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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현 Jun 13. 2022

낮에는 사장님, 밤에는 아르바이트생

고정수입이 없는 불안감

처음에는 하고 싶은 일을 한다는 것이 너무 좋았다. 내가 나의 일을 하는 것이고 내가 내 인생의 주인공이 된 거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하루하루 홍보도 열심히 하고 판매하기로 한 케이크 토퍼를 정말 많이 만들었다. 기존에 하던 블로그에는 케이크 토퍼 관련한 글들을 올리기 시작했고, 케이크 토퍼 인스타그램도 만들었다. 로고도 있어야 할 거 같아서 무료 이미지를 이용하여 파워포인트로 로고도 만들었다. 상호명은  '탱자 토퍼'라는 브랜드를 만들어서 시작했다. 이때 혼자 무엇인가를 했다는 생각에 로고 하나 만드는 것도 너무 뿌듯하고 기특한 기분이 들었다.



'탱자 토퍼'는 탱자나무와 케이크 토퍼를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탱자나무는 '추억'이라는 꽃말을 가지고 있는데 이 꽃말이 맘에 들어서 선택하게 되었다. 내가 만든 케이크 토퍼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모두 좋은 추억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갔으면 하는 마음에서 지은 이름이었다. 지금 로고를 보면 조금 유치해 보이지만 내가 처음 무엇인가를 시도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추억이다.


이렇게 하나씩 하면서 잘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돈에 대한 불안감을 사라지지 않았다. 고정 수업이 없다는 것에 불안했다. 물론 토퍼를 판매면서 생기는 수입이 있었지만, 판매 수입 같은 경우 고정적이지 않고 불규칙적이다 보니 불안감이 들었다. 케이크 토퍼는 감사하게도 꾸준히 매출이 일어났지만 다음 달에는 못 벌면 어떡하지라는 불안감이 들었던 것이다.


그래서 마음의 안정이 조금 필요했다. 많은 돈은 아니지만 고정적으로 들어오는 수입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케이크 토퍼로는 월평균 100만 원 정도의 매출이 일어났었고, 모아둔 돈과 퇴직금이 있어서 여유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을 하기 위해서 사용하는 교육비용이 있었고 생활비를 지속적으로 지출해야 했기에 통장잔고가 계속 줄어드는 것은 내 불안의 요소였다.


케이크 토퍼의 매출은 내가 사용하는 생활비로 사용했던 것이고 교육비용으로는 많이 부족했기 때문에 통장잔고는 계속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당장 먹고사는 것이 문제는 아니지만 앞으로 내가 망해서 먹고 살기 힘들어지면 어떡하지 등등 일어나지 않은 별의별 생각들이 다 들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일어나지 않는 일들을 상상해서 불안감이 더 커졌던 거 같다. 요즘도 불안함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부정적인 미래를 보기보다는 긍정적인 미래를 보면서 마인드 컨트롤을 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공방 운영하면서 터득 하 마인드 컨트롤에 관한 이야기는 추후 다룰 예정이다)



그렇게 나는 편의점 알바를 하기로 했다.

고정적인 수입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서 선택한 것은 알바를 구해서 하는 것이었다. 그렇게 나는 다지 이력서를 하나씩 넣기 시작했다. 공부하기 위한 시간과 케이크 토퍼 판매에 지장을 주지 않는 시간에 알바를 하려고 하다 보니 시간은 이른 아침이나 밤에 짧게만 가능했다. 알바는 돈도 돈이지만 고정수입에 대한 내 불안감을 내려놓기 위해서 구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처음 지원한 것은 카페 알바였다. 이력서를 통과하고 대면 면접을 보러 갔다. 결과는 떨어졌다. 이때 당시 내 머릿속은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어서 대답은 융통성 있게 면접관이 원하는 답을 했어야 했는데 내가 내 주관을 너무 뚜렷이 말해버렸다. 당연한 일이다. 카페에서 원하는 사람이 있을 텐데 나는 잠깐 돈만 벌고 떠날 사람처럼 이야기했기 때문에 떨어지는 일은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결국 알바는 못하는 건가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우연히 알바의 기회가 찾아왔다.


동네에 친분이 있는 편의점 아저씨의 부탁이었다. 요즘 알바가 안 구해져서 혹시 잠깐 알바를 해줄 수 있냐는 것이었다. 나는 부탁에 의해서 어쩔 수 없이 하는 듯이 이야기하면서 알바를 시작했지만 너무 감사했다. 내가 원하던 고정수입이 있는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또 다른 반 고정적인 수입이 생겼었는데, 이전에 조주기능사 학원에서 강사일을 했던 적이 있는데, 이번에 퇴사를 하면서 조주기능사 학원에서 파트타임 강사로 일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주중에 강사일도 잠깐씩 했다. 이렇게 해서 나에게는 2개의 고정수입과 반 고정수입이 생겼다.


편의점 알바와 강사일 그리고 케이크 토퍼 판매하는 일을 병행하는 일은 길지는 않았지만 약 6개월 정도 지속했다. 이렇게 나는 낮에는 사장님, 밤에는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이라는 위치에서 살아갔다.


이 때는 시간에 대한 개념과 돈을 방법에 대한 지식이 없었던 시기여서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알바밖에 없다는 생각에 알아보고 실행한 것들이었다. 그런데 요즘은 돈 버는 방식이 너무 다양해서 만약에 지금의 나라면 더 다양한 방법들을 시도해 볼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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