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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움 Sep 11. 2019

Part3. 취미부자, 직업부자가 되기 위한 B급 인생

매직카펫 매거진 Vol 5. 서수영 님

서수영 님의 인터뷰는 

[Part2. 39억년 전 땅으로의 여행이 가르쳐준 것]에서 이어집니다.

https://brunch.co.kr/@piuda/21

 


[Part3. 취미부자, 직업부자가 되기 위한 B급 인생]


서호주 여행을 통해서 생활도 달라졌나요?


그즈음엔 나의 취향 자체가 없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하다못해 우유를 먹어도 딸기 우유, 초코 우유, 이렇게 취향이 있는데 나의 상황에 대해선 이렇게 취향이 없고 내가 좋아하는 게 뭔지 모르는 게 너무 싫은 거예요.


지금은 나 뭐가 좋아 이렇게 생각할 수 있어요. 그런데 그때는 생활이 너무 루틴 했기 때문에 자극 자체에 대한 정확한 인지가 안 됐어요.  


그리고 앞으로 무슨 일을 해야 하지? 좋아하는 일 해야지. 다들 그러잖아요. 그림 좋으면 화가 해야 해? 책 좋아하면 서점 해야 해? 이런 식으로 좋아하는 것을 일과 관련시키려고 하니 막막하고.  


그래서 '자아 찾기 미친 방랑자 프로젝트’를 했어요. ‘미친'의 ‘미'가 me, ‘친'이 친할 친(親). 나랑 좀 친해져 보자 하는 생각을 했어요. 미친 프로젝트 수첩을 만들어서 좋아하는 것에 대해 써보기로 했어요.


예를 들면 낙엽을 밟아봤는데 좋더라. 특히 소리가 좋다. 아침에 일어나서 녹차를 마시니 좋더라. 조금이라도 나에게 기쁨을 주거나 좋았건 걸 모두 앞뒤 맥락 없이 단순 메모했어요. 그리고 왜 좋았는지 생각해봤어요.  


나중에 보니 카테고리가 있더라고요. 그게 주로 농사, 자연, 아침, 새소리 이런 것들. 묶어보니 다 자연과 관련된 것들이었어요. 이걸 또 동사로 엮어보면 내가 좋아하는 일이 보여요.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걸 알고 주말농장을 시작했어요.


농사에 빠져있던 때의 수영 님


우리 2017년에 제주도에서 만났을 때 지렁이 이야기하시던 게 기억나요.


그것도 맥락이 있어요. 주말농장이 멀리 있으면 안 갈 것 같아서 농사를 짓는 모임 '파릇한 젊은이’에서 광흥창의 건물 옥상들 위에 뿌리 식물을 심는다는 프로젝트가 있어서 기부하고 가서 일하면서 농사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거기 리더가 지렁이를 키운다는 거예요. 음식물 쓰레기를 100% 분해한대요. 지렁이가 먹고 똥 싸면 양분이 되고 이걸 다시 주말 농장에 버리면 작물의 때깔이 다르다고. 그래서 그분한테 지렁이를 분양받았어요.  


토마토 꼭지를 주니까 이틀 만에 완전히 없어지는데 그 비주얼이 너무 충격이었어요. 이렇게 흙으로 100% 순환이 되는 걸 소각하고 있는 건가 싶었어요.


온 가족의 지탄을 받으면서 키우기 시작했어요. 짠 음식이나 농약 친 건 주면 안 되거든요. 그럼 뭘 주나 했는데 생각보다 음식물 쓰레기가 엄청 나오는 거예요. 과일 깎고 나면 그 껍질 나오고 오이 썰면 그 꼭지가 남고. 지렁이가 잘 먹어서 엄청 불어났어요. 그런데 지렁이는 정해진 공간 안에 정해진 개체수만큼만 번식을 해요.  


개체 밀도를 유지를 하는 거군요?


네. 그 밀도를 유지하기 위해 개체수를 줄이고 흙을 넣어주면 번식을 해요. 이건 분양하라는 메커니즘이죠. 얘네들이 나한테 말을 하는 거잖아요. 분양하라고. 그럼 내가 키워서 밀도가 찼다 싶으면 반 정도 덜어서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자. 그래서 내가 그때 서울시에 제안서를 썼다는 거 아니에요.  


저 그 제안서 이야기 기억나요.  


떨어졌어요. 왜 안 하는지 이해는 가요. 그래도 사람들한테 키워보라고 권하고 싶은데 이건 취향이라 강요할 수는 없으니 조그만 공고를 내기 시작했어요. 오지랖 넓게.


신청자가 오면 지렁이 집이 있어야 하잖아요. 흙을 좀 사서 집에다 담아서 지렁이 담아서 키우는 방법을 쓴 손편지랑 함께 제가 배달을 해줬어요. 직장 옮기면서 예전보다 일이 많이 늘어서 간단한 관리조차 안되니까 이젠 안 해요.  


