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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 잘 지내나요?

코치의 일주일

by Dawn

2월의 첫 주. 움직였지만 여유 있었고, 함께했지만 고요한 순간들이었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 Atomic Habits


코칭영어클럽 2월 모임을 시작했다. 11월부터 이어오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원서 읽기는 1월 중순에 마무리하고 이 주간의 방학기간을 가진 후, 올해의 첫 책으로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원서인 <ATOMIC HABITS>으로 새롭게 시작한 것이다. 책은 코칭영어클럽의 오랜 멤버인 설유화님의 추천책 중 하나로 정했다. 그런데 책을 읽으며 영어공부 외에 새롭게 동기부여 되는 부분이 많아 즐겁게 읽고 있다.


책에서는 '아주 작은 습관'을 설정하라고 한다. '운동하기'가 아니라 '매일 요가 매트를 펼치기'처럼, 매우 구체적이고 작은 습관을 만들라는 것이다. 나는 멤버들에게 이달의 작은 습관 한 가지를 공유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우리는 '영어회화 유튜브에 검색하기, ' '영어기사 한 개 읽기, ' '하루에 영어 한 문장 내 것으로 만들기, ' '자정 전에 잠자리에 들기'와 같은 작은 습관을 정해 선언했다. 나는 '이틀에 한 번 헬스장에 가기, ' '매일 BBC 사이트 들어가기'를 이달의 작은 습관으로 정했고, 지금까지 잘 지켜내고 있는 중이다.


멤버들과 공유한 습관에 더해 자기 전 영어원서를 읽고, 감사일기를 쓰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습관을 만들고 있다. 많은 계획을 세우고 결심하며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하나를 하다 보니 또 하나가 따라오는 선순환의 경험을 하고 있다.



ICF 재단 앰버서더


ICF 재단의 앰버서더 활동도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이번 주에는 나와 함께 아시아태평양 지역을 담당하는 필리핀의 비나 코치님과 첫 번째 회의를 했다. 우리가 담당하는 챕터는 20개가 넘어서 각자 담당할 챕터를 나누고, 각자 역할과 데드라인을 정했다. 비나 코치님은 필리핀 여성 특유의 프렌들리 함과 무척 빠르게 일하는 스타일이 더해진 분이어서 배울 점이 많았다. 인도 푸네 챕터의 회장님은 바로 궁금한 점이 있다고 줌미팅을 요청하셔서 예상보다 일찍 회의를 잡고 내가 알고 있는 정보를 전하고, 경험을 나눠드렸다. 카자흐스탄부터 챕터가 여러 개인 호주와 인도까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다양한 분들과 교류하고 함께 일할 수 있다는 것이 너무 즐겁다.



마음행성 워크숍 - 내면을 마주하는 핸드팬


월간 마음행성 워크숍의 첫 시간으로 이번 주에는 핸드팬과 마주하는 시간을 가졌다. 시작은 지은님이 가이드해 주시는 명상으로 지금, 여기에 머물렀다. 그리고 내가 준비한 포인트오브유 세션으로 지금의 나를 알아차림 했다. 신기하게도 우리는 저마다 지금 이 순간의 나를 반영하는 사진과 단어, 질문을 뽑았다. 서로의 답은 서로에게 울림을 주었다. 나는 나비 사진과 'Beginning' 단어, '무엇이 나를 두렵게 하나요?'라는 질문 카드를 뽑았는데 새로운 시작 앞에 서있는 내 모습과 꼭 닮아있어 신기했다. 이어진 핸드팬 수업에서는 음량과 속도, 간격을 알아차리며 낙서하듯 핸드팬을 연주했다. 아직 연주라기보다는 소리 내기에 가까웠지만 그 시간이 꽤나 즐거웠다. 나에게는 잘하지 않아도 괜찮은, 드로잉 모임인 '삶은 그림'에서의 시간이 떠오르는 몰입의 순간이었다.



친구들, 잘 지내나요?


