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흔들리지 않는 십 대를 위한 마음의 공부법

정서적 안정과 자기 주도 학습

by 박수열

“스스로 하지 않는 아이, 집중하지 못하는 아이, 게임과 스마트폰만 붙잡고 사는 아이…” 혹시 우리 아이의 모습이 이러한가요? 많은 부모님이 자녀 교육 문제로 밤잠을 설치는 요즘입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정보와 불확실한 미래 앞에서, 부모님들은 불안한 마음에 아이에게 공부를 강요하게 되기도 합니다. 하지만 십 대 자녀에게 공부는 어쩌면 버겁고, 흥미를 느끼기 어려운 숙제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심지어 부모님과의 관계까지 삐걱거리게 만들 수 있죠.


하지만 간과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사실이 있습니다. 바로 십 대 시기, 정서적 안정이 학업 능력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감정은 학습의 엔진과 같습니다. 긍정적인 감정은 아이를 학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만들고, 어려운 문제에 끈기 있게 도전하도록 용기를 줍니다. 반대로 불안, 초조, 분노와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학습 의욕을 꺾고 집중력을 떨어뜨립니다. 마치 브레이크가 걸린 자동차처럼, 아무리 노력해도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게 만들죠.


공부, 왜 해야 할까요? 삶의 주인이 되는 배움의 여정


십 대는 인생의 중요한 전환점입니다. 자아 정체성을 확립하고 미래를 설계하며, 세상과 관계 맺는 방식을 배워나가는 시기입니다. 이 시기에 공부는 단순히 지식을 습득하는 것을 넘어, 삶의 태도와 자세를 배우는 훌륭한 도구가 될 수 있습니다.


공부를 통해 우리는 끈기를 배울 수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에 굴하지 않고 답을 찾기 위해 몰두하는 과정에서, 포기하지 않는 끈기가 자라납니다. 문제 해결 능력 또한 향상됩니다. 다양한 지식을 융합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은, 복잡한 세상 속에서 길을 찾아나가는 힘을 길러줍니다. 자기 조절 능력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학습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며, 유혹을 이겨내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과정은,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고 충동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워줍니다.


물론 공부가 항상 즐겁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때로는 지루하고, 어렵고, 하기 싫을 때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취의 기쁨은 쾌락적인 즐거움과는 차원이 다른 만족감을 선사합니다. 새로운 지식을 습득하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했을 때 느끼는 뿌듯함, 스스로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때의 만족감은, 십 대 시기를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줄 것입니다.


부모와 자녀, 감정의 끈으로 연결되다


십 대 자녀의 공부 정서는 부모님의 역할이 크게 좌우됩니다. “공부 정서는 결국 부모 손에 달려 있다”라는 말처럼, 부모님의 양육 태도와 자녀와의 관계는 아이의 학습 태도와 정서 발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많은 부모님이 자녀에게 “짜증 내지 말고 기분 좋게 말해!”라고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감정은 억압한다고 사라지는 것이 아닙니다. 부정적인 감정을 억누르기만 하면, 아이는 오히려 죄책감과 수치심을 느끼고, 자신의 감정을 불신하게 될 수 있습니다. 감정은 억압의 대상이 아니라, 이해와 공감의 대상입니다.


부모님은 자녀의 감정에 귀 기울이고 공감해 주는 ‘감정 소화기’가 되어주어야 합니다. “매우 힘들었구나. 어떻게 하면 좋을까?”와 같은 공감과 격려는, 자녀의 불안과 좌절감을 녹이고 스스로 문제 해결 방법을 찾아나갈 수 있도록 돕습니다. 비난과 통제 대신, 협력적인 문제 해결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아이를 비난하는 대신, 부모님의 걱정과 불안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자녀와 함께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기 주도 학습, 스스로 성장하는 힘


자기 주도 학습은 십 대 시기에 반드시 길러야 할 핵심 역량입니다. 자기 주도 학습은 단순히 혼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학습 목표를 설정하고, 계획하고, 실행하고, 평가하는 전 과정을 의미합니다. 자기 주도 학습 능력이 뛰어난 아이는 학습에 대한 흥미와 동기가 높고, 어려운 문제에 부딪혀도 포기하지 않고 끈기 있게 해결해 나갑니다.


자기 주도 학습의 시작은 계획입니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오늘 무엇을 공부할지, 어떤 책을 읽을지, 하루 30분이라도 꾸준히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이면 충분합니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아이는 성취감을 느끼고, 메타인지 능력을 향상하며, 습관을 형성할 수 있습니다.


칭찬은 잘했을 때 해주는 것이지만, 격려는 잘 못해도, 과정에서 노력하는 모습만 보여도 해줄 수 있습니다. “잘하고 있어. 힘들지만 성장하고 있어.”와 같은 격려는 아이에게 큰 힘이 됩니다. 결과보다는 노력과 과정에 초점을 맞춘 피드백은, 아이의 성장 의욕을 북돋아 주고 긍정적인 자아 개념을 형성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십 대, 빛나는 미래를 향하여


십 대 시기는 마치 처음 입는 옷처럼 어색하고 불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며 자신을 탐색하는 소중한 시기이기도 합니다. 공부를 통해 지식을 쌓는 것만큼이나,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조절하며, 타인과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십 대에게 필요한 것은 어쩌면 ‘사다리’일지도 모릅니다. 막막하고 막연하게 느껴지는 공부라는 높은 벽을 스스로 오를 수 있도록, 부모님과 선생님, 그리고 주변의 어른들이 튼튼한 사다리를 놓아주어야 합니다. 격려와 지지, 공감과 소통은 그 사다리를 튼튼하게 만들어주는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흔들리지 않고, 스스로 빛나는 십 대를 응원합니다. 마음의 근육을 키우는 건강한 십 대, 자신의 가능성을 마음껏 펼치며 빛나는 미래를 만들어 나가기를 바랍니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수학적 사고력: 직장인의 숨겨진 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