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섬아이앤씨 Jun 30. 2022

'기획안'이라는 단어가 무서웠다.

기획안 기본 수칙

꿈꿔온 회사생활을 시작할 수 있는 문턱에 다다랐을 때, 지금부터 하나 씩 배워가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내가 해야 하는 '마케팅'이라는 업무의 시작이었으니까요. 글쓰기에는 어느 정도 익숙했지만 전공자는 아니었기에 기대와 두려움이 반 씩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시작된 신입사원의 하루들이 점차 모이니, 마케팅의 실행 업무보다는 기획 업무에 점점 발을 들이기 시작했습니다. 서류 업무가 대부분이기는 했지만, 마케팅 분야 모든 업무의 시작은 기획안이라는 것을 알게 된 것입니다. 수동적으로 주어진 업무만 수행해왔던 내가 잘해낼 수 있을지 걱정만 앞서갔죠. 


물론 일의 출발지점에 내가 서있다는 점과 '기획'이라는 업무를 맡았다는 점은 충분히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막상 써보자! 하고 자리에 앉으면 아마 한참동안은 멍한 상태로 하얀 화면만 바라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글을 쓰는 방법을 모르는 것은 아니지만, 무엇이든 '처음'이라는 단어와 함께하면 머릿속이 복잡해지게 되니 말입니다. 특히 기획안은 나 혼자 읽는 것이 아니라, 한 계단 씩 올라가며 많은 사람들의 눈에 읽히는 것이니까요.


하지만 처음부터 잘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처음부터 잘하던데?'라는 사람의 뒤에는 보이지 않는 노력이 숨어있을 것입니다. 그 분야에 맞는 정보나, 실제 기획서를 많이 참고했을 수도 있겠죠. 그런 사람들을 본받아 본인도 일을 잘하고 싶다는 생각은 굴뚝같지만, 막상 시간을 내기에는 어려운 분들을 위해 제공하는 노하우까지 다양하게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조금이나마 여러분들에게 기본적인 가이드를 제공해보려고 합니다. 아무 것도 없는 황야에 자그마한 방향 표지판이 생겼다고 생각해보시면 될 듯 합니다. 




그러니까 핵심은,



기획안은 생각을 그저 줄글로 표현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생각해낸 아이디어가 어떻게 작성되는지가 중요한데요. 잘 써진 기획안은 이 아이디어에 대해 얼마나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핵심을 파악했는지에 달려 있습니다. 그러니 중요한 것은 말하고 싶은 점을 쉽게 요약하는 것입니다. 머릿속에서 어지럽혀져 있는 생각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후, 읽어야 할 사람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럴 때 활용할 수 있는 요소는 많지만 주로 차트, 도표, 표 등을 활용하면 효과적인 기획안으로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핵심이 무엇인지는 알겠으나 요약이 어렵다고 생각된다면 회사 내, 혹은 기타 자료를 통해 기존의 기획서를 다양하게 접해보는 것도 좋습니다.



주장이 이렇다면, 근거는?



기획안은 내 주장을 정리하여 읽는 사람을 설득시키는 문서입니다. 그러니 우선적으로 신뢰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데요. 신뢰를 높일 수 있는 타당한 근거가 제시될 필요가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근거는 머릿속에서 자연스럽게 나올까요? 아니죠. 어김없이 서칭을 시작할 것입니다. 항상 기획안을 작성하면서 무수한 자료조사를 하게 될 텐데요. 자료의 출처가 신뢰성 있는 곳이어야 함은 물론, 내 주장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한 자료인지 살필 필요도 있습니다. 올바른 근거가 있어야 비로소 주장이 빛을 발한다는 것을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이 충분한 자료는 제대로 활용되어야 빛을 말합니다. 무수한 데이터들을 열심히 찾아놓았는데 활용하지 못하면 죽은 자료가 되는 것과 다름 없습니다. 그러니 자료를 분석하면서 의미 있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합니다.



기획안도 포장 가능합니다.



온갖 수식어를 동원하라는 뜻이 아닙니다. 어쨌든 회사 내에서 누군가를 설득시키기 위해 작성하는 문서인만큼, 읽는 사람의 호감을 높일 수 있도록 적당히 글을 포장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좀 더 시선을 끌 수 있는 문장 표현을 쓴다던지, 시각적인 효과를 가미한다던지 등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은 다양한데요. 중요한 것은 기획안의 분야와 목적에 따라 포장 정도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혼자서도 잘해요?

아니요 따라해보세요.



상대방이 이해하기 쉽도록 써서 설득하는 도구로 활약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기획안입니다. 이 기획안이 완성되도록 돕는 능력이 위에서 언급한 내용들인건 맞지만, 기본적으로 전하고자 하는 내용을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전달하는 논리력도 필요합니다. 

단어만 봐도 어려운 논리력, 어떻게 기를 수 있는 걸까요? 학교를 다니며 공부했던 때를 생각하면 답이 쉬울 것도 같습니다. 사실 업무를 하면서 글을 쓰는 일은 생각보다 많을 텐데요. 여러 가지 글을 쓰다 보면 차츰차츰 능력이 쌓이기도 하고, 시간날 때 책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좀 더 와닿는 방법이 없을지 고민하신다면 직장 내에서 상사, 선배들이 작성한 기획안을 따라써보면서 자신만의 방식을 만들어가보는 것도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흉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나만의 스킬을 업그레이드해가는 것이죠.





기획안, 한 마디로 나의 주장을 문서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현재 상황에 이러한 문제가 있고, 사내에서 이런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 걸 알지만 새로운 방식을 제안하고 싶다 - 이 방식은 여러 모로 회사에 이익을 발생시키고 성과를 보여줄 수 있다 - 그러니 우리의 이득을 위해 이 방식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라는 생각을 구체화하여 주장하는 것이죠. 아이디어만 잘 떠오른다면 작성하는 과정은 금방 손에 익을지도 모릅니다. 조금 더 구체적인 항목 별로 작성하는 과정은 다음에 한 번 더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기획안의 모든 문장에는 꼬리표처럼 근거가 따라와야 합니다. 이걸 왜 하는지, 무엇을 위해 하는지 머뭇거림 없이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렇게 잘 만들어진 기획안은 업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나의 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필요한 발판이 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이제는 썼던 기획안을 다시 펼쳐봅니다. 

그리고 다시 생각해봅니다.



아직도 무섭기만 한 기획안인지,

별 이유 없이 양을 늘리기에만 급급해 썼던 문장은 없는지,

그저 써야 하니까 부랴부랴 쓴 것은 아닌지,

나에게 남겨주는 가치는 무엇인지.

작가의 이전글 왜 꼭 핫플레이스에만 있어야 해?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