오랜만에 미국에 사는 안젤라님과 줌미팅을 했다. 마지막으로 줌미팅을 했던 것은 꽤 오래되었지만 인스타에 공유한 서로의 일상을 보기도 하고, 안젤라님이 선물로 보내주신 가방의 사진을 종종 찍어 태그 해 올리기도 해서 늘 연결되어 있는 느낌이다. 각자 새롭게 도전했던 작년의 경험을 나누고, 앞으로의 계획도 공유했다. 우리는 언젠가 안젤라님이 선물로 주신 뉴욕에 있는 서점인 스트랜드북스가 새겨진 빨간 가방을 메고 (안젤라님도 같은 가방을 가지고 계신다.) 만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를 응원했다.


일본에 있는 T와도 이번 주에 꽤 오랜만에 얼굴을 보고 마주했다. 작년 하반기에는 내가 해외 일정이 많았던 탓에 차분히 얼굴 보고 이야기 나눌 시간을 만들지 못한 탓이다. 우리는 그간의 근황을 공유했다. 마침 함께 아는 필리핀 친구가 일본을 여행 중이라 주말에 만날 계획이라는 소식을 듣고 무척 부럽기도 했다. 친구를 직접 만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올해는 친구를 만나러 도쿄행 비행기를 탈 수 있었으면 좋겠다.


퍼실리테이터 모임에서 인연이 된 Y 선생님과도 계획 없는 통화가 이어졌다. 문득 떠올라 안부 메세지를 보냈던 내게 요즘과 같은 목적 지향적인 시대에 목적 없이 온 연락이 반가웠다고 전화를 주신 것이다. Y 선생님은 작년 첫 토요일에 내가 진행했던 포인트오브유 워크숍에서 뽑은 카드와 그때 정한 액션이 한 해를 살아가며 큰 의미가 되었다고 고마움을 전하셨다. 그때 선언하신 문장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데 얼마나 멋진 한 해를 보내셨을지 보지 않아도 전달이 되는 것 같다.


종종 온라인으로 피카타임을 갖는 J도, 꾸준히 서로의 성장과정을 공유하고 체크하는 A와도 지금 당장 스케줄을 잡을 수는 없지만 메시지로 안부를 전했다. 동시성이었을까. 얼마 전 인왕산에 다녀온 사진, 스웨덴에서 가져온 도토리와 밤 사진을 공유했는데 J도 비슷한 사진을 보내와서 놀랐다. 짧은 안부에도 연결감이 느껴지는 반가운 연락이었다.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이번 주에 읽었던 책인 박상영 작가의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에는 이런 문장이 있다.


“이런 내가 여행을 통해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을 즐기기 힘든 건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일지도 모르겠다. 그래서 나는 마음먹었다. 완벽을, 완벽히 폐기하리라고. 지금이 아닌 언젠가, 이곳이 아닌 어딘가를 꿈꾸는 게 아니라, 그저 작은 빈틈을 찾아보리라고. 단 1퍼센트의 공백이 주어지더라도 기꺼이 그것을 그러안고 즐길 수 있는 그런 사람이 되어보리라고. 휴식이라는 행위에 어떤 완벽을 기한다는 것 자체가 애초에 '휴식'과는 거리가 먼 개념일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p. 15-16)

- 순도 100퍼센트의 휴식, 박상영


일상의 작은 빈틈, 1퍼센트의 공백을 만드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 빈틈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늘은 햇살이 들어오는 창가 앞에 노트북을 두고 글을 쓰며, 커피 한 잔을 하는 것으로 빈틈을 채운다.



돌아보니 일상에 좀 더 집중하는 한 주였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는 사고로 재활을 하고 다시 운동선수로 돌아갔을 때, 당장 큰 결과가 아니라 일상의 아주 작은 습관에 집중한다. 이를 테면 이 문장처럼 “In the messy world of a college dorm, I made a point to keep my room neat and tidy.” 지저분한 기숙사 방을 깨끗하게 치우는 것부터 시작한 것이다. 지금의 나도 일상을 좀 더 단단하게 만드는 것에 집중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은 한 주. 일상의 무탈함에 감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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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첫 주를 회고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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