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치의 일주일
마음행성 워크숍을 시작하다
지은님의 음악치료실을 방문한 후, 지은님의 핸드팬 연주 동영상을 올렸더니 함께 배우러 가고 싶다는 댓글이 달렸다. 문득 '이걸 프로그램으로 만들어보면 어떨까?' 싶은 생각으로 이어졌다. 올해 나는 공간(space)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참이다. 꼭 물리적 공간만이 아니라,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과 마주할 수 있도록 안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생각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다 보니 '월간 마음행성 워크숍'이 탄생했다. '마음행성'은 사업자명인 '이너플래닛(Inner Planet)'을 한글로 옮겨보며 나왔다. 내면을 탐험하고 발견해 나가는 여정을 올해 계속해나가고 싶은 마음에서, 2월에는 '내면과 마주하는 핸드팬'이라는 제목으로 지은님이 가이드하는 핸드팬과 만나는 시간이다. 올 한 해 꾸준히 해나간다면 어떤 연결이 일어날지 기대가 된다. (월간 마음행성 워크숍: https://blog.naver.com/coachdaeun/223736994528 )
ICF 한국 챕터 2024년 우수위원에 선정되다!
ICF 한국 챕터의 신년회에 다녀왔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공익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년에는 처음으로 한국 챕터에서 '이그나이트 이니셔티브' 코칭 프로젝트를 런칭해서 두 개 기관의 리더와 활동가들을 코칭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 덕에 우수위원 상을 받게 된 것이다. 하지만 혼자 한 일이 아니다. 개인적으로 작년에 해외 일정이 많아 혼자 할 수 없는 순간이 많았는데, 그때마다 운영을 함께 맡아주신 공익위원회 위원님들이 있었기에 무리 없이 운영할 수 있었다. 또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코치님들은 얼마나 열과 성을 다해 코칭을 해주셨는지. 코칭 참여자들의 피드백을 통해 그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졌다.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생하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그리고 우수위원에 선정되어 기쁘고 감사하다.
ICF 재단의 앰버서더 오리엔테이션
위에 언급한 '이그나이트 이니셔티브'는 ICF(국제코치연맹) 재단에서 운영하는 프로젝트이다. 이 운영을 담당하며 활동하다 보니 올해는 ICF 재단의 앰버서더로 활동하게 되었다. 앰버서더는 코칭을 더 알리고, 코칭으로 인한 소셜 임팩트를 더 확산시켜 나가는 활동을 하게 된다. 그동안의 커리어 경험과 지금의 관심사와도 연결되는 활동이라 무척 기대가 된다. 오리엔테이션을 통해 프로그램 운영을 하며 수없이 이메일을 주고받던 익숙한 얼굴들, 또 나처럼 새롭게 앰버서더가 된 새로운 얼굴들을 만나게 되었다. 오리엔테이션 중에 들은 이야기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이그나이트 이니셔티브'를 통해 코칭을 알지 못했던 한 사람이 코칭을 받고, 그로 인해 변화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얼마나 큰 의미인가 하는 것이다. 내가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정말 코칭이 필요했던 분들에게 얼마나 좋은 기회가 되었는지를 목격했기에 더 와닿았던 것 같다.
“NO”라고 말하기
워크숍 문의가 왔다. 일정도 맞고, 하고 싶었다. 담당자분은 현재 세 시간으로 되어 있는 프로그램을 두 시간에 맞춰 변경해서 계획안을 보내달라고 하셨다. 그런데 사실 지금 올라가 있는 프로그램은 두 시간에 맞춰 디자인된 것이다. 그 부분을 언급드렸더니 내부 논의를 해보고 연락을 준다고 한다. 다시 온 연락에서는 다른 곳에서 썼던 강의안을 요청하며 공개할 수 있는 선까지 보내달라고 한다. 내 강의안을 보고, 내부에서 더 논의를 해보겠다는 것이다. 이미 기본 프로그램 개요가 모두 제공되어 있는 상황에서 조금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난 강의안을 열고, 몇 가지를 수정하다 잠시 멈췄다. 의뢰가 온 곳에 맞춰 세부 프로그램을 디자인하고, 공들여 만든 피피티였다. ‘이걸 공유해도 될까?’라는 물음이 안에서 올라온다. 상대방의 요청에 조급한 마음으로 수정해서 강의안을 보내도 추가 자료를 또 요청할 수도, 결국은 선택을 안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결국 연락을 했다. 강의안 공유는 어렵겠다고. 그리고 아무 답변도 받지 못했다. (이 글은 그분을 비난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그분도 나름의 사정이 있었으리라.)
선택의 순간, 나를 위해 “NO”라고 말했다는 것을 기억하고 싶다. 일을 거절하기 쉽지 않은 프리랜서의 상황이지만 그래도 최소한 나의 바운더리를 세운다.
