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하는 척 참견하는 사람 다루기
우리는 종종 일상 속에서 직장, 가정, 친구 관계에서 ‘걱정하는 척’하며 지나치게 타인의 삶에 개입하는 사람들을 마주한다. 그들은 겉으로는 나의 행복과 성공을 진심으로 염려하는 듯하지만, 그 이면에는 그들 안에 내재된 불안과 시기, 질투, 혹은 자신을 더 우월하게 여기려는 감정이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부모님이 나의 진로 선택에 대해 "이 분야가 정말 네게 잘 맞을까? 안정적인 분야를 선택하는 게 더 낫지 않을까?"라고 자꾸 묻는다면, 처음에는 자녀를 위한 진심 어린 걱정처럼 들리겠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부모님의 기준에 맞지 않는 내 선택에 대한 의구심이 담겨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친구 관계에서 내가 새롭게 다이어트나 운동을 시작했을 때, 친구가 "너 정말 그렇게까지 해야 해? 너무 무리하는 거 아니야?"라고 자꾸 말한다면, 처음에는 나의 건강을 걱정하는 듯 보이지만, 실은 나의 노력을 평가절하하거나 변화를 경계하는 마음일 수도 있다.
배우자 관계에서 내가 새로운 취미를 시작했을 때, 배우자가 "그거 정말 할 수 있겠어? 저번에도 몇 번 하고 말았잖아."라고 말한다면, 겉으로는 나를 걱정하는 듯하지만, 사실은 내가 새로 하려고 하는 취미 생활이 그들에게 어떤 이유에서든 불편감을 주거나 관심을 빼앗겼다고 느끼게 만든 것일 수도 있다.
아들러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은 열등감과 우월감 사이에서 스스로를 규정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지나치게 타인의 삶에 관심을 가지며 ‘걱정하는 척’하는 사람들은 실제로 자신이 열등감을 느끼고 있을 수 있으며, 타인의 삶에 간섭함으로써 자신이 더 우월하다는 인식을 얻으려 할 수 있다. 그들은 나의 성공을 바라는 척하지만, 동시에 나의 실패를 기대하거나 나를 불안하게 만들어 자신을 더 나은 위치에 놓으려는 무의식적인 동기를 가지고 있을지도 모른다. 내가 결정을 내릴 때 그들의 끊임없는 의문과 걱정은 나의 자신감을 떨어뜨리고, 결국 내가 스스로의 결정을 의심하게 만들 수 있다.
이를 대처하기 위한 중요한 방법 중 하나는 아들러의 과제 분리 개념을 사용하는 것이다. 과제 분리란 타인의 문제와 나의 문제를 명확하게 구분하는 것이다. 그들의 걱정은 그들의 문제일 뿐, 나의 결정과는 별개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그들이 나의 삶에 지나치게 간섭할 때, 그들의 의도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내 삶의 주체는 오직 나라는 점을 상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경계 설정은 나의 심리적 안정과 자율성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다.
마거릿 말러(Margaret Mahler)가 말한 분리개별화(Separtion-Individuation)는 인간 발달 과정에서 개인이 독립적인 존재로 성장해 가는 심리적 과정으로 주로 아동이 부모나 주 양육자로부터 점차 심리적·정서적으로 독립하여 자신만의 개별적인 정체성을 형성하는 단계를 의미합니다. 유아가 부모로부터 자신이 별개의 존재임을 인식하는 과정을 거쳐 자신만의 독립된 자아를 형성해 가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생각, 감정, 욕구, 행동 등을 부모와 구별하여 스스로 조절하고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분리개별화 과정의 중요성은 개인이 독립적이고 자율적인 성인으로 성장하는 데 필수적인 심리적 단계라는 점입니다. 이 과정이 원활하게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하거나, 독립적인 정체성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가족과의 건강한 경계를 아직 이루지 못했다면 이 과정을 점검해 보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자기 결정이론(Self-Determination Theory) 역시 이러한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이론에 따르면, 인간은 자율성, 유능감, 관계성이라는 세 가지 기본 심리적 욕구가 충족될 때 가장 건강하게 성장한다. 지나치게 참견하는 사람들은 나의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 그들의 걱정이 반복될수록, 나는 나의 결정에 대한 확신을 잃고 스스로를 의심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자기 결정이론은 나의 자율성을 보호하는 것이 심리적 안녕을 유지하는 핵심임을 강조한다. 내가 선택한 길이 나에게 가장 적합하며, 그 누구도 그 결정을 대신할 수 없다는 점을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긍정심리학에서 말하는 ‘강점 기반 접근법’은 우리가 관계 속에서 나의 강점을 어떻게 발견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지를 설명한다. 지나치게 걱정하는 척하는 사람들은 때로 나의 강점을 약화시키는 의도를 가지고 있을 수 있다. 그들의 비판과 걱정은 나의 능력과 결정을 의심하게 만들며, 나의 자신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 긍정심리학은 나의 강점을 재확인하고, 타인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내가 잘하는 것을 더욱 발전시키는 것이 행복하고 만족스러운 삶을 사는 데 필수적이라고 말한다. 나의 능력과 강점을 스스로 인식하고, 그를 바탕으로 관계 속에서 나를 지키는 방법을 터득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지막으로, 사회 심리학자인 레온 페스팅거(Leon Festinger)가 말한 사회적 비교 이론(Social Comparison Theory)에 의하면, 걱정하는 척하는 사람들이 왜 타인의 삶에 간섭하려는 경향이 있는지를 잘 이해할 수 있다. 사람들은 타인과 자신을 비교함으로써 자신의 위치를 확인하고자 한다. 참견을 통해 그들은 나보다 자신이 더 낫다는 감정적 만족을 얻으려 할 수 있다. 이때 우리는 그들의 비교에 휘둘리지 않고, 나의 기준과 목표에 집중해야 한다. 내가 내리는 결정은 타인의 시선이나 평가와 상관없이 나의 삶에서 중요하며, 나만의 기준에 따라 선택되어야 한다는 점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복잡한 관계 속에서 우리는 어떻게 자신을 보호하고, 그들의 참견에 휘둘리지 않으면서 관계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을까?
지나치게 걱정하는 척하며 참견하는 사람들과의 관계는 때로 나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러나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 적절한 감정적 경계를 설정하고, 타인의 간섭에 휘둘리지 않으며, 스스로의 자율성과 결정을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그들의 말과 행동에 반응하지 않고, 나 자신을 지키는 감정적 경계를 설정하는 것이다. 그들의 참견이 나에게 불편함을 주고, 나의 결정을 흔들 때, 나는 그들의 말을 그대로 받아들이기보다 스스로 필터링하여 필요한 조언만을 취할 수 있는 선택권은 나에게 있다. 나의 자율성을 지키고, 나의 삶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보자.
나의 삶의 주체는 나 자신이며, 그들의 참견을 이겨내고 나만의 길을 걸어가는 용기를 가지는 것이 우리가 행복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필수적인 요소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