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점점 더워지면서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숨이 턱 막힌다는 느낌이 든다. 선풍기는 최고 레벨인 3단을
고정하지만 뜨거운 바람도 최고 레벨인 것 같다.
장사를 유지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시작한 알바를 하면서 느낀 건 참 시원하다는 것이다. 내가 일하는 곳이
커피를 전문으로 하는 카페이다 보니 출근하자마자 첫 번째로 하는 게 바로 에어컨을 가동하는 것이다.
아.. 시원한 바람이여
에어컨을 켜고 나서 하는 생각이 있는데 돈 벌면서 이 시원한 바람을 맞는구나라는 것이다. 카페 문을 열고 들어오기 전의 푹 찌는 듯한 더위의 옷을 말끔히 벗겨주는 현대 문물의 혜택을 듬뿍 받는 이곳이 천국이구나 싶었다. 물론 알바를 가기 위해 차로 무려 30분을 내리 달려야 하지만 그만큼 편안한 점도 있으니 지속하고 있다.
알바 얘기를 왜 하느냐고 묻는다면 알바를 할 때는 돈을 벌면서 모든 것을 사용하지만 알바를 마치고 내 장사를 위해 사업장에 도착하면 모든 게 내 돈이 나간다는 사실을 얘기하고 싶어서다.
문을 열기도 전부터 24시간 돌아가는 냉장고와 냉동고의 전기세와 메뉴를 팔기 위해 사용하는 식자재와 부자재 그리고 가스비용과 월세까지 내 돈이 안 들어가는 게 없다. 이번 일요일에 장사를 하는데 기존에 10만 원 정도 팔던 매출이 갑자기 50만 원이 되었다. 매출이 껑충 뛴 만큼 업무의 강도 또한 정말 강했다. 새로운 브랜드 프랜차이즈를 시작하면서 리뷰를 쌓기 위해 각종광고와 각종할인 쿠폰을 뿌리고 있으니 주문은 많지만 남는 건 없는 상황이었고 버는 돈이 없으니 아낄 수 있는 모든 것을 어떻게든 아끼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내가 아낄 수 있는 건 전기세뿐이더라. 참 정말 진짜
그래서 이 찌는 듯한 더위에 이마에서는 땀이 물 흐르듯이 흐르고 상의는 땀으로 젖고 음식을 만들면서 팔에서는 땀이 나와 불빛에 반짝거리고 있었다. 주문을 쳐내야 하니 덥더라도 참으면서 어떻게든 주문을 완료했다.
그리고 주문을 전부 완료한 후 뭐랄까?
뭔가 허무함이 엄습했다. 눈에 보이는 매출은 높은데 정작 남는 건 없었고 내 건강과 행복을 희생하면서 일하여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행복하려고 직장을 그만두고 이렇게 사업장을 차렸는데 한숨이나 쉬면서 땀은 뻘뻘 흘려가면서 기진맥진하며 일하고 있는 나의 모습을 문득 직면하게 되었다.
내 인생은 아낌의 연속이었는데 아이러니하게도 아낀 만큼 사기도 많이 당했다. 아낀 만큼 누군가가 가로채 갔다는 것이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는 건데 지금 나는 무엇을 위해 이렇게 일하고 있나 싶었다. 그래서 지금 글을 적으면서 얘기하고 싶었다.
"아끼면서 산다고 행복하진 않더라."
그래서 이런 말을 하는 내가 무엇을 하고 있는지 궁금할 것이다. 아니 궁금해줘야 한다.
지금 나는 주문이 없는 매장에서 홀로 에어컨을 키고 시원한 선풍기 바람에 뽀송뽀송한 상태를 유지하며 지금
이렇게 브런치스토리에 글을 적고 있다. 물론 전기세가 겁나기는 하지만 그래도 이 작은 행복을 포기하고 싶지는 않다.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밥도 사주고 선물도 사주면서 정작 나 혼자 있을 때는 나에게 아무것도 해주지 않는 나를 보며 이제는 스스로를 좀 더 아껴주자고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