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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담 Nov 16. 2023

청소 이모님과 고시원 원장의 관계

이모님과의 첫 만남은 우리가 고시원 매물을 알아보러 다니던 겨울날이었다. 현재 우리가 운영하고 있는 고시원을 인수하기 전 임장을 갔었는데 이모님은 그곳에서 청소일을 하고 계셨다. 임장을 가서 체크해야 할 여러 가지 사항들이 있지만, 그곳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것은 바로 위생상태, 즉 청결이다. 고시원이 얼마나 깨끗하게 관리되고 있는가 여부는 여기서 판가름 난다고 할 수 있다.


업장에서 청결이 중요한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겠지만, 사실 수십 명이 살고 있는 다중시설인 고시원을 깨끗하게 관리하는 것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요즘 대부분의 고시원 원장은, 매일같이 출근하거나 상주하면서 고시원을 직접 관리하지 않기 때문에 매번 깨끗하게 유지하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한 이유로 원장이 직접 애정을 가지고 매일같이 나와 청소를 하는 업장은 확실히 입실자들의 만족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아주 조금은 집다운 느낌이 든다고나 할까? 임장 중 들렸던 한 고시원은 60대 여성 원장님 두 분이서 동업을 하고 계셨는데, 매일 아침 두 분이 번갈아가며 직접 청소기를 돌리고 물걸레질을 하며 꼼꼼하게 관리하고 계셨다. 3개월 동안 임장하면서 보았던 수십 개의 후보지를 통 틀어서 유독 그 고시원만 세월의 흔적이 비켜간듯 복도 전체가 반짝거렸던 기억이 난다.


그에 반해 내가 인수한 고시원은 젊은 남자 원장이 한 달에 한번 출근하며 반오토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우리가 방문한 날에도 원래 출근을 하지 않는 날이었지만, 근 한 달 만에 나온 것이라고 하더라. 그런 까닭에 고시원의 청결 상태는 당연히 A+급 아니었다. 그렇다고 해서 눈에 띄게 지저분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적당히 깨끗하고 적당히 더러운 상태였다. 딱 필요한만큼의

최소한의 청소와 관리만 되었다는 인상을 받았다.


그런데 마침 그날, 우리가 오전 일찍 방문한 탓에 고시원 청소를 담당하시는 이모님을 뵐 수 있었다. 우리는 한 발짝 멀찌감치 떨어져서 전 원장과 이모님의 대화에 귀를 쫑긋 세웠다. 어쩌면 우리가 이 고시원을 인수하게 된다면 앞으로 함께 일할 파트너가 될지도 모를 일이었다.(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되었다.)


"아~ 이모님 안녕하세요, 오래만이에요. 별 문제없으시죠?" 전 원장이 살갑게 웃으며 인사했다.

"그렇죠 뭐. 원장님 진짜 오랜만이네? 자주 좀 나오세요.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혼자 하려면 시간도 오래 걸리고 힘들다니까요. 에휴~."

"하하하~ 요즘 다른 일이 좀 바빠서... 제가 분리수거하고 갈게요."

전 원장은 멋쩍은 듯 웃으며 선심 쓰듯 분리수거장으로 향했다.


50대 후반에서 60대 초반의 노년에 가까운, 그것도 꽤 가냘프여 보이는 여자 혼자의 몸으로 두 개 층을 왔다 갔다 하며 쓸고 닦고 공실까지 청소하려면 두세 시간이긴 하지만 당연히 힘에 부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두 사람의 대화가 끝날 무렵, 이모님에 대한 연민이나 안쓰러운 마음 따위는 뒤로한 채 내 눈은 이미 업장 곳곳의 청소 상태를 빠르게 스캔하고 있었다.


청소를 하는 데는 얼마나 걸리는지, 얼마나 꼼꼼하게 청소가 이루어지는지, 혹시 원장이 자주 나오지 않는다고 설렁설렁하지는 않을는지, 피곤하게 구는 스타일은 아닐지 고용주의 입장에 순식간에 빙의해서는 하나하나 뜯어보고 있는 내 모습이 스스로도 피곤하게 느껴졌지만, 꼭 필요한 일이었다.


회사에서는 나름 활기차고, 친절하고, 배려도 할 줄 아는 사람으로 평가받는 편인데 어찌 된 일인지 고시원에만 오면 돈에 환장한 스크루지 사장처럼 돌변하게 되는 것일까.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었다. 남의 돈 벌 때는 더럽고 치사한 마음이 드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내 돈 들여서 사업을 하는 입장이 되니 반대로 옹졸해지고 치졸해지는 기분이 들 때가 있다.