그래도 농사도 지렁이 키우는 것도 꽤 오래 하셨던 것 같아요.


주말농장을 해보니까 소비하는 것과 생산하는 것의 기쁨의 차이를 확실히 느낀 거예요. 초복, 중복, 말복 외에 24절기 전체를 잘 챙기지는 않잖아요. 그런데 그런 걸 찾아서 챙기게 되고 오늘 날씨가 어땠는지도 보게 되고 순간에 집중하고 관찰을 하게 돼요.  


성격도 다듬어졌어요. 상추씨를 뿌리는데 한 구멍에 세네 개 씨앗을 뿌려요. 뭐가 살아남을지 모르니까. 그러다가 다 살아남으면 복작거리니까 몇 개를 강제로  뽑아야 해요. 한 곳에 여러 개가 몰려있으면 하나도 제대로 자라지 못해요. 솎아낸다고 하죠.  


이게 아까워서 못하겠는 거예요. 결국 선택과 집중이에요. 다 잘 될 수는 없어. 주변의 잡다한 것들을 정리하고 진짜 쏟아야 할 곳에다가 에너지를 집중해야 해. 농사를 지으면 이렇게 자연이 나에게 주는 메시지가 있어요.  


수영님의 드로잉을 모아 직접 만든 달력 '우리, 바쁘지 말아요'의 한 컷


드로잉은 그런 메시지를 기록하고 싶어서 한 건가요?


농사를 짓다 보면 관찰을 하게 되는데 오늘은 요만했는데 내일을 이만하고, 가지도 키우다 보면 보랏빛이 나오는 순간이 있어요. 처음엔 사진을 찍다가 이걸 잘 그리면 참 예쁘겠다 싶었어요. 그래서 드로잉 관련해서 추천받았던 책 보면서 혼자 그려보다가 첫 일식 여행을 가면서 드로잉 하는 분을 만났잖아요.


공항에서 대기시간 동안 그분이 그림 그리실 때 저도 옆에서 주섬주섬 도구들 꺼내서 그분이 가르쳐 주시는대로 해보고. 그림을 그리는데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뚫어지게 보고 자세히 보고 따라 그리면 되는 것 같더라고요. 다 뚫어져라 쳐다보고 그린 거예요.  


하다 보니 무슨 생각이 들었냐면 그리는 건 좋은데 나만의 작은 목표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내가 그린 그림을 모아서 내년 달력을 만들자. 그럼 무슨 그림으로 채워 넣을까 하면서 잡은 주제가 ‘우리 바쁘지 말아요’.


워낙 바쁜 사람이니까 그런 메시지를 잡은 것 같아요.


하하하. 그런데 그게 좋았던 게 목표가 있으니까 도전을 하게 돼요. 취미를 많이 해보면 알겠지만 처음 배우러 가면 누구나 다 못해요. 그런데 사람들은 대부분 빠르게 잘하기를 기대해요.


직장일이나 영어는 잘하려면 시간과 노력을 많이 쏟아부어야 한다는 걸 이미 아는데 꽃꽂이, 도자기 같은 취미는 내가 노력까지 하면서 할 필요가 뭐가 있어.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까 조금 하다가 노력을 많이 안 들이게 되고 그러다 보니 이거 조금 하다가 딴 것 하고. 저도 그랬어요. 뭘 해도 무료한 삶을 극복을 못해요.   


그런데 이런 목표를 가지고 하나씩 하다 보니 ‘취미를 왜 생업처럼 하니’라는 소리를 듣는 내 성격을 발견했어요. 물론 알고는 있었지만 완전히 알게 된 건 실크스크린 수업을 들으면서 사람들은 다 집에 가는데 나 혼자 남아서 선 딱 맞춰서 하려고 낑낑대며 하는 거보면서 였어요. 못해도 되는데 나는 왜 이러지 하면서 계속했어요.


왜 그럴까 했을 때 답은 뭐였어요?


나는 정말 자기 인정이 없는 사람이구나. '내가 했어요' 하면서 밖에 내놓을 때 이게 잘 안 되어있는 걸 못 견디는 거예요. 자존감이 낮은 거죠. 완성된 걸 보여주고 싶은 거예요. 못 그렸어도 '재미 삼아 그렸어’ 이렇게 말할 수도 있는데.  


그런데 못 하는 걸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했죠?


네. 드로잉 때문이었어요. 아직도 그런 성향이 조금 강해요.  


그게 장단점이 있는데 장점은 뭐든지 잘하려고 하다 보니 더 깊게, 열심히 내 마음과 정성을 쏟다 보니 하나를 해도 오래 하는 거죠.


