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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n Aug 05. 2022

창업가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든다면 어떻게 될까?

원의 크기: Market Size
원의 투명도: Intensity

사람들의 수요는 다면적이고 복합적이며, 사람들이 갖고 있는 세부적 취향의 집합은 각기 다를 것이다. 그럼에도 사람들에게는 분명 공통된 수요·필요가 있다. 그것은 모든 구체적인 수요들이 인간이 가진 본질적 Desire로부터 파생되기 때문이다. 더 많은 사람들이 더 강렬하게 무엇인가를 수요 할수록, 시장 규모와 영향력이 커지고 더 많은 매출을 낼 수 있다.


Demand Chunk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수요 하는 것을 덩어리로 묶어놓은 형태이다. 한 Chunk 내부의 수요끼리 100% 일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공통된 목적을 가진 단위라고 이해해보자.


수요를 만들어내는 driver도 Desire를 살펴보면 찾아낼 수 있다. 예컨대, 더 빠르게 편익을 얻고자 하는 욕망, 무언가를 할 때 더 낮은 수준의 노력으로 높은 수준의 성과를 내고자 하는 욕망이 쿠팡의 로켓 배송과 토스의 송금 서비스 밑에 깔려있다. 수요는 특정한 구체적 사안에 대한 ‘필요’ 일 수도 있고, 추상적인 ‘원함’ 일 수도 있다.


어떤 미지(A)의 Demand Chunk중심부 수요(Core Demand)주변부 수요(Marginal Demand)가 있다. 해당 수요의 상위 20% 범위에서 더 강렬하게 수요 하는 부분을 중심부 수요, 그리고 그 외의 부분을 주변부 수요로 나누었다. 해당 수요를 충족시켜줄 제품/서비스가 출시되었을 때, Early stage에서부터 그 제품을 사용하며 지불의사도 높은 segment가 중심부 수요층이다. 이 중심부 수요를 타깃 하여 제품/서비스를 개발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더 효율적이며 (스타트업은 효율을 추구해야 하는 조직이기 때문에) 옳은 방향이다. 유저의 관심도가 높아 더 적극적인 피드백이 오갈 것이고, 그렇다면 제품 개선 주기를 더 단축시킬 수 있다.


그림으로 표현하자면 이런 느낌일 것이다


이 20%에 집중해서 Demand Chunk 자체를 늘려가고, 20% Pool size를 키워야 한다. 남은 80%를 흡수시키는 것이 아니다! 이 제품/기능에 강렬히 열광하는 사람의 숫자는 대부분 정해져 있고, 그 범위를 20% 정도(according to Pareto principle)라고 보는 관점이다. (이는 [Carrying Capacity (생태 한계) 개념이 본질적으로 함의하는 것]에서 자세히 다뤄보겠다.)



이제 본론으로 들어가서, 창업가가 처음으로 아이디어를 떠올릴 때를 생각해보자.


모든 아이디어는 문제에서 시작한다. 그리고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한다. 그러면 문제를 정의해야 하는데, 이건 위에 언급된 수요를 찾는 것과 동일한 의미다. 문제를 찾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가 있다.


Top-down Research

시장 규모 및 CAGR, 거시경제 상황, 트렌드 등을 리서치하고 적합한 시장에서 출발

Bottom-up Research

창업가 개인 혹은 지인 등이 직접적으로 경험한(하고 있는) 문제에서 출발


여기서 집중적으로 다뤄볼 케이스는 Bottom-up Research이다. 창업가가 직접 겪으며 공감하고 있는 문제, 열정을 불태워서 그 문제를 풀고야 말겠다는 집념이 깃든 문제면 더 좋다는 말이 있다. 과연 그럴까? 2개의 케이스를 살펴보자.