혼자 하시는 것 치고는 깨끗하게 청소가 되는 편인 것 같은데? 인상도 그렇게 나빠보지는 않는데? 월급은 얼마를 받고 계시려나? 하는 생각들을 하며 밖으로 빠져나오는 출구에서 마침 이모님과 딱 마주쳤다. 나는 순간 화들짝 놀라고야 말았다. 행여나 그녀를 평가하고자 했던 나의 거만한 속마음을 들킬라, 황급히 환한 미소를 지으며 몇 가지 대화를 시도했다. 잠재적 고용주와 피고용인으로써의 첫 단추를 꿰는 순간이었다.


"아, 여기 일하시는 이모님이신가 봐요, 안녕하세요~ 날도 추운데 고생 많으시네요."

"네, 뭘요. 날이 좀 춥네요."

"여기서 일하신 지는 좀 되셨나 봐요. 힘들진 않으세요?"

"힘들어도 그냥 하는 거죠 뭐. 사는 게 다 그렇죠."

"네... 맞아요 그렇죠. 혹시 여기 다른 고시원에 비해서 공실 청소가 많은 편인가요?"

"적당히요. 그래도 하루에 한두 개는 청소하죠. 다른데도 비슷해요."

"네. 그렇군요. 정말 고생 많으시네요... 그럼 조심히 들어가시고 담에 뵙게 된다면.. 또 인사드릴게요."

"그러죠. 들어가세요."


그녀는 이어서 다른 고시원 청소를 가야 한다며, 빠른 걸음으로 사라졌다. 말을 최대한 아끼며 발걸음을 옮긴 그녀 또한 어쩌면 새로운 고용주가 될지도 모를 나에 대한 경계심과 호기심이 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한 달 후, 고시원을 정식으로 인수함과 동시에 잠재적 관계였던 우리는 진짜 고용주와 피고용인의 사이가 되었다. 더 정확히는, 이모님은 위탁청소업체의 소속이었으므로 우리가 고용한 피고용인(위탁업체)을 고용주로 삼고 있는 또 다른 피고용인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 한 두 달 고시원을 운영해 보니, 이모님의 역할이 정말 어마어마했다. 고시원을 운영할 때 꼭 꾸려야 할 정예 멤버가 있는데 그중 제일 중요한 팀원은 단연 청소 이모님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청소 이모님의 역량에 따라 고시원의 컨디션도, 원장의 컨디션도 달라진다. 이것은 마치 워킹맘이 집안일과 아이들을 돌봐줄 이모님을 구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으로 역대급 중요한 일이었다.


두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으로서 출근하는 엄마를 대신해 아이를 케어해 줄 이모님을 구하는 또래 엄마들을 주변에서 많이 보곤 한다. 그런데 좋은 이모님을 구하는 일이 하늘의 별따기 수준인지라 이모님을 구하는 과정, 서로 맞춰가며 적응하는 과정, 서로 불편한 상황이 생겼을 때 해결하는 과정 등등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수고가 필요하다.


그래서 엄마들 사이에서는 우스갯소리로 여자가 태어나서 3복을 가지고 태어난다는 말을 할 정도인데 시엄마복, 남편복, 이모님 복이 바로 그것이다. 이와 마찬가지로 고시원 원장에게도 3복이 있다면 건물주복, 입실자복, 청소이모님 복이 아닐까 싶다. 그런 의미에서 적어도 우리는 최소한 한 가지 이상의 복은 가졌으니 행운이라고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생각해 보자. 아이를 돌봐주는 이모님이 없다면 워킹맘은 출근을 할 수가 없다. 이모님이 있긴 있는데 아이케어도 집안일도 서툴고 엉망이라면 출근은 하지만 일에 집중할 수가 없다. 그런데 이모님이 집안일은 물론 아이들까지 살뜰하게 잘 챙기는 특급 에이스라면? 더 이상 두 말할 필요도 없이 최고라고 말할 수 있다. 워킹맘은 아이에 대한 죄책감을 조금이나마 덜어내고 마음 편히 회사에 나가서 돈을 벌며 자신의 커리어를 유지할 수 있게 된다. 고시원 청소 이모님의 역할은 마치 이와 비슷하다.

