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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프로 Oct 15. 2023

인천공항에서

# 인생은 여행

8박 9일의 크로아티아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유독 여러 생각들이 떠오른다. 보통은 잠시 꿈을 꾸었다 현실로 돌아와야 한다는 강박에 출근 고민과 여행정리 생각이 앞섰는데, 이번은 다르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공항에서 마주친 설렘 가득한 파란 눈의 외국인들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야 하는 나와 오버랩이 되었다. 불과 며칠 전 인천공항에서의 나와 다르지 않았으리.


나에게는 돌아오는 비행기였지만, 누군가에게는 시작되는 비행기. 누군가의 아쉬움과 누군가의 설렘이 공존하던 비행기를 타고 인천공항에 도착했다.


옆자리에 앉았던 젊은 친구의 한 마디 독백.

드디어... 도착했구나...


긴 여행을 마친듯한 젊은 친구의 저 한마디는 아쉬움일까? 후련함일까? 설렘일까? 희망의 시작을 뜻함일까? 저 짧은 문장이 굉장히 복잡한 느낌을 줄 수 있음을 배웠다.


국장을 나오면서도 계속되는 활기와 차분함의 공존.

인생은 여행이지. 여행에 끝은 없지.
잠시 쉬어갈 뿐.


일상을 벗어났다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오는 날.


공항에 근무하는 많은 사람들을 마주친다. 문득, 매일 뜨고 내리는 비행기를 보고, 입국과 출국을 반복하는 여행객들을 보면서 무슨 생각을 하실까? 궁금해졌다.


주차장에 차를 찾으러 가는 길에 굉음을 내며 날아오르는 비행기를 보며, 생각했다.


간다. 좋겠다.


일상이 있어 빛나는 것이 쉼이다. 그 짧은 쉼이 새로운 경험을 하는 여행이기에,  기나긴 평범한 일상이 더 빛날 수 있는 거겠지.


여행을 다녀오면,

또 여행을 가고 싶다.

다시 여행을 가기 위해,

열심히 회사를 다녀야지.

이 다람쥐 챗바퀴를 언제 멈출 수 있으려나.


그동안 많은 여행을 했는데,

이번 여행의 뒷모습은 유독 발자국이 남는다.

결혼 20주년이어서가 아니라,

인생여행 20주년 느낌이랄까?


나이가 들며, 새로운 장소와 새로운 인생을 마주칠 때마다 얻어가는 것들이 더 깊어진달까?


결국, 그 생각들의 종착역은

바로, 지금 여기! 여기로 귀결되지만...


인천공항에서 돌아오는 길에 알랭드 보통의 '공항에서 일주일'과 '여행의 이유'를 주문했다. 뭔가 헝클어진 머릿속을 정리할 수 있을 거 같아서 말이다.


다시, 또 떠나야지.


인생은 끝없는 여행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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