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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도 씁니다.

by 나날

다시 10대가 된다면,

나는 몇 날 며칠이고 계속 잠을 잘 예정이다.

그리고 정신이 좀 차려지면 나가서 달리기를 해볼 참이다. 달리고 달리고 달리다가 지치면,

집에 들어와 씻고 쉬고.


다음 날에 또 달리고 달리고 달리며

내 숨소리를 듣기도 하고,

내 다리의 근육을 느끼고,

내 발바닥이 땅을 디디는 감각을 느끼고 싶다.

철봉에 매달려서 세상을 거꾸로 바라보는 것도 잊지 않아야지.


다시 10대가 된다면,

나는 성장하는 내 몸의 변화에 차근히 감탄하고 기뻐할 예정이다. 새롭게 알아가는 세상의 모든 것들을 찬양할 예정이다. 점차 넓어지는 세상에 대한 경이로움을 어떻게 표현해 볼지 한참을 고민하다가,

어느 날은 글로, 어느 날은 그림으로 그것들을 표현해 내려고 안간힘을 써볼 참이다.


적당한 단어나 표현을 찾아서

적절한 색을 찾아서

쓰고 지우고, 칠하고 멈추고를 계속 시도해보고 싶다.


어느 때는 역사에도 흠뻑 빠져보고

어느 때는 음악에도 흠뻑 빠져보고

역사의 시기, 음악의 시기를 길게 길게 살아볼 참이다.


그런데 다시 10대로 돌아갈 수 있어야 말이지.


"더 나이 들기 전에 지금이라도 그렇게 해보는 게 어떨까요?"라고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래서 대답도 준비해 두었다.

"그러게 말입니다.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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