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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노마드해리 Aug 31. 2023

18. 돈 모르는 재미는 진짜 즐겁다

사업자 자영업 하는 사람이 돈 주제로 하면 안 되는 소리지만 행복합니다.

돈 , 돈 , 돈은 돈을 생각하지 않을 때 따라오지 않을까?!


자영업 개인사업자가 하면 안 된다는 말


흔히 자영업, 개인사업자로 살다 보면 하지 말아야 하는 말이라고 있습니다. 어떤 일이든 돈에 대한 계산이 빠지면 안 된다는 거예요. 저도 내 일을 시작하려고 했을 때 자주 들었습니다. 누군가 함께 하는 자리에서 돈 얘기하지 않으면 겸상도 하지 말라, 그건 시간 에너지 돈 모든 면에서 낭비다. 


아무래도 돈 벌기 위해서가 주된 이유 중 하나이니 그런 것 같습니다. 한때 조언을 좀 듣겠다고 진짜 자영업이나 사업을 하시는 분들을 만나면, 이 일의 시작은 돈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았습니다. (돈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시작하였다는 거죠. 가끔 선한 의도를 가지고 일을 시작하셨다는 분도 계셨습니다. 하지만 돈이 압도적이었습니다. 우리는 돈을 벌기 위해 자영업, 사업을 한다는 거죠.


100번, 1000번 옳은 말씀입니다. 


아무리 성과를 내는 일을 해도 모종의 이유로 승진에서 누락되었을 때 '돈'이라는 데서 모티베이션을 찾았습니다. 그래도 회사에 다니면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 (퇴사 후에는) 어떻게든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이 있겠지. 통장에 돈이 찍혀 있으면 금융 치료는 물론, 내 손에 무언가라도 남아있으니까요. 


그래서 진짜 아무것도 모르고 겁도 없이 과감한 배팅을 했을 때도 '돈'에 혈안이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 내 인생을 갈아서 돈이라도 많이 벌자 싶었어요.


하지만 누구도 저에게 말해주지 않는 불편한 진실이 있었어요.


'돈을 벌자' '월 천만 원을 벌자' 이렇게 생각하니까 돈만 보이고, 실제로 필요한 '돈을 버는 방법'은 찾을 수 없더라고요. 하도 세뇌하듯이 돈만 얘기하니까 1000원, 5000원, 10000원, 50000원 한국 돈 지폐만 머릿속에 박히고, 그 '방법'이 요원했습니다. 


또 돈이 목적이고 존재 이유인 삶이 되니까, 인생 역시 재미가 없더라고요. 돈이 필요한 현실은 잘 알겠습니다. 근데 작은 돈이라도 벌기 전에 내가 죽겠더라고요. 돈에 의해서 모든 걸 판단하는 삶에서, 나 자신 또한 돈으로 자존감이 롤러코스터를 탈 줄은 몰랐어요. 돈이 참 무서운 놈이에요. 


다들 잘 나가는 현실만 보여줍니다. 실상은..


유튜브든 블로그든 다들 잘 살고 잘 나가는 모습만 보여줍니다. 업종 불문하고 자영업 하시거나, 사업을 하시는 분들을 실제로 만나보면 대중 심리를 유발하기 위한 화려함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습니다. 돈을 버는 방법보다 돈을 관리하는 방법을, 사세 확장보다 보수적인 시각에서 사업을 바라봐야 한다는 것을, 신상 제품보다 악성 재고 위험을 조심해야 하는 것을. 미디어를 떠나 실제 사례들을 조금씩 접해보니까 현실이 조금씩 보였어요. 


급기야 99% 우울증에 지배된 삶을..


현실에 필요한 좋은 이야기들을 많이 듣는데요, 여기서도 신기한 경험을 합니다. 분명히 보고, 듣고, 알고 있던 부분이어서 '알고 있다'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그중 일부는 직접 경험해 보니까 (그제야) '이제 알겠네'라고 말하는 것도 있었습니다. 


돈이 나갈 곳은 뭐 이렇게 많은지, 또 다음 달 돈만 바라보고 살려니까 인생이 너무 피폐하더라고요. 몇몇 분들은 눈치채셨을지도 모르겠어요. 제가 99% 우울증에 지배되었다는 사실을 말이죠. 약간의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정리하고 나서 (다른 말로 격하게 아무것도 안 하고 싶다고 해서 진짜 많은 것을 중단했을 때), 옛날에 즐거움을 느끼던 것들이 다시 보이더라고요.


철이 없죠? 하지만 돈 모르는 재미가 있습니다. 삶의 활력이죠.


아니, 나이가 몇인데 옛날에 좋아했던 걸 다시 하냐? 이러는 분도 계신데요. 제가 불법적이거나, 폐인 인생을 살아가는 루트를 택한 게 아니에요. 보다 건설적인 취미를 다시 찾게 되었고, 그것을 돈 모르는 재미로 요즘 행복한 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본업을 하면서 틈틈이 하는데 옛 기억도 좀 있고 재미있어요. '돈'만 바라봤을 때 보이지 않았던 것이 주는 활력에 하루하루가 즐겁습니다. 이게 어떤 로켓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하나씩 하나씩 내가 한다는 것에 기쁘니까 결과가 어떻든 재미가 있더라고요. 


요즘 느끼는 점


돈 돈 돈이 전부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진짜 나에게 돈 모르는 재미를 느끼게 해주는 것을 하다 보면 그게 운이 좋으면 돈으로도 연결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게 어떻게 될 것 같냐고요? 나도 모릅니다. 그냥 하는 거예요. 근데 재미있어요. 30줄이 넘어서 다시 찾은 즐거움에 20대 즐거움과 젊음을 되찾은 것만 같아요. 


돈을 모를 때 돈 모르는 재미가 생기고 행복하니까 일도 잘 풀리는 것 같습니다. 

이상 짬 내서 저의 근황 남깁니다. 다음 글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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