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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nkyou May 23. 2022

팀장님, 저 연차 좀 써도 되나요..?

박 팀장의 찐 리더 되는 법

팀원이 하루는 조심스럽게 물어볼 게 있다고 했다. 나는 무슨 일이 생긴 건가 걱정됐다. 팀원은 죄송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


“팀장님, 저 연차 좀 써도 되나요..?”


질문을 듣는 순간 미소를 보였다. 흔쾌히 그러라고 했다. 팀을 맡은 뒤로 워라밸은 꼭 지켜주고자 노력했는데 무엇이 그들을 눈치 보게 만드는 것일까? 짐작하건대 연차 사용으로 인해 남아 있는 팀원들에게 업무 부담을 줄지도 몰라 미안한 마음이 들었던 게 아닌가 싶다.


팀장은 팀원 부재 시 백업 계획에 대해 철저히 고민해야 한다. 누군가 없으면 멈춰 버리는 팀, 특정한 사람에게만 의존하는 팀은 언제든 위험에 쳐할 수 있다. 한, 두 사람의 부재로 팀 전체에 균열을 발생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누군가 빠지더라도 잘 운영되는 팀을 만들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나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적용해 보았다.

• 주간 업무 보고서 작성하기
• 월간이벤트 파일 작성하기
• 연차 계획표 작성하기 (예, 크리스마스 시즌)
• 정기적인  주간 팀 미팅하기
• 이메일 커뮤니케이션 시 팀원 전체 또는 관련 팀원 항상 수신인 추가하기
• 여러 업무를 경험하도록 주기적으로 업무 로테이션 돌리기
• 동일한 성격의 업무를 적어도 두 사람에게 부여하기
• 맡은 업무에 대해 팀 내 발표하기
• 부재 시 백업 계획 보고하기

팀원 한 사람이 빠지면 그만큼 남은 팀원들이 늘어난 업무로 인해 고통을 분담하게 된다. 이 점 고려하여 팀 업무 일정이 어떻게 흘러가고 있는지 서로 알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업무 일정표를 마련해 두면 아무래도 팀이 여유가 생길 때가 언제인지 예측하기 쉬워 연차나 휴가 계획을 적절한 시기에 계획할 수 있게 돕는다 (팀장이 업무 현황을 챙기기도 좋다). 그리고 팀 미팅이나 이메일을 통해 어떻게든 팀 업무 진행 사항을 팀원들에게 공유하고자 했다. 나아가 한 분야에만 역량을 쌓기보단 연관 있는 분야로 자연스럽게 업무를 확장시켜 업무 범위를 넓혀 주었다 (팀원을 성장시키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이런 방법들을 통해 서로 거미줄처럼 연결시켜 언제든 백업이 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간과해선 안 되는 것이 있다.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자기 일에만 관심을 갖는다는 점이다. 아무리 다른 업무에 대한 교육을 받더라도 남의 일은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다 (십중팔구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낸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 보고 받은 백업 계획에 따라 인수자가 백업 업무를 놓치진 않고 있는지 점검이 꼭 필요하다.


여러 가지를 언급했지만, 사실 이것들만으로 부족한 면이 있다. 다음의 사례를 살펴보자.

어떤 분야를 정말 잘하는 A라는 직원이 있었다. 그 직원의 상사는 A를 매우 신뢰했다. 상사는 A의 대체자도 필요하다고 봤다. 그래서 A에게 몇 사람을 붙여 A를 돕게 했다. 함께 일을 하면서 후배 양성이 되도록 했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일이 생기면 믿고 맡길 수 있는 A에게만 실질적으로 모든 일을 맡겼다. 다른 것만 신경 쓰면 되니깐 상사는 마음이 편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불만을 느낀 A의 후임들은 퇴사를 했다. 결국 혼자 남은 A는 마지막까지 같은 일만 하다가 장기간 출산 휴가를 떠났다.

이 팀은 어떻게 됐을까? 안 봐도 비디오다. 업무를 대신 맡을 팀원마저 부재하게 되는 상황은 팀에 치명상을 준다. 이런 상황들을 보완해 줄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내가 찾은 해답은 바로 철저한 기록이다. 모든 것을 알기 쉽게 기록으로 남기는 것이다. 팀에서 진행하는 업무를 분류한 뒤 업무 별로 절차서를 마련해 보는 것이다. 혼자 하기 벅찰 경우 담당자들과 함께 준비해 나가는 것도 방법이다. 부록으로 참고 문서를 같이 저장해 두고 그 문서에 메모를 남겨둬 보자. 이런 식으로 실제 예시를 들어 둔다면 누구든지 더 쉽게 업무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누구나 그것을 보고 일을 진행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구전으로만 업무가 인수인계되면 어떻게 되겠는가? 불 보듯 뻔하다. 재앙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하루하루 기록을 남겨 두자. 언젠가 토끼와 거북이 이야기 속 거북이처럼 미소 짓고 있는 여러분의 모습을 발견할 것이다.


팀 내 누군가의 빈자리는 피할 수 없다. 부재의 시간은 단순히 연차처럼 하루 며칠일 수 있고, 갑작스러운 퇴사로 몇 개월 내지 일 년 이상일 수도 있다. 이런 순간을 대비하지 않은 체 걱정만 하고 있을 것인가? 반드시 이 날은 온다. 받아 드리자. 서로서로 배려하고 백업할 수 있는 팀, 팀원 모두가 팀장을 대신할 수 있는 멋진 팀을 만들어보자. 늦지 않았다. 당장 팀원들이 서로의 일을 잘 알 수 있도록 시스템을 구축하자. 왼손이 한 일을 오른손이 알게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원팀을 위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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