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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 울다가 웃으면 어른들은 흉칙한 소리를 하며 놀려대곤 했었다.
울다가 웃으면 어디어디에 털이 난다며.
대중목욕탕에 가서 본 어른들은 다들 털이 수북하셨고
그걸 본 나는 아, 다들 울다가 웃어서 저리 되셨나보다 하고 생각했다.
몇번을 울다가 웃으면 저리 되는걸까라고 궁금하기도 했고.
사람은 계속 울 수도 없고 계속 웃을 수도 없다.
그러니 웃다가도 울고, 울다가도 웃는다.
그렇게 살다보면 털도 나고 어른도 된다.
어른이 되도 울다 웃고, 웃다 우는 건 멈출 수가 없다.
머리가 허옇게 되도 말이다.
그걸 멈추는 날이 아마도
밥숟갈 내려 놓는 그 날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