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틴을 깨는 루틴
루틴의 중요성이 강조되더니
어느 순간부터 챌린지 열풍이 시작되고 계속 이어진다.
나도 여러가지 챌린지에 참여해서 완주를 하고 성과를 만들며 뿌듯해한다.
그러면서 조금 씁쓸한 기분이 든다.
주입식 강제교육에 길든 탓일까?
뭔가 강제성이 없으면 부지런히 움직이기가 정말 힘들다.
챌린지가 없던 시절에는 나 스스로 챌린지를 만들어서 했다.
성인이 된 이후에 다니기 시작했던 주 5일 새벽반 영어학원에
지각없이 1년 4개월 개근했던 것이 내 챌린지의 시작이었다.
사실 영어성적은 별로 상관없었다. 내 목표는 개근이었다.
학교 다닐 때 한 번도 개근상을 못받아봤다.
수술, 입원 등 병원 문제 때문이었다.
곰 처럼 덩치도 크고 힘도 센데 불행하게도 몸이 약했다.
성인이 되서 가져본 모든 직업은 다 자영업이어서 혼자 일을 했다.
어느 순간 나는 좀 불안했다.
규칙적인 스케줄에 맞춰서 살아가는 능력이 모자란게 아닐까?
영어학원 주 5일 새벽반을 1년 4개월 개근하자 나의 불안감이 가라앉았다.
그래서 어느 날 나는 영어학원을 그만두었다.
어째서인지 주변에서 더 놀랐다.
그 이후로 내 인생은 나혼자 하는 챌린지로 가득했다.
5년동안 선수촌 운동선수처럼 운동하기
매일 지우개 도장 만들기
하루 한장 임서하기
100일 동안 엽서쓰기
각종 챌린지에 도전하기
.......
그런 시간들은 나에게 꽤 많은 발전을 가져다 주었다.
그런데 또 불안해졌다.
루틴을 만들지 않으면 일을 못하는 거 아닐까?
나는 마치 아주 튼튼한 고무줄 같았다.
싸구려 고무줄은 아니어서 아주 오래 버티긴 하지만
어느 순간 툭 끊어지는.
스스로 조절할 수 있는 자율성을 갖추지 못하니
루틴과 챌린지는 스스로를 수감하는 감옥과 같아졌다.
그리고 그 일정을 지키지 못하면 와르르 무너졌다.
한계를 넘어선 고무줄 처럼 끊어졌다.
루틴은 중요하다.
챌린지도 유용하다.
그러나 컨트롤하지 못한다면 오히려 중요한 결정에 방해가 되기도 하더라.
내가 왜 이런 루틴을 정했는지, 무엇을 위해 챌린지에 참가했는지를 기억해야한다.
감옥에 갇히지 않으려면.
나의 새로운 챌린지는 루틴을 깨는 루틴이다.
사소한 것들에 발목 잡히지 않으면서 전체의 흐름을 관장할 수 있는
폭넓은 루틴을 만드는 것!
끊어지지 않게 고무줄의 완급을 조절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