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별한 것이 없이 지나갔던 나날들
1학년 때의 충격 이후로, 나는 좀 더 열공모드로 돌입하게 되었다.
2학년때의 기억은 특별히 없다.
바닥을 치는 자존감과 쌓여 있는 공부들로 내가 샌드위치처럼 짓눌려있을 뿐, 특별한 일들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갔다. 아마 그 시절의 나를 기억하는 사람들은 나를 그렇게 기억하지 않을 수 있지만, 내 속마음은 그랬다. 정말 특별한 것이 없이 하루하루가 지나가고, 외로웠고, 힘들었던 것이 2학년 시절이었다.
아마 로스쿨에서 가장 힘든 시기가 이때가 아닌가 한다.
1학년때는 나름 새내기? 로서 처음 배우는 법과목을 다루며 마치 법관이라도 된 것 같은 기분에 들뜰 때도 있고, 3학년 때는 코 앞으로 다가온 변호사시험 준비로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2학년 시기는 각자가 모두 다른 방법으로 바쁘다.
그래서, 2학년 시기를 잘 보내야 한다.
물론 모두가 잘 알고 있다.
이때 실습도 잘 지원해서 나가야 하고, 성적관리도 잘해야 하며, 선택과목들도 다 들어놔야 하고, 미래 계획을 세우기 위해 선배들도 만나보고.... 등등
그렇지만 내가 '잘 보내야 한다'는 것은 조금 다른 의미이다.
이때, 과열되면 안 된다.
인간은 유한한 존재이기 때문에 체력도, 의지도 무한하지 않다.
과도한 경쟁 속에서 그 경쟁에 사로잡혀 과열되면, 정작 달려야 할 시기에 그 힘을 잃는다.
나는 2학년에 대단한 업적을 세우지도 못했지만, 그나마 다행이었던 것은 힘을 비축해 두었던 것...?
괜한 경쟁심으로 나를 overheat 하지 않은 것은 정말 잘한 일이라 생각된다.
멘탈을 다스리는 것은 정말 중요하다.
나의 2학년은 정말 특별한 일 없이 무난하게 흘러갔다.
공부를 하다가 쉬고, 실무수습을 나가고 쉬고.
주말에는 공부를 쉬는 날을 만들어 야구를 보러 가거나 외식을 하기도 하기도 했지만, 특별한 모임에 나간다거나, 이벤트를 만들지는 않았다. 그저 정말, 평범했던 날들이었다.
외부 친구들도 많이 만나지 않았다. 괜한 비교로 스스로를 더 우울하게 만들 필요는 없으니까,
최대한 자극이 될 만한 것들을 피해 살았다.
이때 좀 더 소소한 기록을 많이 해놨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은 든다.
겉으로는 조용했지만, 속으로는 많은 감정이 요동치던 때였으니까,
아마 재밌는 생각을 많이 하지 않았을까.
애니웨이, 그렇게 나는 차근차근 공부를 쌓아갔고, 2학년 11월, 찬바람이 부는 때쯤,
'이제는 달려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