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된 삶과 그에 대한 나의 시선
"2024년 7월 1일, 큰 결정을 내렸어요. '부유한 노예' 대신 '가난한 자유인'이 되기로 한 것이지요. 제가 정말로 꿈꾸던 '브랜딩과 비즈니스에 진심인 사업가'가 되기 위해서, 모든 것을 걸고 새로운 도전에 나섰어요.
퇴사할 때, 함께 일했던 동료들이 저를 진심으로 응원해 주었고, 그들의 따뜻한 말에 큰 감동을 받았어요. 하지만 오늘은 그 이야기가 아닌, 퇴사 후 제 인생이 어떻게 변했는지, 그리고 그 변화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려고 해요."
0. 제로 베이스
퇴사 후, 많은 분들이 당분간 쉬라는 조언을 해주셨어요. 하지만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퇴사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지요. 퇴직금을 가지고 사업을 시작할 계획이었지만, 이 돈으로 얼마나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었어요. 최대 1년 반 안에는 안정적인 수입을 만들어야 했어요.
하지만 회사에서 하던 일을 받아서 나온 것도 아니고, 원하는 일을 전달해 줄 사람도 없었어요. 말 그대로 제로베이스, 맨땅에서 시작해야 했지요. 하지만 아직 젊고, 아이가 있거나 부모님을 모셔야 할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어요. 그것만으로 감사하게 생각하며 시작했습니다.
1. 새로운 소비습관
퇴사 후, 가장 먼저 바꾼 것은 소비 습관이었어요. 1인 사업을 시작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고정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정들었던 차도 팔았고, 집에서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공유오피스 1인실을 얻었어요.
딱 한 평짜리 크기의 작은 사무실을 봤을 때, '이게 퇴사 후 내가 감당해야 할 현실이구나'라고 생각했어요. 그러면서도 한 편으로는 '전설이 시작되기 딱 좋은 공간인걸'하고 생각도 했어요. 비록 작고 협소하지만, 이 공간이 저에게는 새로운 시작을 의미했기 때문이에요.
식비를 아끼기 위해 한 끼에 5,000원을 넘기지 않으려 했어요. 사무실이 있는 건물 1층에 있는 김밥집에서 4,000원짜리 꼬마김밥을 즐겨 먹고, 가끔은 4,500원짜리 부리또도 먹고 있어요.
옷도 바뀌었습니다. 항상 단정하게 입고 다니는 걸 좋아하던 제가, 이제는 검정 티셔츠만 잔뜩 사서 출근할 때 그것만 입고 있어요. 왜 이렇게까지 궁상을 떠는지 궁금하실 수도 있는데, 받아놓은 퇴직금이 적지는 않지만, 미리 소비 습관을 이렇게 바꿔 놓으면, 앞으로의 상황을 유리하게 끌고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기 때문이에요.
2. 새로운 사람들
두 번째로 한 일은 커뮤니티에 가입하는 것이었어요. 원하는 일을 하려면, 일하고 싶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브랜딩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있는 알짜배기 커뮤니티 ‘지브행성(www.gbpla.net)’에 들어갔어요. 그리고 두 달 동안 최대한 많은 분들을 만났지요.
회사에 계속 다녔다면 평생 만나지 못했을 다양한 사람들을 만났고, 그들이 무엇을 위해 어떤 것을 하며 살고 있는지 알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지고 인생을 살아가는 분들이 내 주변에도 있었구나 하고 깨달았을 때 그것만으로 큰 위로가 됐어요.
저는 남들이 기본적으로 하는 것들을 잘하지 못해요. 그래서 일상생활에서도 어리바리하고 부족한 부분이 많아요. 대신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고, 그것을 정리해서 밖으로 끄집어내는 것을 잘해요. 브랜딩이라는 분야도 확실히 그런 영역에 해당하는 것 같아요.
