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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한국을 이미 앞섰을지도 모른다.

다시 찾은 상하이

by 동동몬

나는 중국에서 10년 넘게 살았고 첫 사회생활을 중국에서 10년 간 했다.

코로나를 겪고 결혼을 하면서 한국에 정착하게 되었고 중국생활을 완전히 정리하게 되었다.


그리고 한국에 살게 된 지 약 5년, 그리고 오랜만에 가게 된 중국 출장에서 많은 것들을 느끼게 되었다.


1. 한국의 3040은 쉽지 않다, 중국의 3040은 활력이 넘친다.

인천공항을 통해 중국을 가게 되었다. 그런데 공항에서 만난 여러 직원, 특히 3040 세대 직원들은 얼굴에 짜증이 섞여 있었다. 공항직원, 항공사 지상직 직원, 공항 상점 직원, 면세점 직원 내가 만났던 3040 직원들 중 웃고 있는 이들은 본 적이 없다. 무언가를 물어보면 짜증 섞인 얼굴로 모른다라고 하기 바쁘고 불친절함이 묻어났다. 최근 한국의 3040이 예민하고 자기 방어적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는데 인천공항에서 극단적으로 느낀 것 같다.


현재 여러가지 상황에서 대한민국의 3040은 정말 쉽지 않다. 경제적인 상황도, 결혼도, 출산도 너무나 어렵다. 그래서 일까? 너무나 힘들어 보인다.


반면 중국에서 만난 이들은 친절했다.

친절이라기보다 '활력'이 넘친다고 표현하는 게 좀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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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기차가 대세

중국은 전기차 브랜드가 엄청나게 많다. 내가 중국을 떠나기 전 BMW, 벤츠 등 고급 자동차들이 도로에 많았었지만 이제는 전기차가 대부분이다. 그 전기차 중 테슬라를 제외한 나머지 전기차는 전부 중국의 전기차다. 우리나라에 알려진 중국 전기차는 비야디(BYD) 밖에 없지만 실제로 중국에는 엄청나게 많은 전기차 브랜드가 있다. 스마트폰 회사로 알려진 샤오미와 화웨이 조차 전기차를 만든다. 심지어 디자인도 예쁘다. 내부도 멋지다. 나를 마중 나온 직원도 전기차를 타고 왔는데 나와 차에 가기 전에 이미 차에 에어컨을 원격 작동 시켜놨었다.


샤오미가 한국 시장을 전격 진출한다는 뉴스도 들었는데 앞으로 중국의 전기차 공습은 계속될 거라 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은 전기차가 대세가 아니며 중국의 전기차를 무시한다. 나는 중국에 오래 살아온 사람으로서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전 세계 어디든 '가성비' 싫어하는 이들은 없다. 그런데 가성비뿐만 아니라 기술력도 무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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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캐릭터 산업

최근 '라부부', '팝마트'라는 단어를 들어본 이들이 있을 것이다. 나도 도대체 이게 뭔가 싶었더니 라부부라는 특이하게 생긴 인형을 사려고 서울에 있는 팝마트에 새벽부터 줄을 서고 서로 싸우고 난리도 아니라고 했다. 그래서 라부부라는 인형이 도대체 뭔지 찾아보니 엥?? 이게 인기가 많다고?라고 했을 정도다. 그런데 중국에 가보니 더 장난 아니었다. 사지도 못 할뿐더러 8~9월에 돼야 물건을 살 수가 있다고 했다.


상하이 난징동루라는 거리가 있다.

상하이에 놀러 가면 반드시 가게 되는 이곳은 상하이에서 가장 유명한 와이탄이 있는 곳과 연결되어 있어서 이 거리에 전 세계인들이 방문하는 곳이고 이곳의 상점 혹은 쇼핑몰에 입점하기 위해 세계적인 브랜드들이 다 들어와 있다.


내가 있을 때까지만 해도 여기는 글로벌 패션 브랜드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나이키, 아디다스, 언더아머, 유니클로 등 패션 브랜드들이 큰 매장들은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보니 그 거리가 캐릭터를 판매하는 매장이 엄청나게 많이 생겨있었다.


내가 본 것만 10곳이 넘었는데 가는 곳마다 사람들이 엄청나게 많이 있었다.

연령층은 대부분 10~40대였는데 좀 놀라웠다. 13억 인구 중국의 제1경제 도시에 가장 번화한 이곳에 캐릭터 스토어가 즐비하다는 것.


한국에 다이소가 있다면 중국에는 미니소(MINISO)가 있다.

분위기도 비슷하다. 판매하는 제품도 비슷하다. 내가 중국을 떠나기 전에는 그랬다.


그런데 이번에 가보니 미니소에 판매하는 제품이 대부분 캐릭터 제품이었고 난징동루에는 아예 미니소랜드(MINISO LAND)라는 단독 매장을 3층으로 내어 그 넓고 큰 공간을 모두 캐릭터 제품으로 채워놨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발 디딜 틈이 없었고 사려고 긴 줄을 서서 구매를 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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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이 열풍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곳에 시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중국에 있을 때 중국이 한국은 조금 앞서가나?라고 생각했다.

중국에 살던 시절 스마트폰 하나로 모든 결제가 다 가능했기 때문에 한국에 와서 신용카드 들고 다니는 게 참 불편했다. 물론 한국도 이제는 거의 그렇게 되어 가고 있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시작되었었다.


여러 방면으로 봤을 때 중국은 이미 한국을 앞섰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중국제품의 공습은 이제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린지도 모른다.


예전에는 싸서 쓰던 중국 제품이 이제는 가성비가 너무 좋아서 찾게 되는 현상으로 말이다.

대륙의 실수라고 불리던 '샤오미'가 그랬고 로봇 청소기 '로봇락'이 그렇듯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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