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일주일
'코치의 일주일'을 책으로 만들기
브런치 매거진에 글을 쓴 지도 9개월 정도가 되었다. 작년 4월부터 쓰기 시작해 매주를 회고하는 '코치의 일주일'을 발행했으니 30개가 넘는 글이 모였다. 딱히 출간을 목적으로 쓴 것은 아니고, 개인적인 기록을 위해 시작한 일이다. 그런데 어느 날, 글이 30개가 넘었고, POD 출판을 지원해 주는 브런치의 기능이 있다는 알림이 왔다. 바로 마음이 움직였던 것은 아니다. '일기와 같은 글을 물성이 담긴 형태로 출간하는 것이 의미가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알림을 넘겼다.
1월 초에야 12월 마지막 주를 회고하는 글을 마쳤다. 글의 제목은 '두려움 없는 움직임'이다. 책방을 빌려 사진 전시 워크숍을 기획해서 진행한 내용을 담았다. 12장의 사진으로 한 해를 돌아보는 워크숍은 나와 참가자들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사진 한 장 한 장에 각자의 기쁨과 슬픔, 그 너머의 고뇌와 고민들이 담겨 있었다. 그러다 문득 한 주 한 주를 기록해 놓은 글을 보며, 이 글도 하나의 책으로 묶어 놓는다면 또 하나의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지 않을까 싶은 생각에 다다른 것이다.
글을 잘 쓰지 못해서, 유명한 작가가 아니라서, 아무도 이런 이야기에 관심이 없을 것 같아서 등등 출간을 하지 못할 이유는 너무도 많지만 '출판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브런치 출판 과정을 알아보고, 결국 원고를 다운로드하고 수정을 시작했다. 사진 전시 워크숍을 하면서 2024년 한 해에 '두려움 없는 움직임'이라는 제목을 붙였는데, 글을 읽으면서는 움직임 하나하나에 두려움과 주저함, 머뭇거림이 가득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두려움이 있지만 움직였던 지난 한 해를 기록하는 글을 책으로 만날 생각에 설렌다.
고객과 만나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
새로운 일대일 코칭 고객과 만나기 전 준비시간을 가졌다. 올해 계약서 양식을 새로 다듬고, 장기 코칭 고객과의 발견 세션을 위한 사전 질문지도 새로 디자인해서 보내드렸다. 일대일 코칭도, 그룹 코칭도, 워크숍도 고객과 마주하는 그 시간 외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준비하는 데 할애하고 있다. 어쩌면 캘린더 일정에는 보이지 않는 시간이지만 더 귀하고 중요한 시간이 아닐지 생각해 본다.
이그나이트 이니셔티브의 마무리
ICF(국제코칭연맹, International Coaching Federation) 재단의 프로그램인 '이그나이트 이니셔티브'의 하반기 여정도 마무리를 했다. 한국 챕터에서 함께 해주신 코치님들 덕에 작년 한 해 소셜 임팩트를 만드는 두 개의 기관의 리더와 활동가들을 대상으로 코칭을 한 것이다. 대부분 코칭을 받으시는 분들은 이전에 코칭을 받은 경험이 없으셨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많은 변화를 얻었다며 감사 인사를 전하셨다. 내 안에 있는 정답을 찾는 법을 배웠다고,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길렀다고, 내면의 힘을 끌어올릴 수 있었다고 남겨주신 후기에 뭉클해졌다. 이렇게 2024년 한 해 이그나이트 이니셔티브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역할은 마무리하게 되었다. 올해는 또 멋진 두 분의 코치님께서 운영해 주실 거라 더 기대가 된다.
IDG 코치들의 네트워크
작년에 시작한 IDG 코치들의 네트워크 모임의 올해 첫 모임을 가졌다. 캐나다의 소피 코치님, 스페인의 아루 코치님과 나 이렇게 셋이 꾸려가는 모임이다.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불안정한 정치적, 사회적 상황에 대한 이야기, 그 안에서 코치들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 어떤 공간을 만들고 자리를 지켜야 하는지 이야기를 나눴다. 아쉽게 많은 분들이 일정이 맞지 않아 참석하지 못하셨는데 또 소그룹이 주는 장점이 있어 밀도 있는 이야기들이 오갔다. 각자의 경험과 아이디어, 현재의 상황을 나누며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수 있어 좋았다.
내면과 깊게 마주하는 방법, 음악
작년부터 시간을 내서 만나고 싶었는데 자꾸 미뤄졌던 지은님의 음악치료실에 방문을 했다. 위퍼즈의 운영진으로 함께하며 인연을 맺은 지은님은 기존에 하고 계시던 음악치료에 명상 안내자로서의 역할이 더해져 더 깊어지고 계셨다. 지은님이 주신 라벤더차로 차담을 나누고, 핸드팬 연주를 들으며 고요하고 평화로운 시간을 가졌다. 지은님은 음악이 내면과 더 깊이 마주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하셨는데 나도 어떤 끌림에서인지 다시 핸드팬을 연주하러 지은님의 치료실에 들릴 예정이다.
(지은님의 연주 영상: https://www.instagram.com/reel/DE7pAjwTFHQ/?igsh=dXUwcTR5YW44dmFl)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다른 목소리를 듣기
다양한 네트워크에 참여하고 있다 보니 한 회의에 참여할 기회가 있었다. 어떤 일을 해나갈 때는 그 일에 대한 비판과 비난의 목소리도 한쪽에 존재한다. 그 안에서 어떤 포지션을 취하고, 어떻게 나아갈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이 들었다. 지금 내가 떠올린 생각은 '하나의 목소리, 그러나 다른 목소리를 포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어떤 하나의 개념에 대해 저마다 다른 이해를 하고 있다면 이것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것을 받아들이는 데 다른 생각, 관념, 사고방식, 그로 인한 행동의 차이가 발생한다면 그 다양한 목소리도 들어야 한다. 나는 이 과정을 함께 할 수 있어 기쁘다.
그리고 한 주의 움직임
은하코치님과 IDG 프로그램 기획 회의를 하고, 한 모임에 가서 '아고라'라는 영화를 보고 토론을 하고, 십 년 만에 직장 발령이 나서 한국에 다시 오게 된 친구를 만났고, 이직을 하는 동료의 송별회에도 참석했다. 이직을 하게 되어 새로운 나라로 이주하게 되었다는 친구의 연락도 받았다. 모두 어디론가 움직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한 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