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업을 준비하며

by 사장가

당근 당근~

알람이 울리고 거기에 답하며 매장의 중고 기기를 판매하고 있다. 살 때는 비싸게 주고 샀지만 팔때는

구매 가격의 10% ~ 15% 정도로 올려야 판매가 그나마 된다. 그마저도 요즘에는 뜸해졌다. 이렇게 수요가

적다는 것은 그만큼 자영업자 시장이 어렸다는 반증일 것이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4월의 나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뭐든 다 이룰 것 같은 생각에 빠졌었고 교만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지금에 이르러 깨지고 부서지고 나서야 다시 시작한다면 이렇게 해야 겠구나 라는 경험을 얻었고 지금의 매장을 정리해야 겠다고 생각하고 폐업을 준비하고 있다.


매장을 권리금 100만원에 내 놓았지만 아무 연락이 없어 원상복구 철거를 알아보고 있다. 시간과 돈 그리고 건강을 잃었지만 이번 일을 통해 겸손함과 삶에 감사할 줄 아는 자세를 배우게 된 것 같다.


인생의 굴곡을 표고 그려본다면 지금의 굴곡은 저 아래 깊숙한 곳까지 내려간 것 같다. 그렇다고 좌절하지는

않는다. 이미 벌어진 일에 대해 후회하고 낙심해봤자 아무런 변화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수많은 실패를 통해 이미 배웠기 때문이다.


삶에선 내가 발버둥 친다고 변화되지 않는 것들이 수두룩 한 것 같다. 혼자 끙끙 앓는다고 해서 누군가 알아주지도 않을 뿐더러 긍정적인 상황으로 변화되지도 않는다. 일단 지금 이 순간의 감정과 현실을 받아들여야 하는 것이 첫번째라고 생각한다.


폐업을 준비하며 마음 한편에 씁쓸함도 묻어나지만 이것이 하나의 끝이자 또다른 시작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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