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은 간다'
“라면 먹고 갈래요?”는 영화 '봄날은 간다.'에서 은수(이 영애)가 상우(유지태)를 유혹할 때 사용한 대사에서 시작된 말이다.
“라면 먹고 갈래요?” 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정확한 대사는 “라면 먹을래요?”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다음 장면에서 직접적으로 상우에게 “자고 갈래요?”라고 질문하면서 본격적인 둘의 러브스토리는 시작된다.
그래서 한동안 “라면 먹고 갈래?”라는 말은 썸을 타는 남녀 사이에서 그린라이트로 향하는 매개체가 되어 주기도 했으며, 가장 듣고 싶은 은밀한 질문 순위에 오르기도 했단다.
“부장님... 라면 먹고 갈래요?”
고요한 사무실의 정적을 깨고 옆자리에 계신 부장님께 슬금슬금 말을 건넸다.
“아니요.”
또 무슨 엉뚱한 소리의 시작이냐는 듯 영혼이 담기지 않은 무심한 목소리의 대답이 돌아왔다.
“그게 아니라, 라면 먹고 갈래요? 대사 나왔던 영화 제목이 뭐였죠?”
내가 하고 싶었던 완성된 문장의 질문은 이거였다.
그런데 매번 그 몇 마디의 에너지를 아껴 보려 토막 난 생선조각처럼 머리 따로 꼬리 따로 한 조각 한 조각씩 질문을 한다.
대사가 생각난 김에 라면 먹으면서 ‘봄날은 간다’ 영화나 다시 봐야겠다.
“라면 먹을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