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올해 가까운 사람의 탄생이나 죽음을 경험했나요?

코치의 일주일

by Dawn

코액티브 멘토코칭을 시작하며


네팔에 있을 때 반가운 연락을 받았다. 2019년에 코액티브 코칭에 함께 입문한 코치님께서 코액티브 자격과정(CPCC)을 시작하신다는 소식이었다. 그러면서 코치님은 자격과정에서 필수로 해야 하는 멘토코칭을 나에게 부탁하고 싶다고 하셨다. 코치님의 CPCC 시작 소식도 반가운데 멘토코칭에서 나를 떠올리셨다니 얼마나 감사하던지. 그래서 한국에 돌아오면 코칭 시작 전에 코치님과 차 한잔을 하기로 했다.


몇 년 만에 얼굴을 뵌 코치님과 차 한잔을 두고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처음 코액티브 코칭에서 만난 이야기와 그 당시에 내가 무척이나 조용하고 수줍음이 많았는데 지금 여러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서 많이 놀랐다는 이야기도 나눠주셨다. 코치님의 말씀처럼 코칭을 배운 이후, 스스로를 깨고 나오는 과정을 계속 거치고 있는 중인 것 같다. 그리고 그런 모습이 누군가에게 영감이 된다는 것이 신기하기도, 감사하기도 하다.



스웨덴에 다녀와서 만들고 싶은 것


스웨덴에 함께 다녀온 은하 코치님을 만나 후속 작업에 대한 이야기도 나눴다. 작년에 스웨덴에서 참여했던 IDG(Inner Development Goals) Summit이 개인의 좋은 경험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경험을 씨앗 삼아 올해에는 IDG와 관련된 코칭 프로그램을 만들어보려고 한다. 아이디어를 나누고 돌아오는 길은 설렘으로 가득하다. 재미있는 무언가를 만들어볼 생각에 기대가 된다. 그렇게 1월과 2월에는 연구하고 만들어가는 시간이 될 것 같다.



리더의 돕는법


사은코치님과 함께 최인아책방에서 있던 북토크에도 다녀왔다. <리더의 돕는법>이라는 책도 끌렸고, 연사로 김호 코치님이 나오신다고 하셔서 관심이 더해졌다. 나와 사은코치님은 코칭을 하기 전 '국제개발' 분야에서 일을 해왔는데 이 분야에서 '도움'이라는 키워드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코칭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어떻게 하면 잘 도울 수 있는지는 정말 많은 고민이 필요한 부분이다. 그래서 우리에게 이번 강연은 매우 흥미로웠다. 북토크가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사은코치님과 도움을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 사이의 힘의 역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각자의 경험이 더해져 생각을 나누다 보니 시간이 부족할 정도라 다음을 기약했다.



삶과 죽음


12월 마지막 날, 친구와 둘이 한 해를 회고하는 질문에 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중 한 질문이 '올해 가까운 사람의 탄생이나 죽음을 경험했나요?'였고, 우리는 둘 다 '없다'는 대답을 했다. 하지만 친구도 나도 새해가 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슬픈 소식을 듣게 되었다.


사촌오빠의 아내인 새언니의 부고를 전해 들은 것이다. 추석 즈음부터 편찮으시다는 소식을 들었는데 따로 병문안을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보니 나아지기만을 바라고 있었다. 일을 하고 있던 어느 늦은 오후, 위독하다는 소식도 아닌 이미 세상을 떠나셨다는 전화 한 통에 모든 것이 멈춰졌다. 4일장을 치르다 보니 밤에 집에 와서 자는 것 말고는 장례식장에서 지내며 조금이나마 일을 도왔다. 손님들 음식을 챙겨드리거나, 지친 가족들을 위해 음료를 사 오거나, 아이들의 간식을 챙기는 것 같은 일이었다. 아직 천진한 아이 같은 중고등학생인 조카들을 볼 때마다 마음이 아팠다.


지난 몇 년간 몇 번의 장례를 치렀지만 누군가의 떠남을 지키는 일은 매번 쉽지 않음을 경험한다. 나는 위로가 되는 언어를 아직 찾지 못했다. 그래서 그저 그 자리를 지킬 뿐이다.


너무 빨리 세상을 떠난 언니의 영혼이 평안하기를, 그곳에서는 더 이상 아프지 않기를.. 바라고 또 바란다.



eliezer-muller-ewdVtdC4LP0-unsplash.jpg 사진: Unsplash의Eliezer Muller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올 한 해 당신은 인생에서 무엇을 배웠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