 

이모님이 하루만 없어도 고시원은 그야말로 엉망진창이 된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이모님이 없는 날엔 원장이 반드시 출근해서 청소를 해야 하니, 이모님의 부재는 곧 원장의 수고로움과 노동으로 이어진다. 제 아무리 원장이라도 오랜 시간 갈고닦은 이모님의 청소 실력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다. 눈에 보이는 먼지나 간단한 분리수거는 얼마든지 할 수 있지만 몇 달 혹은 몇 년간 살다가, 짐을 비우고 나간 공실은 정말 청소하기가 어렵다. 언제부터 눌어붙어 있었는지 모를 끈적거리고 불쾌한 이물질들과 썩어빠진 곰팡이들은 말 그대로 초보 원장을 멘붕 상태로 만들기 일쑤다.


그러한 사실을 깨닫고 난 이후부터 우리는 이모님을 극진히 모시기로 했다. 사실 처음에는 이모님의 청소 실력이 100% 성에 차지는 않는지라 다른 분으로 바꿀까? 하는 생각도 잠시 해보았는데 정말 어리석은 생각이었다. 아무 생각 없이 고시원을 방치한 것처럼 보여도 꽤 똑똑한 사업가였던 전 원장은 이모님이 정말 좋으신 분이니 웬만하면 바꾸지 말고 그대로 유지하라는 조언을 했었는데 그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이모님의 청소실력이 가장 빛나는 곳은 다름 아닌 방 청소였다. 공용공간은 이상하게도 청소를 하고 또 해도 늘 티가 나지 않았지만 이모님이 한번 다녀간 공실은 언제 누가 살았냐는 듯이 번들번들 광이 났다. 특히 고시원 화장실 청소는 인생 최대의 난제인데 이모님은 그 어떤 불평불만도 없이 항상 청결한 상태로 만들어주셨다. 한 가지 단점이라 함은, 락스냄새가 정말 심해서 청소 직후 들어가면 눈이 아리고 코가 찡해지는 것 정도였다. 이모님을 생각하면 자연스레 락스냄새가 아른거릴 정도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모님이 조심스러운 표정으로 남편에게 말을 꺼냈다. 특별하게 할 말이 없으면, 멋쩍은 미소만 짓고 고개를 휙 돌리는 나와 달리 남편은 늘 '아이고 이모님, 힘드시죠?' 하면서 살갑게 구는 탓에 이모님은 남편을 이웃집 아들처럼 편하게 생각하시는 듯했다.


"저기요 원장님, 혹시 우리 계약 말이에요... 업체 끼지 말고 단독으로 계약하면 안 될까요?"

"네? 계약이요? 갑자기 왜..."

"아시다시피 내가 얼마 되지도 않는 월급 받아가면서, 업체에 수수료까지 줘야 하잖아요.."

"아.. 그렇죠. 업체에서 수수료 떼가는군요."

"우리 둘이 직접 계약서 쓰고 금액 조정해도 수수료 없이 가져가면 오히려 나는 훨씬 나을 것 같아요."

"그렇긴 하죠. 일단 이미 계약된 게 있으니 제가 한번 알아보고 말씀드릴게요."

갑작스러운 이모님의 제안에 남편은 적잖이 당황한 것 같았다. 신중한 남편은 즉답을 일단 피하고 머릿속으로는 온갖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는 표정이었다.


부끄럽게도 지금껏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서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중간 업체가 이모님과 우리의 계약사이에 끼어있지만 어떤 문제나 책임 소재가 생긴다면 업체에서 해결해줄 터이니 고시원 원장에게는 그다지 나쁠 것도 불편할 것도 없었다. 그러다 문득 이모님의 입장에서 단 한 번도 이 부분을 생각해보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남편과 나는 며칠간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객관적으로는 전체적인 급여를 지금보다 살짝 낮추더라도 수수료 부분이 없어지면 우리도 이모님도 금전적으로는 손해 볼 것이 전혀 없다. 오히려 윈윈이었다. 그러나 한 가지 걱정되는 부분은 바로 '책임'의 영역이었다. 


만일 청소 업무를 하시다가 사고라도 당하신다면 산재처리와 관련된 보험료, 병원비 등등 이런 부분에 있어서 모든 책임을 고용주인 원장이 지어야 할 수도 있다는 사실이 부담으로 다가왔다. 인수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이런 경우 어떻게 하는 게 좋을지 전 원장에게 조언을 구해보았다. 전 원장은 '굳이....? 저라면 그냥 유지할 것 같아요. 귀찮아질 수 있으니까요.'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역시 그 다운 조언이었다.


과연 우리는 어떤 선택을 했을까?




잠깐 과거 이야기를 좀 해야겠다.


