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단단책방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박단단 Dec 20. 2023

새해에는 책을 읽고 10자평 노트를 기록해 보세요



책 읽는 것, 좋아하시죠?


저는 책을 읽을 때 유난히 행복함을 느니다. 아마 브런치에서 글을 쓰는 많은 작가님들도 책 읽기를 즐겨하실 것 같아요.



오늘은 책 추천 대신, 제가 3년째 꾸준히 실천하고 있는 책 기록 방법을 공유하려 합니다.

바로 '10자평 노트 기록'인데요, 사이토 다카시가 쓴 책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에 소개된 독후 정리법 중 하나입니다. 어떤 책을 읽었는지 파악하기도 쉽고, 한 권 두 권 쌓아가는 재미도 있고, 간결하고 임팩트 있게 리스트업 할 수 있다는 게 특징입니다. 바로 이렇게요.




제가 쓴 10자평 노트 중 일부입니다





10자평 노트 기록은 책을 다 읽고 난 후에 책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 감정,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짧게 한 두 문장 정도로 함축해서 적는 방법입니다. 머릿속에 흩어진 감상들을 하나로 모아 딱 핵심만 기록한다고 생각하면 되는데, 매우 간단하죠? 블로그나 브런치 게시글도 좋고, 아날로그 방식으로 한 권의 노트를 준비하셔도 좋습니다. 1년 동안 꾸준히 한 곳에 누적하면 됩니다. 저는 블로그에 책 제목, 날짜, 책의 분야, 10자평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사실 '10글자'로 이루어진 평이 아닙니다. 애초에 10글자 내로 끝내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책 한 권을 오롯이 읽어냈는데 10글자라는 틀에 갇힐 수는 없지요. 적다 보면 글자 수가 20~30자를 훌쩍 넘길 때가 많습니다. 그럼에도 '10자평 노트'인 이유는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 책에 대한 핵심적인 감상만 녹여내라는 것이겠지요.






3년째 꾸준히 하고 있는 10자평 노트 기록,

책을 좋아하는 많은 분들께 추천하는 이유는 이렇습니다.



첫 번째, 시간이 적게 들고 부담스럽지 않습니다. 직장 다니랴 집안일하랴 안 그래도 바쁜 시간을 쪼개 책을 읽는데, 책에 대한 감상까지 적을 시간은 언제나 부족하지요. 그렇다고 머릿속에 뭉게뭉게 피어난 감상들을 아예 안 적고 넘어가기엔 아쉬운 마음도 들고요. 10자평은 책에 대한 감상을 딱 한 두문장으로, 핵심적으로 정제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인 시간이 적게 듭니다. 물론, 한 두문장으로 축약하는 것도 굉장히 고심스럽긴 합니다만 바쁜 현대인들에게는 상대적으로 쉬운 일입니다. 기록에 대한 부담이 적다는 것도 장점이겠고요.




두 번째, 시간이 흘러 책을 다시 떠올리고 싶을 때 큰 도움이 됩니다. 어떤 책에 꽂혀 이보다 잘 쓴 책은 없다고, 이보다 감동적일 수 없다고 여운을 느껴본 경험 있으시죠? 하지만 절대 잊지 않을 것 같은 인생책들도 시간이 흐르면 내용도, 주제도, 책을 읽었던 그때 나의 마음까지도 기억에서 사라지기 마련입니다. 그러나 살다 보면 문득 과거에 읽은 책이 생각이 날 때가 있죠. 또는 누군가에게 추천하고 싶은데 그때 나의 감상이 어땠는지 잘 기억이 안 날 때도 있고요.


10자평은 여기서 진가를 발휘합니다. 책을 읽고 난 직후 생생한 감상과 하고 싶은 말들이 더해지고, 그중에서 거르고 걸러져 핵심만 압축된 문장은 신기한 힘이 있습니다. 그 어느 문장보다도 생생하며 읽은 이의 마음을 확실하게 대변합니다. 시간이 한참 흐른 뒤 과거에 써놓은 10자평을 읽어보면 단번에 느끼실 겁니다. 이 책의 주제는 무엇이었는지, 책을 읽고 나의 마음은 어땠는지에 대해서요.




세 번째, 한눈에 볼 수 있게 리스트업해 놓으면 굉장히 편리하고 덤으로 뿌듯합니다. 10자평은 분량이 적기 때문에 한 게시글에 누적해 나가기가 쉽습니다. 추후에 어떤 분야의 책을 많이 읽었는지, 이 책을 언제 읽었는지 찾아 정리하기도 굉장히 쉽지요. 다른 사람과 리스트를 공유하기도 편리합니다. 소소하게 읽고 작으나마 흔적을 남긴 책들이 연말에 촘촘히 쌓여있는 것을 볼 때 드는 뿌듯한 감정은 나를 위한 선물처럼 느껴집니다.  





기록은 다음 행동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주는 힘이 있습니다. 저도 오로지 책만 읽을 때보다 기록하기 시작한 후에 양질의 책을 더 많이 찾게 되었습니다. 특히나 그 기록의 행위가 부담이 적고, 의미가 있고, 뿌듯함까지 준다면 한 번쯤 해볼 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다가올 새해, 한번 시작해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겨울에 읽기 좋은 먹먹한 감성의 한국소설 4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