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이 브랜드가 되는 방법

사람을 끌어당기는 동네의 비밀

by 비섬아이앤씨


매력적인 동네는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누군가는 멋진 공간 하나만 있어도 충분하다고 하고, 또 누군가는 유명한 브랜드가 들어오면 해결된다고 해요. 하지만 진짜 사람을 끌어모으는 동네는 조금 다른 방식으로 시작되는 것 같아요.


'로컬이 기회다'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게 아니에요. 수도권으로 모든 게 빨려 들어가는 시대지만, 역설적으로 가장 흥미로운 실험은 지방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어요.



그렇다면 그들이 멀리서 찾아오게끔 하려면 어떤 매력이 필요할까요?


로컬 브랜딩의 핵심은 화려한 간판이나 트렌디한 감성이 아니에요. 그 동네에서 꼭 필요한 존재라고 느껴지는, 즉 지역과 사람을 연결하는 감정의 고리죠. 그래서 많은 지역 브랜드가 동네 축제나 플리마켓에 나가 부스를 열고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해요. 그 작은 연결이 쌓여 브랜드의 감성과 단골이 만들어지거든요.




"부산하면 해운대, 여수 하면 밤바다, 경주의 황리단길 · · ·"

우리는 도시 이름만 들어도 자연스럽게 떠올리는 이미지가 있어요.


강원도 양양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강원도 양양은 최근 국내 대표 여름 여행지로 급부상하고 있어요. 이 지역은 특히 '서퍼들의 성지'로 알려지며 20~30대 방문객이 크게 늘었죠. 양양군이 서핑 도시로 알려지기 시작한 배경에는 서피비치(Surfy beach)가 있어요. 서피비치를 기반으로 양양은 꾸준히 해양 레저 특화지구로 성장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을 추진해 왔어요.


사실 양양은 대부분이 산지로 구성되어 있어 인구밀도가 낮고, 한때는 인구 감소 지역으로 꼽히던 곳이라는 사실, 믿어지시나요? 그래서 양양은 서피비치를 시작으로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상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어요.


강원도를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 자연을 즐기려는 여행객이 많고, 특히 동해 바다를 향한 수요가 높죠. 서피비치는 이 점에 집중해 다양한 기업들과 협업해 지역 브랜딩을 시작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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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 아시아투데이


한국타이어는 MZ세대와의 소통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여름 서피비치에서 팝업스토어 한국 튜브숍을 오픈했어요. 타이어가 익숙하지 않은 젊은 소비자에게 다가가기 위한 지역 마케팅의 일환이었죠. 바다라는 공간과 어울리도록 타이어 모양 튜브를 대여해 주는 콘셉트로 포토존과 대형 타이어 뒤집기 미션과 같은 체험형 이벤트도 운영했어요.


한국타이어의 브랜드 이미지가 서피비치의 분위기와 자연스럽게 어우러졌고, 풍성한 물놀이를 위해 참여하려는 고객들을 자연스럽게 끌어모을 수 있었죠.


©프라임경제

후지필름도 서피비치의 힘을 빌렸어요. 후지필름의 인스탁스는 찍는 순간 바로 사진이 인화되는 즉석카메라예요. 2000년대 초반까지 큰 인기를 끌었지만,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한동안 관심이 줄어들었죠. 그러나 최근에는 MZ세대의 트렌드 아이템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어요.




즉석카메라가 최고의 사양을 갖췄기 때문만은 아니에요. 휴대폰 화면 속에 저장되는 사진이 아니라, 실제로 손에 쥐고 소장할 수 있는 유형의 사진을 갖고 싶어 하는 수요가 크게 늘어났기 때문이에요. 아날로그가 주는 감성은 MZ세대에게는 신선함과 특별함으로 다가왔고, 디지털에 피로감을 느낀 기성세대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도와줬어요. 최근 인생 네 컷 등 즉석 사진관이 유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볼 수 있겠죠.


©프라임경제

인스탁스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소비자 중심의 마케팅을 전개했어요. 젊은 세대에게 가장 핫한 여행지인 양양 서피비치에서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며 브랜드 인지도 제고에 나섰죠.

팝업스토어를 통해 MZ세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강화하겠다는 전략이었어요.



팝업스토어는 바다와 어울리는 시원한 파스텔 톤과 이국적인 무드로 꾸며졌고, 계절에 맞춰 타투 스티커를 나눠주며 인스탁스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도록 만들었어요. 소비자들은 모래사장 위에서 카메라를 들고 사진을 찍으면서 여름휴가를 사진으로 남기는 경험 자체를 즐길 수 있었죠.