예전에 내가 일했던 부서에는 계약직 직원이 한 명 있었다. 그 당시 신입사원이었던 나는 그 직원을 '선배님'이라고 불렀다. 처음에 나는 그 선배님이 나와 같은 회사 소속이 아닌, 제3의 파견업체 소속이라는 사실을 전혀 몰랐었다. 그분은 내가 '선배님~' 하고 부르면 어쩐지 모르게 불편해했고, 그렇게 불려서는 안 되는 사람처럼 머쓱한 미소를 지어 보였다.


그 선배님과 내가 뭔가 다른 처지에 놓여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결정적 사건이 있었는데, 그건 다름 아닌 명절이었다.


명절이 되면 회사마다 각종 명절 선물을 돌리거나 보너스를 주기도 한다. 그런데 명절을 맞이하여 직원들에게 돌린 선물 꾸러미가 그 선배의 손에만 들려 있지 않은 것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그날 직원들이 받았던 선물 꾸러미가 뭐 대단한 것도 아니었다. 너무 오래되어 잘 기억은 나지 않지만, 스팸이었나 식용유였나. 하여튼 뭐 그런 소소한 종류의 선물이었다. 하지만 이것은 정말 표면적인 하나의 사건에 불과했으며, 그 이면에는 급여 차이, 복지 차이, 승진 이슈 등등 더 많은 떨떠름한 대우들이 있었을 것이다.


다들 한 손에는 쇼핑백을 들고, 명절 보너스에 대한 소감을 나누는 퇴근 풍경에 유독 이야기에 끼지 못하고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던 선배의 모습이 선연하다. 


20대 초반, 신입사원이며 부서의 막내였던 나는 그때 그 상황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했다. 같은 공간에서 비슷한 일을 하고 있지만 계약관계가 다르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이 차별적인 대우를 받는 모습이 다소 불편했지만, 그 선배의 상황에 깊은 공감은 하지 못했던 것 같다.


얼마 후 자연스럽게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선배라는 호칭을 어색해하던 그 '선배'는, 한동안 정신적으로 매우 힘들어하다가 결국 서울을 떠나 고향으로 내려갔다고 했다. 회사원이 아닌 강사(요가 혹은 필라테스 같은)로서 새로운 시작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고, 나는 내심 오히려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급여와 보너스의 차이, 명절 선물의 차이, 복지의 차이 등등 그녀가 받아야 했던 꽤 불편한 대우는 사실 상호 합의 간에 이루어진 계약에 따른 마땅한 처사였다. 그 누구를 탓할 일도 아니며, 어느 누구의 잘못도 아니라는 것도 잘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상황 속 그녀는 분명 초라해 보였고, 주눅 들어 보였고, 위축돼 보였다. 계약 관계와 소속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수가 아닌 소수의 입장에서 아무렇지 않은 척하며 직장 생활을 해야만 했던 그 선배의 마음은 어땠을까? 각자도생 하기 바쁜 그곳에, 파견직 여사원의 자존감을 대신 살피거나 책임져 줄 수 있는 사람은 그 어디에도 없었다.




그러한 의미에서 청소 이모님의 제안은 꽤 의미 있는 행동이었다고 생각한다. 그 선배처럼 다른 사람들과 비교당하며 불편한 상황을 겪어야 하는 입장은 아니었지만, 스스로 자존감을 세우고 급여를 인상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고용주에게 당당히 새로운 계약 관계를 제안하는 것은 생각보다 큰 결단력이 필요한 부분일 수 있다. 우리가 그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고 불쾌해 할 수도 있으니 말이다.


어쨌든 우리는 이모님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이기로 했고, 곧장 새로운 계약서를 작성했다.


명절 때나 여름휴가 기간에는 소소한 보너스와 선물도 챙겨드리고, 건강검진 때는 휴가도 넉넉히 드렸다. 그전엔 한 다리 건너 챙겨야 할 사람이었다면, 이제는 직접 하나하나 세심하게 챙기게 되었다.


최대한 적은 비용으로 사람을 쓰면서도, 최소한의 책임을 지고, 최대한의 효율을 내며 돈을 벌고 싶었던 고시원 원장. 이모님을 처음 만났을 때 우리는 분명 그런 모습이었다. 그 모습 또한 나쁘다고 할 순 없지만 조금 더 책임을 지고, 조금 더 살뜰히 챙기며, 상대방에게 마음을 쓰려 노력하는 지금의 모습이 조금 더 마음에 든다.


서로에게 어떤 필요 존재가 될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가능성만을 가진 잠재적인 관계에서, 지저분한 삼각관계를 거쳐, 드디어 온전한 상호 계약 관계가 된 깔끔한 이 상태가 나는 꽤 마음에 든다. 이모님도 물론 마음에 드시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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