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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관계의 고민, 나와 세상을 바라보다.

친밀한 관계에서 얻는 성장의 기회

  인간은 기본적으로 사회적 존재이며, 우리는 관계 속에서 삶의 의미를 발견하고 스스로를 성장시킨다. 특히, 긍정심리학적 관점에서 친밀한 관계는 개인의 행복과 심리적 안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긍정심리학자 마틴 셀리그만(Martin Seligman)은 인간이 번영하기 위해서는 긍정적 감정, 몰입, 의미, 성취감, 그리고 무엇보다도 ‘긍정적인 관계’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다. 이러한 친밀한 관계는 우리에게 상호 신뢰와 애정을 기반으로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해 준다. 친밀한 관계는 우리가 더 나은 삶을 선택하고 행복을 추구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관계 속에서 얻는 성장의 기회는 우리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어 줄 수 있다.      


  친밀한 관계는 심리적 안정을 주는 동시에, 우리의 강점을 발견하고 계발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해 준다. 긍정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잠재력을 발휘하고,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서는 타인과의 긍정적 상호작용이 필수적이라고 본다. 관계 속에서 공감과 지지를 통해 자신의 강점을 인식하게 되고, 이를 바탕으로 더 나은 자신으로 성장하는 힘을 얻게 된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의 약점과 강점을 발견하게 되고,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며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것이다. 따라서 친밀한 관계는 단순한 인간관계 이상의 의미를 지니며, 삶의 여정에서 가장 중요한 심리적, 정서적 성장의 기본 바탕이 될 수 있다.       


  나는 대학교 동창, 같은 일에 종사하는 치료사들, 교회 친구들, 대학원에서 상담심리 공부를 하면서 친해진 동기들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평생 일만 하며 살아온 내 삶에 그들은 세상 돌아가는 소식을 들을 수 있게 하고 같은 일을 하면서 겪는 애로 사항에 공감하기도 하고 내 삶의 고민을 신앙적으로 해석받기도 하며 다른 사람을 돕고자 하는 선한 마음을 가진 동기들을 격려해 주고 싶은 마음이 들게 한다. 소소한 이야기들 속에 세상의 이치가 다 들어 있다. 다양성을 느낄 수 있고 때로 가족도 해 주지 못하는 긍정적인 감정들을 느끼게 해 준다. 그들을 통해 나의 비전과 꿈을 발견할 수 있었고 내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을 알려주기도 한다. 그들의 끊임없는 도전은 나에게 좋은 자극이 되기도 해서 내가 더 열심히 살고 싶게 만드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친밀한 사람과 함께 하는 식사나 여행은 내게 긍정적인 감정을 느끼게 해서 내가 안전하고 행복하다고 느끼게 한다. 그들의 이야기는 내 삶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하게 하고 오늘 내가 살아 내고 있는 현재 나의 삶이 나의 가치관과 맞는지 수시로 되돌아보게 하는 좋은 나침반이 되어 주기도 한다. 내가 더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좋은 성장의 밑거름이 되게 한다.      


  무엇보다 친밀한 관계는 단순히 우리가 타인과 감정을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통로가 된다. 아들러 심리학에서 강조하는 공동체 감각과 소속감은 개인의 심리적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 자신의 강점과 약점을 어떻게 활용하고 극복할 수 있는지를 깨닫게 된다. 특히,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건강한 관계는 우리의 정서적 안전망이 되어 주며, 관계에서 발생하는 작은 갈등조차도 새로운 배움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는 잠재력을 제공한다.


  언어 재활사로 20년 가까이 일하면서 보호자들과 소통하고 그들의 아이들을 돌보는 과정에서 다양한 관계의 중요성을 실감했다. 아이들의 언어 치료 과정에서 아동과의 라포 형성이나 보호자들과 신뢰를 쌓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그리고 이 관계가 아이들의 성장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를 늘 체감한다. 어떤 보호자들은 처음에 치료 방식에 대해 의구심을 품기도 하고 접근 방식이 자신의 견해와 맞지 않는다면서 갑자기 떠나기도 한다. 하지만 나에게 전적인 신뢰를 주는 부모님과의 몇 년의 과정이 끝나면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 낸 아이들을 보면서 서로의 신뢰는 더 굳건해지게 되었다. 이것은 내가 장애 아이들과 10년 이상 계속해서 관계를 지속해 오는 결과인 것이다. 5살에 만난 아이가 어느덧 중학생이 되고 고등학생이 되어 나보다 키가 훌쩍 커서 방문을 열고 들어올 때 나는 행복하다. 어쩌면 이 감정이 내가 20년 가까이 장애 아이들의 언어 재활을 계속하게 하는 의미가 아닌가 한다. 어쩌면 장애 아이들이 성장해 가는 모습을 통해 나도 그 아이들과 함께 더 나은 인간으로 성장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긍정심리학에서는 우리가 관계 속에서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받을 때, 우리의 심리적 안녕이 증진된다고 말한다. 신앙 공동체에서 우리는 서로의 삶의 이야기를 나누고, 각자의 고민과 성장을 함께 공유하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힘을 준다. 나 역시 교회에서 친구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큰 위로가 되었고, 그들을 통해 나의 신앙적 고민과 더불어 일상 속에서의 도전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할 수 있었다. 그들과 함께 나눈 이야기 속에는 단순한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이 들어 있었다. 이는 나에게 신앙적인 성찰과 더불어 관계 속에서의 나 자신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대학원에서 상담심리학을 공부하며 만난 동기들과의 관계는 나의 성장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같은 분야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동기들과의 대화는 나에게 큰 자극이 되었고, 그들이 겪는 도전과 고민은 나 역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았다. 우리는 서로의 학문적 성과나 현장에서의 경험을 나누며, 각자가 겪는 어려움을 함께 이야기하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함께 고민했다. 이 과정에서 나는 나 자신이 성장하고 있음을 느꼈고, 내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더욱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그들의 성장은 곧 나의 성장이 되었고, 그들이 끊임없이 도전하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다. 이는 단순히 학문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나의 삶 전반에 걸쳐 큰 동기부여가 되었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인하고, 그 속에서 더욱 강해진다. 관계가 단순히 사람과 사람 사이의 교류가 아니라, 서로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것을 깨닫게 된다. 내가 경험한 관계들 속에서, 사람들과의 소통과 지지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들었고, 그들의 응원과 공감이 나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었다. 이러한 경험들은 내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동기를 부여해 주었고, 그들이 나의 삶의 여정에서 중요한 동반자가 되었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했다.     


  가족을 포함한 가까운 사람들과의 관계 역시 이러한 맥락에서 중요하다. 가족은 때로 나에게 가장 큰 힘이 되는 동시에, 때로는 가장 큰 고민의 원천이 되기도 했다. 나는 성장 과정에서 가족과의 관계 속에서 많은 상처를 받았지만, 그 상처를 치유하고 더 나은 관계를 맺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다. 특히, 부모님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겪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그들과의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관계 속에서 얻는 성장의 기회는 단순히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우리의 내면을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 주는 힘을 지니고 있다.


  이처럼 삶에 있어서 친밀한 관계는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우리는 이 관계들 속에서 소속감과 안정감을 느끼고 나의 가치를 발견하며 그 결과로 나를 성장시키는 아주 중요한 자산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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