IDG 아시아 네트워크 & 한국 허브 모임
이번 주에는 두 번이나 IDG 관련 모임이 있었다. 두 번 다 운영을 하는 역할이다. 하지만 준비 과정도 부담이라기보다는 기대에 가깝고, 끝나고 나면 깊은 연결로 인한 기쁨이 올라온다. 아시아 모임에서는 거의 처음으로 주제 하나로 시작해 프리스타일로 진행을 했다. 연사를 초대해 듣고 질문하는 방식이 아니라, 우리 모두가 말하고 듣는 대화의 장인 것이다. 주제는 '명절'이었는데 각자의 명절을 이야기하다가 이야기는 무척이나 깊어져 양자역학에 대한 대화로까지 이어졌다. 모두 호기심과 열정이 가득한 대화의 장을 즐기는 것이 느껴져 관찰자로 보는 재미가 있었다.
한국 허브 모임은 연휴가 바로 시작되는 전날 저녁이라 소규모로 진행하게 되었다. 빌린 공간도 무척이나 편안했고, 오랜만에 하는 오프모임이라 만남 자체가 무척 반가웠다. 지난해와 올해에 대해 돌아보고 계획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는데 각자의 근황을 듣는 것도 너무 재밌었고, 서로에 대해 더 연결감을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다. IDG 허브 모임에 대한 서로의 생각도 공유했는데 대화는 끝없이 이어졌다. 결국 공간 마감 시간이 다가와서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다. (이날 간식으로 포켓몬빵을 샀는데 승희님이 띠부실을 무려 피카츄를 뽑고 엄청 기뻐하셨다!)
기후프레스크 워크숍
어느 날 저녁에는 제로웨이스트샵인 노노샵에서 진행하는 기후프레스크 워크숍에 다녀왔다. 기후 프레스크는 프랑스에서 생긴 NGO로, 기후변화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해를 돕기 위해 교육 도구를 개발해서 워크숍을 진행하고 있다. 비정상회담에서 본 방송인 줄리안님은 환경운동가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이날의 메인 퍼실리테이터로 프로그램을 진행해 주셨다. 기후변화에 관심 있고, 행동하는 분들과 함께 대화하고, 새로운 지식을 얻고, 재미있는 활동을 통해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낼 수 있어 뜻깊었다.
나를 돌보기 - 천천히 의식적으로, 무용한 것을 하기
개인적으로 한 주의 의미 있는 지점은 운동을 새로 등록했다는 것이다. 네팔에 있을 때 한 달 헬스장을 등록해 다니다가, 한국에 돌아와서는 한 달을 아무 운동을 하지 않고 쉬었다. 그러고 나서 새롭게 등록을 하게 된 것이다. 그동안 여러 번 고민을 하다가 드디어 실행으로 옮겼다. 첫날 했던 인바디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몸을 더 돌봐야 한다는 사인인 것으로.. )
혼자 일할 때는 점심시간도 잘 못 지키고 일을 계속하는 경우가 많은데 요즘에는 중간에 일을 멈추고 밥을 잘 챙겨 먹으려고 노력한다. 헬스장에 다니고 나서 샤워도, 머리를 말리는 것도 의식적으로 시간을 들여 천천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주말에는 스웨덴에서 인연이 된 요나스가 연락이 와서 대화를 하다 요즘 나의 창조성(Creativity)은 어떠냐고 물었다. 내가 먼저 요나스에게 한 질문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그 질문에 문득 그림이 그리고 싶어 져서 오일파스텔을 꺼냈다. 첫 번째 그림은 캘리그래피 용지에 그리다 보니 오일파스텔이 전혀 번지지 않았다. A4 용지에 다시 그렸다. (이것도 오일파스텔에 적합한 종이는 아니었다.) 그래서 결국은 색연필로 마무리를 했다. 이렇게 박스홀름(스웨덴에서 방문했던 섬) 그림 두 장이 탄생했다.
그리고 요나스에게 사진을 찍어 보냈는데, 요나스는 직접 그리지는 않았지만 좋은 그림을 봤다며 사진 한 장을 보내왔다. 그런데 그 그림은 무려, 내가 현대미술관에 갔을 때 그림 사진을 딱 한 장 찍었는데 바로 그 그림이었다. (이런 우연이!)
무척이나 많은 일이 있어 바빴던 한 주 같아 보이지만 사실 마음은 꽤나 즐겁고 여유로웠던 것 같다. 한 주의 마무리로 평소 가보고 싶었던 카페에서 혼자 한 시간 정도 시간을 보냈다. 좋은 향이 나던 핸드드립 커피와 바스크치즈케익을 앞에 두고, 핸드폰을 잠시 내려두고 책을 읽었다. 풍요로운 한 주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