단점은 뭔가를 재미있게 하진 않아요. '우와, 재미있어!' 하면서 유쾌하게 하는 사람도 있는데 전 아니에요. '오늘은 왜 이렇게 선이 안 맞는 거야!' 하면서 해요.


작은 성취를 하고 싶은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건 좋자고 시작한 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항상 좋지는 않다는 거예요. 재미없고 지루한데 그 고비를 넘어야 뭔가 있다고, 저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아요.  


망칠까 봐 채색이 두려웠던 그림

이 그림(위의 이미지)이 실패하는데 관대해지지 못했던 때의 그림이에요. 색칠을 하고 싶은데 실패하면 처음부터 다시 그려야 하잖아요. 그래서 영원히 채색을 못하네. 그런데 채색을 해야 실력이 늘잖아요. 나만 보는 그림인데 그러지 말자. 그리고 언니가 실패하면 습자지가 있어서 대고 따라 그리면 된다고 알려주었어요. 하하.


그리고 그림 잘 그리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으니 내가 좋아하는 방식으로 그리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못 그렸어도 내 개성이 살아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  


실패나 잘 못하는 것에 관대해지면서 남의 평가에 그렇게 신경 쓰지 않게 되었어요. 예전에는 사람들 반응이 별로면 실망했을 텐데 이제는 뭐 싫음 말아, 이렇게. 내가 생각하기에 이렇게 보고 그렸으면 이 정도는 나와야지 하는 기준은 있지만요.


드로잉은 같은 시간을 여러 번 체험하는 방법 같아요.


맞아요. 그 시간이 아주 오랫동안 영상처럼 머릿속에 남아요. 관찰하며 그림을 그리면 하늘색은 어떻게 변하는지 그때 새가 날아다니던 것까지 다 기억이 나요. 내가 시간을 다르게 기억하고 다르게 보내는 방법이라 정말 매력 있어요.


제가 김한민 작가를 좋아하는데 그분이 그림을 그리는 게 시간을 다르게 다루는 방법이라고 말해요. 그분의 책 <그림 여행을 권함>을 보면서 드로잉에 더 빠져들었죠.


지금까지 들은 것만 해도 아이템이 너무 많아요. 자연을 좋아해서 여행을 다녀오고 농사를 다니고 지렁이를 키우다가 드로잉도 하고 실크스크린을 배우고 굿즈를 만들겠다고 굿즈 워크숍을 다녀오고. 모두 수영님의 ‘딴짓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건가요?


‘딴짓 프로젝트'라는 이름의 영감은 2012년쯤 '테드 X'하면서 오세범 님의 발표에서 받았어요. 당시에 학생이셨는데 일러스트레이션, 그림, 디자인하는 게 너무 재미있으니까 공부 말고 표지 디자인하고 책 일러스트레이션을 하는 거예요. 자기의 딴짓이죠. 그래서 명함을 ‘딴짓’이라고 파신 거예요. 그 발표를 보는데 그분 얼굴에서 윤이 나는 거예요. 그분이 자기 일을 얼마나 재미있게 하는지가 그 발표에서 느껴졌어요.  


'자아 찾기 미친 방랑 프로젝트’를 할 때 하고 싶은 것들의 카테고리가 보였댔잖아요.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돈도 안되지만 나만의 딴짓을 해보자. 약간의 끊고 맺음은 있어야겠다 싶어서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였어요. 프로젝트는 성과물이 있잖아요. 달력 만드는 것처럼 여기까지는 해보자는 작은 목표를 만들기로 했어요.  


그렇게 보면 딴짓 프로젝트의 역사가 제법 길어요. 2013년 무렵부터잖아요.


그래도 성과물이 많은 건 아니에요. 퀄리티는 엄청 낮다는 거.  


B급 인생을 추구한다고 글 썼던 것과도 이어지는 것 같네요. B급 인생을 살겠다고 썼던 건 어떤 의미였어요?


미용실에 가서 앉아있다가 옆자리 남자분이 이야기하는 걸 들었는데 스키 타러 일본에 가신다는 거예요. 미용실 선생님이 '잘 타시나 봐요'했더니 ‘아뇨. 전 딱 B급이에요.’라고 하시더라고요. 우리가 생각할 때 스키를 타러 홋카이도까지 갈 정도면 정말 잘 타는 사람이어야 가는 거잖아요. 그런데 일본까지 가냐고 물으니 '딱 좋아할 만큼만 타는 거죠.’라고 답하더라고요.  


더 잘하려고 용쓰지 않고 딱 B급이라고 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는 거예요. 나처럼 자기 인정 없는 사람이 너무 잘하려고 하지 말고, 정말 집중해야 하는 것 한두 개 말고 나머지는 딱 B급까지만, 딱 즐거울 정도만 하자.


