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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잔디 Jul 30. 2023

언어의 수첩

[에세이] 나다운 표현

비언어란 표장 복장 행동에서 드러나는 걸 뜻한다. 나는 이걸 한 호텔연수에서 들었다. "잔디씨. 언어랑 비언어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해" 상대를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언어만이 필수적인 요소가 아니다. 호텔엔 다양한 복장과 연령대인 손님들이 방문했다. 예를 들면, 비즈니스 정장을 입은 직장 사원이나 서로 팔짱을 끼며 친근한 척 떠드는 커플들, 노부부를 데리고 함께 여행하는 듯한 젊은 부부들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것도 나의 추측일 뿐이지 그들이 정말 직장인인지 커플인지 혹은 가족인지는 알 수 없다. 취업을 준비하는 취준생일 수도 있고, 그냥 서로 거리가 가까운 남사친-여사친일 수도 있으며 젊은 부부가 아니라 한 가정의 가족일지도 모른다.  


내가 그들을 만나는 시간은 체크인과 체크아웃 시간뿐이지만, 짧게라도 그들은 [누구]인가를 생각해야 한다. 즉 모두에게 관심을 갖고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여기서 내가 느낀 건 언어만이 타인에 대한 관심 혹은 생각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다. 몸짓, 손짓, 시선, 자세 등 모든 신체적 언어들이 상대를 향한 비언어적 표현을 나타내며, 일상에서 작은 단서를 전달하는 아주 중요한 비언어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첫 대면한 상대에 대한 정보를 얻는 데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7%에 달하지 않는다. 1971년 캘리포니아 대학 로스앤젤리스 심리학 명예 교수였던 앨버트 멜라비안의 연구에 따르면, 청각 정보 38% 시각 정보 55%로 언어가 차지하는 비율은 아주 낮은 숫자이며 그만큼 영향도 적다는 결과이다. 


이러한 결과는 앞으로의 태도와 크게 연관이 있는데, 취업 면접을 예시로 이하와 같이 설명하겠다. 기업에 대한 지식과 이해도는 높지만 다소 목소리가 낮고 태도가 올바르지 않은 A와 반대로 말은 조금 서툴지만 표정이나 목소리 톤이 일정한 B가 있다고 상상해 보자. 


한마디로 A는 커뮤니케이션 능력(=언어적 논리)은 상당히 높지만 비언어적 행위와 균형이 잡혀있지 않고, B는 비언어적 행위는 올바르지만 언어적 논리가 낮다는 걸 알 수 있다. 여기서 만약 A와 B 중 취업 면접 합격자를 골라야 한다면 어느 쪽이 합격 명단에 오를까? 


사실 A도 B도 합격자 명단에 오르지 못할 경우가 높다. 기업과 같은 조직적 단체는 언어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행동과 태도를 중요시 여긴다. 그러기에 [언어-자세]와의 올바른 균형이 앞으로의 나다운 부드러운 커뮤니케이션 전달하는 데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이전부터 나의 주변 친구들과 지인을 포함해 비언어를 대신해 언어에만 집중적으로 공부하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언어와 비언어는 서로가 상호 영향을 받으며 성장해 나간다. 내가 부족한 부분이 언어인지 비언어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언어만이 자신을 표현할 영역이 아니라는 걸 말하고 싶다. 나다운 표현은 언어도 비언어도 함께 공존하는 '나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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