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후기
강남좌파라는 책은 민주화 이후의 한국의 엘리트주의에 맞닿은 문제를 소개하며 현재 한국사회의 고민거리를 던져주는 책이었습니다. ‘강남좌파’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이 책의 저자는 ‘강남좌파’를 “생각은 좌파적이지만 생활수준은 강남 사람 못지않은 이들”이라고 정의합니다. ‘엘리트의 위선’에 초점을 두고 강남좌파를 ‘이념’이 아닌 ‘엘리트’에 관한 문제로 봐야 한다면서 그 근거로 ‘인물중심주의’를 제시합니다.
‘인물중심주의’가 문화로 정착된 한국사회에서는 사회의 주요 의제들, 예를 들면 빈곤층 복지 강화, 부유층 세율 인상, 부동산 투기 근절, 등에 관해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어도 특정 정치인을 어떻게 평가하느냐에 따라 서로 갈등을 빚으며 싸우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합니다. 다시 말해, 주요 의제에 대한 의견이 같더라도 이와는 별개로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면 합리적인 토론보다는 일단 대립하고 싸우게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에 인물중심주의 기반 사회에서는 이성적인 정치적 논의와 토론과 같은 소통이 매우 어렵게 됩니다. 주요 의제를 중점으로 토론하는 것이 아니라 매사를 자신이 지지하는 인물에 대한 유불리의 관점에서만 평가하고 자신의 의견을 주장하기 때문입니다. 이에 저자는 한국은 ‘정당 민주주의’가 아니라 ‘지도자 민주주의’라고 짚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이 책을 읽고 난 후 저는 제가 살아가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벌어졌고 또 진행되고 있는 일들을 다시금 돌아보게 되었고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게 되었습니다. 한국사회 정치인들 거의 대부분이 엘리트층이고, 이들이 입으로는 민생의 고통을 안다고 하지만 결국 자신이 가진 기득권을 지속적으로 누리고 유지하려는 상황에서는 계층 간의 갈등이 없을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제20대 한국의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데 한국사회 일반 국민들이 어떻게 해야 ‘정치의 이권화’, ‘엘리트의 지대 추구’, ‘승자 독식주의’를 없애고 올바른 정치적 리더를 세우며 정치에 참여할 수 있을까?
이와 더불어 효율적인 소통을 하기 위해,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정치 세력과 유권자들 사이에서 어떻게 타협과 화합을 이뤄낼 수 있을까?
또한,
내가 만약 엘리트층이라고 가정하면 ‘정치에서 아무런 사적인 이익을 취하지 않으면서 소통할 수 있을까?’
‘한국사회의 이익과 발전을 위해 또한 서민을 위한 정책을 펼칠 때 내가 가진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할 수 있을까?’
‘공정 영역에서만 약한 자를 위한다고 하지 않고 내 생활에서부터 강남이란 말로 대표되는 것들을 버릴 수 있는 용기가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강남좌파처럼 인간의 본성, 즉 “머리는 이념을, 삶은 욕망을 지향하는” 현상에 대해 분명 저항해야 하는 부분이 필요함을 되새길 수 있었습니다. 또한, 강남좌파들을 분별하고 의제별로 제시된 정책들에 대해 분명한 기준을 가지고 판단할 수 있도록 시민의식을 함양해야 하며, 이런 시민들이 ‘인물중심주의’가 아닌, 사람이 하는 ‘일(事)’에 대한 관점을 중심으로 생각하고, 소통하며, 한국사회의 문제점과 해결점을 찾아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어떠한 노력이 수반되어야 더 이상 ‘지도자 민주주의’가 아닌 사회에 주요 의제에 대해 심도 있는 토론을 하며 더 발전된 한국사회를 만들어갈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