그렇게 하고 싶은데 잘 안돼요. 그래서 연말마다 B급 인생 추구를 한다고 써요. 그래야 딴짓도 여러 개 할 수 있어요. 어떻게 A급을 여러 개 할 수 있겠어요. 난 취미부자, 직업부자 하고 싶은데 그러려면 B급 인생을 살아야 하더라고요.  


한 가지를 깊이 있게 하면서 얻는 에너지도 있지만 다양한 것들을 해보면서 얻는 에너지도 커요. 여러 다른 사람들 만나면서 얻는 에너지가 크듯이. 산만해 보이지만 식물을 키우다 보니 배움을 얻어서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보고. 이렇게 여러 개를 조금씩 하다 보면 융합이 되어서 나만의 것이 하나 생길 것 같아요.


그러려면 다 잘하려고 하면 안 돼요. 다 잘할 수도 없고 스트레스도 크고요. 그리고 제 성격이 어느 이상은 하려고 하기 때문에 나 같은 사람은 자꾸 B급 인생이라고 표방을 해주어야 될 것 같고, 그래야 딴짓 프로젝트도 스무스하게 흘러갈 것 같고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서문과 수영님의 그림으로 만든 일러스트와 실크스크린으로 직접 제작한 에코백.


주변에서는 뭐라고 해요?


긍정적인 반응, 부정적인 반응 모두 다양한데 주변의 반응에 내가 그다지 흔들리지 않아요. 내가 이걸 하다 보니 저걸 해야 할 것 같아서 하는 것이니 남들이 뭐라든 흔들림이 별로 없더라고요.  


자기 프린시플이 확실하네요. 만족스럽게 사는 방법이네요


예전엔 안 그랬어요.


호기심과 탐구 욕구가 둘 다 높으신 거 같아요.


네. 저는 호기심이 삶을 활기롭게 하는 가장 중요한 원천이라고 생각해요. 관찰을 하다 보면 호기심이 생기는 것 같아요. 호기심이 있었기 때문에 드로잉도 나중에 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나 하는 생각도 들고요. 타고난 성격도 그렇고 오지랖도 넓고 궁금한 것 못 참고.


호기심을 통해서 얻게 된 질문에 대해 내가 이해할 수 있는 답변을 꼭 얻어야 해요. 정답이 아니어도 저걸 해석하는 나만의 메시지가 정립될 때까지 하는 거죠.


김영하 작가의 <여행의 이유>에 이런 문장이 나온대요. '내가 들인 시간과 노력을 기준으로 보면 나는 그 무엇보다 우선 작가였고, 그다음으로는 역시 여행자였다.'

같은 기준으로 바라본다면, 수영님은 어떤 사람인가요?


어려운 질문 같아요. 내가 딱 한 번 들었던 말인데 제가 좋아하는 언니가 '수영은 여러 가지 들꽃을 섞어 만든 부케 같은 사람 같아’라고 했어요.  제가 서호주 막 다녀와서 고등학생들 앞에서 강연을 했었거든요. 앞서 말한 세 가지 메시지에 대해서요. 그때 그 강의를 들은 그 언니가 이 이야기를 하는데 너무 좋았어요.  


들꽃은 다양한 색깔, 다양한 모양으로 피는데 색이 은은해요. 여러 개를 마구 꽂아도 조화로워요. 들꽃 부케 생각해보면 자유분방한 모양이 떠오르죠. 들꽃은 향기도 많이 안 나요. 저는 제가 여러 향기를 가지는 것도 부담스러워요. 그냥 내추럴했으면 좋겠어요.  


내가 걸어왔던 길이 산만한 거 같지만 결이 있듯이 이 길을 따라가면 이 들꽃이 보이고 저 길을 가면 저 들꽃이 보이고. 다 모았더니 이런 부케가 되었네? 이런 느낌의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여러 딴짓이 모이면 그런 들꽃 부케 같은 사람이 되지 않을까요? 모르죠, 뭐.





수영님이 여행에 대해 쓴 글에 이런 구절이 있다. ‘그런데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 것을 쌓으려면 그걸 담는 그릇이 있어야 한다. 궁금해하고 발견하고 질문하고 생각하고 혼자의 시간을 갖는 것’. 나는 이번 인터뷰를 하면서 이 문장이 비단 수영님의 여행에만 해당하는 표현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주말농장, 드로잉 등등 자신의 모든 시간으로부터 의미와 배움을 찾는 이 사람은 아마도 뭐든 A급으로 하려는 그 성격 덕에 그렇게 생각과 고민을 거듭하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렇게 고민했기에 비로소 B급 인생을 추구하겠다는 자신만의 실마리를 찾은 것이기도 할 테다.


이 사람이 찾은 실마리가 1년 후에는 또 어디로 그를 이끌고 있을까. 이 인터뷰를 내년 가을 즈음 다시 읽어본다면 수영님은 또 어떻게 느낄까. 꼭 기억해두었다가 메시지를 보내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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