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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관계의 고민, 나와 세상을 바라보다.

관계의 어려움과 고민

  우리는 일상 속에서 자주 관계의 어려움을 마주합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생기는 기대와 감정의 차이는 관계를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들기도 하지만, 때로는 그 차이로 인해 오해와 갈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특히 우리가 서로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거나 감정이 얽히게 될 때, 관계는 불편함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관계에서 마주하는 어려움은 다양한 원인에서 비롯되며, 그 원인은 각자의 성향, 삶의 배경, 그리고 상호작용하는 방식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가장 흔한 관계의 어려움 중 하나는 서로 다른 기대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만의 기대를 가지고 타인을 대합니다. 가족, 친구, 연인, 동료 등 각각의 관계에서 기대하는 역할이나 행동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그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면 오해가 생기기 쉽다. 상대방이 나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하거나, 내가 상대방의 기대를 이해하지 못할 때, 관계의 균열이 시작될 수 있다.      


  또한, 관계에서 감정적인 반응은 갈등을 증폭시키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특히 가까운 사람일수록 감정을 더 크게 느끼기 때문에, 작은 오해나 실수가 더 크게 다가오고, 그 결과로 상처가 깊어지기도 합니다. 이러한 감정적 반응은 대부분 무의식적으로 일어나며, 때로는 상대방의 의도를 왜곡해서 받아들이게 만들기도 합니다. 관계에서 감정을 어떻게 다루느냐는 갈등을 해결하거나 더 악화시키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관계에 있어 또 하나의 주요한 어려움은 소통의 부재입니다. 서로의 입장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오해를 해소하지 못할 때, 관계는 금세 악화될 수 있습니다. 특히 요즘과 같은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는 대화를 통해 상대방의 생각을 이해하는 시간이 줄어들고, 이를 대신하는 문자나 이메일 같은 간접적인 소통 방법이 오히려 오해를 일으킬 때가 있습니다. 표현된 말 이외에도 비언어적 요소, 즉 표정이나 말투, 눈빛 등은 관계의 질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상대방의 비언어적 신호를 놓치거나, 그 신호를 잘못 해석하면 갈등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어떤 이들은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표정이나 몸짓에서는 불만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이런 신호를 잘 이해하지 못하면, 상대방과의 소통이 왜곡되며 관계의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관계에서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또 다른 문제는 서로에 대한 존중의 부족입니다. 관계는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없다면 지속되기 어렵습니다. 상대방의 의견이나 감정을 무시하거나, 자기 생각만을 고집하게 될 경우, 그 관계는 쉽게 깨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가족, 친구, 직장 등 모든 인간관계에서 비슷하게 나타납니다. 특히 직장 관계에서는 상하 간의 권위나 역할이 더욱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에, 상호 존중이 부족할 경우 불편한 관계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이처럼 존중이 부족한 관계는 상대방의 존재를 부정하거나, 그들의 감정을 억압하는 것으로 나타나며, 이는 결국 신뢰를 무너뜨리게 됩니다.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갈등을 회피하기보다는 적극적인 문제 해결 의지가 필요합니다. 문제를 직면하고,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대화를 통해 해결점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과정은 때로는 매우 고통스러울 수 있습니다. 특히 상처가 깊을수록 이를 치유하기 위한 시간이 많이 필요하며, 용기가 필요합니다. 관계는 두 사람 이상이 상호작용하는 것이므로, 한쪽만의 노력으로는 온전히 회복될 수 없습니다. 서로가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갖고 함께 노력해야만 관계가 회복될 수 있습니다.   

  

  또한, 관계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감정을 적절하게 조절하는 능력이 필요합니다. 감정이 고조된 상황에서는 이성적인 판단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감정을 통제하고 상황을 차분하게 바라보는 자세가 중요합니다. 이는 단순히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감정을 표현할 때 상대방을 배려하면서 솔직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자신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되, 상대방이 그 감정을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으로 전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관계에서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잘 돌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계가 어렵거나 힘들 때, 나를 돌보고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시간을 갖는 것은 건강한 관계 유지에 도움이 됩니다. 자기 자신을 돌보지 못하면, 상대방과의 관계에서 더 예민해지거나 쉽게 상처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신을 잘 돌보며 감정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 상대방과 관계를 맺는 것이 중요합니다.     