양양이 레저와 인생샷을 즐기기 위한 여행지로 자리 잡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서피비치를 배경으로 한 이 두 가지 팝업스토어는 매우 전략적인 오프라인 마케팅이었어요. 여행 트렌드와 맞닿은 공간에서 추억을 남기는 묘미를 자연스럽게 전달했고, 여름날 바다의 기억을 오래 간직하도록 도와주는 경험을 제공했어요.



작은 도시가 쏘아 올린 작은 공


'공무원은 나랏일에만 집중해야 한다'라는 말은 이제 시대와 맞지 않아요. 요즘은 지역을 하나의 브랜드처럼 만들고, 주민과 관광객에게 더욱 친근하게 다가가는 방식이 중요해졌죠.


©충주시 유튜브 캡처


그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충주시유튜브 채널이에요. 충주시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유튜브 중 1위를 차지하고 있고. 그 중심에는 '충주맨'으로 알려진 김선태 주무관이 계세요. B급 감성, 밈과 솔직한 입담을 활용한 콘텐츠로 큰 화제를 모았고, 지역 홍보를 넘어 전국적인 팬덤을 가진 채널이 되었어요.



안녕하세요, 충주맨입니다. 일상에 지친 분들, 핸들 돌려 충주 비내섬으로 오세요. 흔들리는 물억새, 시원한 물소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




충주시는 유튜브에만 머무르지 않고, 오프라인에서도 적극적으로 충주를 알렸어요.


©충주시 인스타그램 캡처


10월에 열린 '충주 비내섬 축제' 홍보를 위해 T맵과 콜라보해 내비게이션에서 충주맨 음성이 나오도록 한 마케팅은 큰 화제를 불러모았어요. 특성 IC를 지나면 충주맨이 '지금 축제가 열리는 곳으로 오세요!'라고 직접 안내해 주는 방식이었죠. 캐릭터의 인지도를 관광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한 영리한 맞춤형 지역 홍보 전략이었어요.



이처럼 지역 공공기관은 딱딱한 마케팅 전략에서 벗어나 보다 과감하고 새로운 방식의 마케팅을 시도하고 있어요.




충주시 유튜브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하나 꼽자면, 저는 '캐릭터'라고 생각해요. 충주맨처럼 특정 직원을 하나의 캐릭터로 만들어 전면에 내세우며 지역을 홍보한 거죠. 과거처럼 "~로 오세요. 우리 지역은 ~가 유명해요."라고 말로만 전달하는 시대는 이미 끝났어요. 이제는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한 번에 각인시킬 수 있는 캐릭터를 만들어 내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예요.



빵의 도시 대전이 재미를 굽는 법


대전광역시 역시 지역 캐릭터를 활용한 상품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어요. 그곳에서만 살 수 있다는 희소성 전략을 통해 대전을 직접 찾게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 거죠.


©프레시안 뉴스_대전시


대전은 지역 대표 마스코트 꿈돌이를 황용해 지역 기업과 협업하며 다양한 상품을 선보였어요. 꿈돌이 컵라면, 꿈돌이 막걸리와 유니폼 등 식품부터 패션까지 아우르는 종합 패키지를 구성했어요.


친숙한 이미지의 꿈돌이 캐릭터는 '노잼 도시'로 불리던 대전을 '꿀잼 도시'로 탈바꿈하게 만드는 기폭제가 되었어요. 대전하면 성심당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요즘은 성심당과 함께 꿈돌이 굿즈가 대전 방문 시 꼭 사 와야 하는 관광 쇼핑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해요.



지역의 매력을 한층 끌어올리기 위해 활용되는 캐릭터는 해당 지역의 장소나 특산물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스토리텔링이 분명하다는 장점이 있어요. 그 지역 캐릭터가 주는 이미지와 분위기 자체가 하나의 장치가 되어, 지역을 브랜딩 하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는 분명해요. 지역 홍보는 딱딱한 공식 메시지가 아니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시대의 감성에 맞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거예요.


로컬 브랜딩은 거창한 인프라나 유명세의 문제가 아니에요. 가장 중요한 건 연결을 만들어 내는 것.


여기에 더해, 지역이 가진 자원을 새롭게 해석하고, 그 안에서 경험하고 머물고 싶은 이유를 만들어 내는 것.


결국 로컬 브랜딩은 지역의 이야기를 사람들이 경험으로 이어주는 기술이라고 할 수 있어요.

지역과 사람, 브랜드와 공간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는 지속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 가는 과정이에요.


당신의 지역도, 당신의 브랜드도 누군가에게 특별한 기억을 남길 수 있어요. 그것이 바로 로컬 브랜딩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이에요.


지역과 특정 이미지를 연결해 주는 힘, 로컬 브랜딩의 핵심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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