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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나순이 Oct 22. 2024

출산 36,37,38일차, 아기 따라서 울기

2024년 10월 19일 토요일, 출생 36일째

오전 10시 유축모유 120

낮 1시 분유 120

오후 4시 분유 120

오후 7시 분유 100

오후 10시 분유 120

새벽 1시 분유 120

새벽 4시 분유 100

* 수유량 합계 800

* 대변 1회, 낮 1시


2024 10월 20일 일요일, 출생 37일째

오전 8시 분유 120

오전 11시 분유 120

오후 2시 30분 분유 120

오후 5시 30분 유축모유 60, 분유 60, 120

오후 8시 30분 유축모유 60, 분유 60, 120

오후 11시 30분 분유 120

새벽 2시 분유 120

새벽 3시 분유 40

새벽 6시 30분 분유 120

* 수유량 합계 : 1000

* 대변 : 2회, 오후 5시, 시간 기록 X (오후 5시 이후 저녁)


2024년 10월 21일 월요일, 출생 38일째, 산후도우미 출근 4일차

오전 9시 30분 분유 120

낮 12시 30분 분유 120

오후 3시 35분 분유 120

오후 6시 20분 유축모유 70, 분유 40, 110

오후 10시 분유 120

새벽 1시 30분 유축모유 70, 분유 40, 110

새벽 4시 30분 분유 80

새벽 6시 30분 분유 80

* 수유량 합계 : 860

* 대변 : 하루종일 방귀만 엄청나게 뀌고 정작 대변은 안 눴다.


남편 왈 : 새벽에 거실이 시끄러워서 나가보니 와이프랑 아기랑 둘이서 같이 오열을 하고 있더라...

한 명이 울고 있으면 한 명은 달래고 있어야 하는데 둘이 같이 울고 있더라...


어제 새벽 (10월 21일 월요일) 에 아기가 단 한숨도 안 잤다. 정말 징그럽게도 잠을 안 잤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지. 남편이 말하기를, 아기가 밤에 당연히 잘 거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아기가 자겠거니 기대하고 있는데 아기가 잠을 안 자면 정말 괴롭다. 애초에 잠을 못 잔다고 생각하고, 밤샌다는 각오로 아기를 봐야 버틸 수 있다. 그래도 오늘은 다행히 잘 잔다. 새벽 1시 반에 수유하고 안고 있다가 내려놓았다. 몇 번 움찔거리더니 곤히 잔다. 아기가 잘 때 나도 같이 따라 자야 하는데, 컴퓨터 조금만 하고 싶어서 깨어있다. 곧 자야지.


요즘 스트레스를 너무 많이 받는다. 돈이랑 인간관계 때문에. 아 정말 아무 생각없이 대충 막 살고 싶다. 내가 이렇게 말하니까 남편이, 앞으로 최소 5년은 고생해야 한다고 했다. 5년 후에는 집을 사야 하기 때문에. 그 이후로는 원하는대로 살 수 있을거라나 뭐라나. 인생이 그렇게 계획대로 쉽게 흘러갈지 모르겠지만, 계획을 짜고 그 계획을 실행하고자 노력을 해도 원하는대로 될까 말까한게 인생인데, 계획도 실행도 없으면 진짜 끝이다. 인생은 어차피 운빨이니 어쩌니 해도, 운이 따를 수도 있고 안 따를 수도 있는 불확실한 상황 속에서 일단 최소한의 준비는 하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래서 내가 뭘 준비하고 있느냐면은, 글쎄다. 도대체 난 뭘하고 있을까. 책임져야할 것을 책임지는 것, 현생을 버티는 것.


3년 전에 국내주식에 잘못 발들여서 지금까지 영원한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도 망해가는 판국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 국내 기업이 있기는 하나, 머리로는 그렇게 생각하지만, 생각은 복잡, 마음은 불안, 그래도 행동은 홀딩...


* 10월 22일 화요일, 늦잠 자고 일어나서 점심 먹으면서 쓰는 일기

한 며칠 정신상태가 온전치 못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아무래도 수면 부족 때문인 것 같다. 잠이 부족하니까 몸이 아프다. 최근에 편두통을 앓았다. 일년에 한두번 있을까 말까 한 이 편두통은, 심할 때는 잠을 자고 일어나도 지속된다. 이틀 지속되다가 잘 챙겨먹고 운동하니까 사라졌다. 이명이 생겼다. 조용한 방에 있으면 느껴진다. 예전부터 있던 증상인데 오래 가지는 않고 잠깐 이러다가 만다. 손가락 한포진이 또 도졌다. 몇년전부터 생긴 피부병인데 피곤하면 재발하고, 이게 진짜 사람을 미치게 한다. 가렵다고 계속 긁다보면 피부가 두꺼워진다. 집에 리도멕스 연고가 있어서 그걸 발라서 간신히 가려움을 이겨내고 있는데, 처음에는 잘 듣는 것 같다가 몇변 바르고나니까 별 효과가 없는 것 같다. 결막염인지 뭔지 아무튼 눈 상태가 좋지 않다. 하루종일 눈꼽이 생긴다. 닦아도 생기고 닦아도 또 생긴다. 인공눈물을 넣고 눈 주변을 자주 닦아주고 뭐 이것저것 하다보니 조금 나아졌다. 사실 이 모든 신체의 불편함들은 사실 잘 먹고 잘 자면 다 괜찮아지는 것들이라, 특별한 치료가 필요없다. 기분이 매우 좋지 않다. 일단 기분이 나쁘다. 감정상태가 좋지 않다는 뜻이다. 이 나쁜 감정이 나쁜 생각을 불러들인다. 나쁜 생각에 시달리니까 감정이 계속 나빠진다. 한 이틀정도, 밤마다 울었다. 오늘은 좀 괜찮으리라 기대해본다.


* 새벽에 일부로 많이 안 먹였다. 먹다가 자면 깨워서 더 안 먹이고 그대로 뒀다. 타기는 120을 탔는데, 먹다가 잠들면 더 안 먹이고 남은걸 그냥 버렸다. 먹다가 자버리니까 트림을 안 한다. 나도 자야하고 피곤해서 미칠 것 같으니까 시도하다가 안 되면 더 기다려주지 않고 그냥 눕혔다. 혹시나 자다가 역류할까봐 역류방지쿠션에 올려놨다. 새벽 6시 30분, 마지막 새벽 수유를 끝으로 아기가 잠들었다. 산후보호사님이 오시고 9시 넘으니까 엑엑 소리를 내면서 슬슬 일어날 시동을 걸었다. 사실 안 건드렸으면 안 깼을 것 같은데, 이제 깨도 되니까 깨우려고 내가 건드렸다. 이제 밥 먹을 때도 됐고 아기 봐줄 사람도 있으니까, 역류방지쿠션에 눕혀놨던걸 바닥으로 옮겼다. 푹신한 역방쿠에서 딱딱한 바닥으로 옮기니까 역시나 금방 깨버린다. 도우미에게 아기를 맡기고 방으로 들어가서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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