  관계는 사람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우리는 관계 속에서 끊임없이 성장하고 배움을 얻습니다. 하지만 모든 관계가 원활하게 유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종종 우리는 뜻하지 않게 관계의 어려움에 부딪히기도 합니다. 

  언어 재활사로서 오랜 기간 일하면서 나는 여러 사람들과 다양한 관계를 맺어왔지만, 그중에서 보호자와의 관계는 언제나 쉽지 않았습니다. 보호자는 자녀의 상태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때로는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도 합니다. 나 역시 그런 보호자들의 마음을 이해하면서도 가끔은 힘든 순간을 맞이하곤 했습니다.     

어느 날, 유난히 지친 모습으로 아이가 센터에 왔습니다. 태권도 학원을 마치고 오는 길이었는데, 배가 고프다고 했습니다. 나는 쌀과자를 몇 개 건네주었고 아이는 계속 과자를 더 달라며 공부에 집중하지 못했습니다. 내가 건네는 그림 카드를 계속 반으로 접었고 급기야 어느 틈에 바닥에 버린 과자 봉지를 밟아서 책상 아래에 과자 가루가 흩어져 있었고, 나는 순간 올라오는 감정을 최대한 참으며 단호하게 주의를 주었습니다. 말을 마치는 순간, 나도 모르게 한숨이 나왔습니다. 마음속으로는 ‘이 아이가 과연 내 이야기를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는 자책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열린 문 밖에서 대화를 듣고 있던 엄마가 갑자기 문을 열고 들어왔고 아이의 손을 잡고 나의 이야기는 듣는 둥 마는 둥 서둘러 집으로 가셨습니다. 엄마는 내 전화를 받지 않았고, 카톡으로 대화가 오갔습니다. ‘선생님, 지금까지 이런 식으로 수업하신 거예요? 아니 일이 힘드시면 일을 줄이시지 왜 아이에게 화풀이를 하시는 거예요? 수업 오늘까지만 할게요.’ 나는 당황했고,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미안하다는 여러 번의 사과 끝에 우리의 관계는 짧게 끝이 났습니다.  주저리주저리 설명해 봐야 어차피 나의 사과는 변명으로밖에 들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주말이 지나고 월요일 아침, 엄마는 발달센터에 전화를 해 센터장님께 1시간 가까이 항의를 했다고 합니다. 센터장님을 뵐 면목이 없었고, 마음은 한없이 무거웠습니다. 그동안의 나의 노력이 모두 무너진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할머니 집에 데려다주고, 간식도 챙겨주며 아이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려고 했던 나의 진심과 노력은 그 사건 하나로 모두 무의미해진 것입니다. 나는 아이의 인권을 존중하지 못한 나쁜 선생님이 되어버렸고 오랫동안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언어 재활사로서 그동안 내가 해온 일에 처음으로 회의감이 들었습니다.      

  나의 경우처럼, 아무리 진심으로 상대를 대하더라도, 서로의 기대가 어긋나고 감정이 엇갈리면 관계는 쉽게 금이 갈 수 있습니다. 서로의 감정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으면 작은 오해도 큰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렇듯 관계의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존재하지만, 이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과 의지는 건강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러한 관계 속에서 우리가 성장하고 변화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소통하고 존중하며, 감정을 조절하는 연습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서로의 기대를 조율하고, 감정을 다루며, 끊임없이 대화하고 소통할 때, 관계는 더욱 건강하고 발전할 수 있습니다.      


  관계의 어려움은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러한 어려움 속에서도 상호 존중과 소통을 잃지 않고, 감정을 다스리며 서로를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관계를 더 깊고 의미 있게 만들어가는 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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