중심부 수요를 관통하는 해결책

첫 번째 케이스는 창업가가 짚은 문제가 ‘중심부 수요’ 세그먼트에 해당할 경우이다. 중심부 수요에 위치한 문제라면 사람들의 수요를 잘 관통한 상황이다. 창업가 본인의 사례와 솔루션을 best practice로 여기며 제품을 개발시켜나가도 별 문제가 없을 것이다. 자기 자신이 그 솔루션의 가장 열성 고객이 될 테니 말이다.


그런데 내가 갖고 있는 문제가 중심부 수요를 관통하는지, 확인하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전적으로 운에 맡기며 제품을 개발해나가는 건 너무 위험하다. 초기 기업의 capital은 한정적이고 대부분 지속 가능한 매출을 내기까지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 때문에, 생존을 위해서는 성장성을 어필하며 Equity Financing을 해야 하는데 정해진 자금으로 성장을 만들지 못하면 그다음 step은 없다. 중심부 수요를 꿰뚫는 가장 강력하고도 간단한 기능을 만들어서 시장성을 증명해 보여야 하는 게 관건이다.


만약 창업가가 짚은 문제가 ‘주변부 수요’에 해당하거나 심지어 그것에도 해당되지 않는 케이스라면? (이게 정말 어렵고 이 단계에서 많이들 무너지는 것 같다. 대부분이 두 번째 케이스이기 때문이다.)


Outlier Demand

두 번째 케이스가 그렇다. 그림으로는 저렇게 Outlier라고 그려놨지만, 실제 창업 현장에서는 내가 설정한 수요가 Outlier인지, Core인지 알 수 없다. 이게 Outlier에 있는 수요라서 시장 반응이 미미한 것인지, Core를 뚫는 수요인데 솔루션이 와닿지 않는 것인지, 어둠 속을 헤매다가 연료가 떨어져 추락한다. 그리고 사람들의 관성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가 만든 제품이 정말 획기적이더라도 그것을 획기적이라고 받아들이기까지의 시간과 저항이 분명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Case 1처럼 하면 어떻게 될까. 창업가 본인의 사례와 솔루션을 best practice로 여기며 제품을 개발해나간다면? 필연적으로 망한다. 정말 뛰어난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일지라도 그러할 것이다. 제품의 미려한 인터페이스와 UX, 얼마나 좋은 코드로 구성되어 있는지는 본질이 아니기 때문이다.



“Be a Machinegun, not a Sniper.”


이것이 창업가가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들면 안 된다는 이유이다. Case 1일 것이라는 보장이 없지 않은가? Top-down research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도 창업가가 직접 겪으며 관심 갖고 있는 문제, 열정과 집념이 가득한 문제를 설정하는 편이 낫다고 생각한다. 시장성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평소 관심도 없던 새로운 산업에 뛰어든다면 그 문제해결 과정에서 창업가가 200% 몰입할 수 있을까? 정말로?


둘 다 잘하라는 당연한 결론에 이르는 것보다, ‘상상랜드’만으로 제품을 개발하는 것의 위험성을 좀 더 논리적으로 부각하고 싶었다. 내 위치를 빠르게 알아내야 한다. 가짜 랜딩페이지를 만들어서 사용자 정보를 수집하며 점수를 매기는 ‘Backdoor Pretotyping’ 같은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수요를 검증하며 스타트업의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까.


기본적으로 빠른 제품 개발 cycle 만들  있는 팀이 필요하다. (디지털 제품이라는 가정 하에) 어떠한 시제품이든 1 안에 만들어서 출시할  있을 정도의 역량과 열정이 세팅된 팀이어야 한다. 그리고 Desire 대한 명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시장에 출시된 많은 제품/비즈니스가 사람들의 어떠한 Desire에서 파생된 수요를 충족시키고 있는지를 사회·문화적 트렌드와 연결 지어 생각한다면 ‘빈틈' 하나쯤은 발견될 것이다.  빈틈을 기술을 활용해 잘 메우는 게 창업가의 역량이다. 그곳에서 출발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인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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