 수 있겠다. 쉽게 얻은 지식을 사용하자 자신감이 생겼다. 그 이후에 나에게 어떤 일이 생길지도 모른 채 말이다.
그 후 학교에 내려가며 인턴을 시작하게 되었고, 회사는 버스로는 한시간 반이 걸리고 차로는 30분도 걸리지 않는 교통편이 아주 좋지 않은 곳이었다. 부모님은 그 이야기를 들으시고 운전을 배운 뒤 학교 근처에서 운전을 하고 다니면 어떻겠냐고 물으셨다. 당연히 그 제안을 거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고 운전을 제대로 시작했다. 쉽게 얻은 지식이 모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실상은 전혀 달랐다. 실제 도로는 운전면허 시험장처럼 간단하지 않았고 차가 많았고 사람도 있었다.
그렇게 큰 사고는 아니었지만 나는 사고를 내고 말았다. 운전대를 두번째 잡은 날이었다. 아무도 다치지 않아 정말 다행이라 생각했지만 내 얕은 지식으로 누군가를 해칠 수 있다는 생각에 운전이 너무나 두려워졌다. 그 뒤로 단 한번도 운전대를 잡지 않았다.
누군가는 운전도 세상 살이도 쉽게 얻은 지식을 부딪히면서 더욱 키워 나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이라고 이야기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쉽게 얻은 지식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다시 얻기에는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원하는 지식을 얻기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해 내 것으로 확실히 만드는게 가장 필요한게 아닐까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