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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제이콩 Nov 14. 2022

회사에서 같은 실수를 두 번이나 해버렸다

나 자신을 갉아먹는 자책

월요일엔 7시 출근합니다

무선 사업부 SCM부서에서 근무하기에 나는, 매주 월요일 아침 9시(멕시코 시간), 밤 12시(한국 시간)에 닫히는 시스템에 숫자를 입력하기 위해 월요일 아침 7시에 출근한다.


원래 월요일 아침이 아닌 토요일이었는데 워낙 예민한 사업부이다 보니 본사 월요일이 끝나는 시간에 맞춰 시스템 시간을 변경해 운영하고 있다고 한다.


이렇다 보니 월요일 아침마다 시스템이 닫히기 전 2시간 정도 일을 해야 한다. 그래서 평소 9시인 나의 출근시간은 월요일만 7시가 된다. (하지만 눈치가 보여 딱 2시간 더 일찍 퇴근하진 못한다)


타임어택 월요일 아침

월요일 아침에 하는 시스템 조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본사 가이드에 따른 조정이 있고 둘째는 전주 실적에 기반한 조정이다.


내가 하게 된 실수는 클릭을 제대로 하지 않아 벌어진 단순하지만 복잡한 실수다. 간단히 말해서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 제대로 확인하지 못하고 조정했던 것이고, 복잡하게는 운영하는 모델과 거래선이 많기에 짧은 시간 안에 그 모든 것을 처리해야 했다는 점이다.


하지만 가장 나 자신에게 화가 나고 실망한 것은 지난 5개월 동안 하지 않았던 실수였고, 그 실수를 2주 연속으로 저질렀다는 것이다.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싶었다. 월요일로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월요병이고 뭐고 다시 출근해서 작업하고 싶었다. 이 사실을 동료와 상사분들이 몰랐으면 했다.


실수에 대한 새 상사의 반응
“제이크 잠시 일로 와봐”

“ 네 프로님 부르셨어요 “

“이거 네가 실수한 거네? 실수는 누구나 할 수 있어. 욕도 내가 먹으면 돼. 근데 내가 더 걱정하는 건 이 문제가 정말 중요한 순간에 벌어져서 우리 발목을 잡을까 하는 거야”


“나는 네가 정말 중요한 일을 맡고 있다고 생각해. 전에 다른 법인에서는 0을 3개 잘못 더 넣어서 사고가 난 적 있어. 그러니까 잘못한 건 깔끔하게 인정하고 반복하지 말자. “


“너 잘못하면 월요일이 겁나는 걸 넘어서 무서울 걸? “


쿨하게 실수를 이해해주시며 더 숫자에 책임감을 가지자 실수를 반복하지 말자며 담담하게 반응해주신 것에 감사했다. 그중 가장 위로가 되었던 것은 내가 두려워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인지하고 직접 말로 해주셨다는 점이다.


어찌 됐든 이건 내가 이겨내야 하는 문제

짧은 시간에 더 복잡한 조정이 요구되면서 하지 않던 실수가 일어나고, 그로 인해 ‘내가 이것밖에 안 되는 놈인가, 나는 왜 안 하던 실수를 할까’ 등과 같은 나를 갉아먹는 생각들이 솟아오르며 월요일이 다가오는 일요일 저녁부터 두려워지고 있다.


‘이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써야 할까, 시간이 더 걸리더라도 엑셀을 더 사용해야 할까’ 등과 같이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해보며 나 자신을 타일러가는 지난 한 주였다.


지나간 일에 계속 자책하면 나 자신이 더 망가질 뿐만 아니라 그동안 잘해온 나에 대한 존중도 사라지는 것 같아 일단 나 자신을 더 믿어주며 다가올 월요일을 담담히 받아들이기로 했다.


Vamos! 할 수 있다! 제이크!


모든 직장인 분들 월요일 화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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