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에 도착해서 마음껏 잠을 자 본적도 없지만, 또 마음껏 먹어본 적이 없다. 어떤 것을 먹어도 허기짐은 사라지지가 않는다. 이럴 때 한국 음식을 먹으면 괜찮아 질까 싶어서 한식을 만드는 유튜브를 찾아보게 되었다. 보는 내내 지금 당장 어떤 음식을 만들지 않아도 그냥 한국 식재료라도 있으면 허기진 마음이 사라질 것 같았다. 그래서 오늘은 식재료를 구하러 나서보기로 한다. 한식에 많이 쓰이는 양념류 목록을 적었다. 물엿, 참기름, 간장, 액젓 등…. 한식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이 감칠맛을 내는 재료들을 대체할 수 있는 식재료도 찾았다. 한국인은 정말 대단하다. 해외 생활을 하면서 손쉽게 구할 수 없는 것들을 어떻게든 알아내고 대체하면서 살아간다. 이런 감탄을 하며 몇 개의 마트를 돌고 돌아 프랑스 마트에서 구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도저히 참기름을 구해지지가 않는다.
이 작은 도시는 한인 사회가 없다. 그러니 한인 마트도 없다. 그래도 다행히 아시안 마트(하지만 규모로 따지면 구멍가게와 비슷하다)가 있어 가끔 들어오는 한국 음식을 구할 수 있다고 하니 희망을 가지고 나가본다. 나의 기대와는 다르게 한국 참기름은 없다. 참기름은 다른 식재료와는 다르게 대체할 수가 없어 아쉬워하는 나에게 중국 참기름이 손짓한다. 이렇게 참기름을 찾아 떠난 원정대는 한국이 아닌 중국에 상륙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