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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inkyou Jan 12. 2022

팀원이라고 쓰고 사람이라고 읽는다

박 팀장의 찐 리던 되는 법

우리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린 왜 밤낮으로 쉬지 않고 일을 하고 있을까? 일이 너무 재밌고 즐거워서라고 대답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답은 간단하다. 호모 사피엔스 (Homo sapiens). 우리는 인간이란 동물로 태어났고, 인간으로서 먹고 살아가기 위해서다. 의식주 해결을 위해 돈을 벌어야 하고 그래서 일을 해야만 한다. 이것이 우리가 일을 하는 근본적인 이유다.


리더는 사람들을 이끈다. 팀장이 된 뒤 스스로를 되돌아보았다. 내게도 과연 그런 능력이 있는 것일까. 알 수가 없었다. 눈을 감고 과거 선사시대의 지도자를 머릿속에 그려 보았다. 약육강식의 시대, 당시 리더는 강한 육체와 뛰어난 지도력으로 척박한 환경을 해쳐 나갔을 것이다. 사람들은 그의 리더십을 본능적으로 따랐을 것이다. 살기 위해서. 나는 팀원들로 눈을 돌려 보았다. 자발적으로 나를 리더로 인정한 것인가. 아쉽게도 아니다. 그들은 돈을 벌기 위해 내 팀원이 되었다. 다시 조직개편이 되면 언제든 멀어질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관계였다. 피할 수 없는 진실. 그들은 아직 나를 진정한 리더로 받아 드린 것이 아니었다. 이렇게 시작된 관계를 어떻게 하면 좋을까? 내가 찾은 해답은 팀원은 ‘인간이란 사실’을 마음속 깊이 새기는 것이다.


우리는 인간의 욕구를 이해해야 한다. 심리학자 매슬로 A. H. Maslow는 인간의 욕망을 다음과 같이 다섯 범주로 나누었다 (유시민의 [나의 한국 현대사] 참조).

생리적 욕망

안전에 대한 욕망

소속감과 사랑에 대한 욕망

자기 존중의 욕망

자아실현의 욕망

특히, 생리적 욕망은 원초적이며 강력하다. 현대인의 사회적•심리적 특성 중 많은 부분이 농경을 시작하기 전의 기나긴 시대에 형성되었다고 한다. 심지어 오늘날에도 우리의 뇌와 마음은 수렵/채집 생활에 적응해 있다고 주장하는 진화심리학자들이 있다 (유발 하라리 [사피엔스] 참조). 기다리던 월급날에 회사가 사정이 있다는 이유로 팀원들이 한 푼도 받지 못한다면? 우스갯소리로 월급날 통장에 월급이 스쳐 지나간다고 하는데 그 돈이 들어오지 않는다면 눈앞이 캄캄할 것이다. 회사에서 야근을 강요하거나 회식을 자주 하자고 한다면 워라밸이 무너져 분노할 것이다. 연차를 쓰고 싶은데 눈치 보여서 못쓰는 분위기라면? 얼마나 괴롭겠는가. 이런 욕구도 충족시켜주지 못하면서 내 지휘 하에 팀원들이 일사불란하게 업무 처리를 해주길 기대한다면 그것이야 말로 허황된 꿈일 것이다. 고민해보자. 팀원들의 기본적인 욕구를 어떻게 잘 충족시켜줄 수 있을지 마음을 들여다봐야 한다. 이것만 잘해도 리더로서 절반은 성공이다.


진정한 리더로서 인정받길 바라는가? 당장 나부터 칼퇴를 하고 열심히 연차를 써보면 어떨까? 만약에 일이 남았다면 차라리 집에 가져가서 일하자. 팀장부터 일찍 가는 조직문화를 만들어 준다면 팀원들도 자연스럽게 할 일하고 빨리 퇴근할 것이다. 정시 퇴근을 위해 오히려 근무시간에 더 집중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것이다. 회사에서 유연근무제나 재택근무제를 허용한다면? 회사의 규정 하에 적극 사용을 권장하자. (유연근무제 적극 사용해라고 팀 채팅방에 말했더니 이렇게 채팅방이 활성화된 적이 없었다!) 팀원들이 자유롭게 근무할 수 있는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 팀원들에게 저녁이 있는 여유로운 삶은 너무나 중요하다. 상위 보직자라면 임금은 미루지 말고 반드시 급여일을 지켜 주자. 조직원이 성과를 냈다면 그에 부합하는 보상을 해줘야 한다. 이런 소소한 부분들만 잘 지켜줘도 팀원들은 행복해할 것이다.


단 한 번뿐인 인생, 나와 그들이 다르지 않다. 내가 원하는 것, 그들도 원한다. 내 내면을 들여다 보고 그들의 입장이 되어 보자. 느껴질 것이다. 의심스러운 그들의 눈빛이 존경의 눈빛으로 변하고 있는 것을 말이다. 잊지 말자. 팀원들의 기본적인 욕구 충족이 그 무엇보다 중요하단 사실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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