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과 현실

공방은 온실 형태라 어느 면으로나 밖을 볼 수 있다.


눈이 내리면 그 가운데 춥지 않게 앉아 있는 기분이라

꽤 낭만적인 기분을 느낄 수가....있기는 개뿔!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보면 가본 적도 없는 군대의 말년 병장이 된 기분이든다.


작년 용인의 폭설은 무지막지했다.

하얗게 빛나고 솜처럼 포근해보였지만

쌓이고 쌓인 눈은 비닐하우스를 무너뜨리고

천막을 주저 앉혔으며, 차양을 꺾어버렸고

나이를 먹어 늠름하던 굵은 나무들의 팔 다리를 찢어놓았다.


넓지도 않은 마당에 쌓인 눈은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었다.

좁은 폭으로나마 걸을 수 있게 길을 내려고 넉가래와 삽으로

푸고 밀어놓은 눈은 산처럼 쌓여갔고 더이상 치울 데가 없을 정도였다.

며칠간 계속 된 폭설에 눌린 어닝 때문에 유리창 하나는 금이 갔다.


오늘도 눈이 내린다.

작년에 하루 종일 눈을 치우고 모녀가 앓아누웠던 기억이

덜컥 떠오르며 경기가 날 것 같다.

그것이 바로 현실인 것.

T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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