이러한 기질은 평범한 한국문화의 집안에서는 특이한 사람으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이해받기 어려웠어요. 항상 "니가 다르니까 고쳐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서 자랐고, 그래서 항상 외로웠어요. 하지만 커뮤니티에서 만난 사람들은 달랐어요. 주식이나 부동산보다 삶의 의미에 대해서 먼저 이야기하는 사람들을 만나다 보니까, 대화하는 것만으로도 위로를 받는 기분이 드는 것이지요. 이곳에서 얻은 인사이트는 앞으로의 도전에 큰 동기부여가 되었어요.
3. 콘텐츠 제작
퇴사 후 바로 다음 날부터는 사무실을 정리하고, 떠오르는 생각들을 릴스로 기록하기 시작했어요. 처음에는 '재밌게 만들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기록을 남겨야겠다'는 생각이 더 컸어요. 기록이 쌓이면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무기가 될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퇴사 후 한 달 동안은 이틀에 한 번꼴로 1분 이내의 릴스를 만들었어요. 많은 팔로워가 생기지는 않았지만, 직접 경험하고 생각하는 브랜딩을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있어요. 그렇게 한 번 관계가 형성되면 그 밀도는 정말 강력하더라고요. 기록을 보고 프로젝트를 하고 싶다고 연락을 주시는 분들, 응원을 보내주시는 분들도 생겼고, 덕분에 내향적인 성향임에도 그분들과 진심으로 소통하고 있어요. 이 모든 것들이 하나하나 쌓여서 하나의 내러티브를 형성할 수 있도록, 앞으로도 계속 만들어 나가 보려고 해요.
변화된 삶과 그에 대한 나의 시선
이렇게 식사, 이동, 돈을 쓰는 방식, 사람들, 삶의 루틴, 그리고 보고 느끼는 방식까지 제 인생은 한순간에 완전히 바뀌었어요. 주변을 보면, 준비 없는 퇴사에 대한 이야기는 대부분 절망적인 내용이에요. 저도 마찬가지지만 한 가지의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늘 반복되는 회사 생활을 하면서 드는 생각은 '죽고 싶다'였어요. 하지만 퇴사 후에는 '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퇴사 후에 두려움, 불안함, 외로움, 절망감과 같은 온갖 감정들을 느끼고 있어요. 근데 재밌는 건, 이 모든 것들이 지금의 제가 생생하게 살아있다는 것을 느끼게 하더라고요.
회사에 다닐 땐 깔끔한 식당에서 점심과 저녁을 매일 무료로 제공받았고, 복리비가 있었으니까 카페나 편의점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었어요. 퇴근할 때는 혼자서 노래를 부를 수 있는 저만의 그랜저가 있었고, 사랑하는 동료들과, 가족 건강검진까지 지원되는 완벽한 삶처럼 보였지요.
하지만 회사가 아닌 상사만을 위한 일을 강요받으면서 살게 되면, 어느새 능력은 퇴보하고 가족을 지켜야 한다는 이유로 직책에 의존해서 살아남으려고 하는 제 모습이 그려졌어요. 그렇게 은퇴 하고 나면 아무것도 남지 않은 삶이 눈앞에 펼쳐지는 것 같았죠.
그래서요?
만약 여러분이 '남을 위해 평생을 일해야 하는 자신'에 대해서 후회할 것 같다면, 그 생각을 이야기해도 회사에서 공감을 받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것을 알면서도 참는 것이거든요. 되도록 위험한 선택은 피하고 현재의 안정적인 상황을 유지하고 싶으니까요. 그래도 그 해결되지 않는 갑갑함이 어느샌가 여러분의 숨통을 조여온다면, 결국 퇴사는 피할 수 없는 운명처럼 다가올 거예요. 결국엔 저처럼 새로운 삶을 받아들여야 할 때가 올지도 몰라요.
하지만 후회할 필요는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우리는 모두 각자에게 맞는 방법으로 살기 위한 선택을 하니까요. 스스로의 모습을 받아들이고, 주어진 상황에서 후회 없이 사는 방법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그게 결론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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