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역할
어린 자녀가 어느새 커서 초등학교에 입학한다고 하니 여러 감정이 드시죠^^ 무엇을 어떻게 준비해야 할지, 아이가 잘 적응을 할지 걱정도 되시고요.
처음에는 대견하고 감격스럽다가 입학 준비로 한글, 수 관련 학습하기에 마음이 조급한 부모는 공부량을 갑작스럽게 늘리고 여기저기 보내기 시작합니다. 이 또한 자녀가 잘 적응하고 지냈으면 하는 부모의 관심과 사랑 표현이죠. 소박하게 시작했다가 욕심이 과해 지기도 하고, "저학년 공부가 별거 있겠어?" 하며 현실을 회피하다가 발등에 불이 떨어진 듯 갑작스레 서두르기도 하면서요.
그러다, 아이가 힘들어하거나 진행이 더디면 저학년은 아직 여유가 있다며 운동, 악기 등을 보내고 공부는 쉬어 갑니다.
아이가 먼저 "엄마 많이 쉬었으니 이제 공부를 시작할게요." 하는 아이는 거의 없어요. 부모는 저학년 교과 진도를 챙기지도 못하고, 잘 이해하고 익혔는지 확인조차 되지 않은 채 시간은 금방 흘러갑니다. "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이렇게 밝게 지내니 걱정 없다." 하시며 공부에 관하여 여유를 부리시죠. 실제로 시험이나 정확하게 확인할 길이 없으니, 잘하고 있겠지 마음을 확 놓습니다. 그러다 고학년이 시작되는 3학년 겨울방학이 되면 또 조급함이 밀려옵니다. "4학년 때 수학이 진짜 어려워진다며!" "갑자기 공부가 어려워지니 준비를 해야지" "책 읽기를 좋아하지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합니다.
저학년 때 공부 습관을 형성하지 못한 아이가 고학년 올라가서 공부에 집중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책을 즐겨 읽어오며 다양한 경험을 한 아이는 교재를 열심히 풀지 않았다 하더라도 가능성이 많이 열려 있어요. 책과 경험을 통한 기본기를 다지고 있었으니까요. 그러나 저학년 동안 공부와 손절하고 있다가 갑자기 다시 시작하여 집중하고 전념하기에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아이가 저학년이라 아직 여유가 있고, 지금부터 슬슬 시작하면 그래도 잘 적응하겠죠"라는 부모의 말은 자식에게 믿음이 있다는 것은 존경할 만 하나 현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는 자세는 중요하고 필요합니다.
가능성과 기대치를 높게 잡았다가 멘붕에 빠진 부모를 많이 보게 됩니다. 공부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과 몰입을 경험하기에 비교적 쉬운 초등 저학년 시기를 흘려보내고, 고학년이 되어서 습관을 형성하기에는 무리가 따릅니다. 사춘기 시기와 겹치게 되어 '부모의 말'이 먹히기는 쉽지 않고요. 공부로 인한 갈등이 최고조에 달하게 되니 많은 부모님들이 고통을 호소합니다. 잘 따라온다고 저학년 시기에 지나치게 끌고 가는 것도 부작용이 많고요. 학습 수준과 양을 적절하게 배분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실제로 순하게 잘 따라주었던 아이가 사춘기에 갑자기 돌변! 공부를 놓아 버리는 사례도 종종 보았어요. "우리 아이는 다르겠지" "설마 우리 아이가" 했다가 충격을 받는 경우도 많고요.
평상시에 아이의 진실한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편안한 가정 분위기와 수시로 오고 가는 대화 속에 자라는 아이들도 사춘기 시기 각자의 고민으로 힘들어하는 경우도 있어요. 그래도 그 시기가 지나면 제자리로 돌아오기 쉽습니다. 부모와 관계가 좋았던 아이는요.
그런 환경을 만들어 주시고, 아이의 성향과 적성에 맞는 활동과 경험을 하면서 기본기를 잘 형성할 수 있는 학습 분위기를 만들어 주면 좋습니다. 공부에 대한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다니는 곳이 많아 힘들다, 학습량이 너무 많다, 어려워서 수준을 낮췄으면 좋겠다, 배웠던 건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 등) 했을 때 받아주고 공감해 주는 것도 필요하고, 힘들지만 끝까지 해볼 수 있게 도와주는 역할도 중요합니다. 힘든 것은 하지 않게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니까요. 작은 성공으로 자신감을 갖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죠.
부모가 학습을 함께 하면서 긍정적인 피드백만 해주기는 쉽지 않아요. 화가 올라올 때도 많고, "이것도 모르나" 실망스럽기도 하고요. 그래서 부모가 공부 습관을 형성할 수 있게 꾸준히 돕기는 각오를 하여도 대단한 인내가 필요해요. 기관을 보내는 가장 큰 이유이기도 해요. 자녀와의 갈등이 시작되고, 부모의 엄청난 에너지와 스트레스를 동반하니까요.
공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말합니다. "초등 공부가 전부다" "초등 습관이 끝까지 간다" 여기에 더하고 싶은 말은 " 공부 잘하는 아이의 부모는 다르다"입니다. 관심을 갖고 아이의 정서 상태를 파악하면서 길게 보고 꾸준히 조력하는 부모가 곁에 있습니다. 옆에 딱 붙어 일거수일투족 신경을 쓰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어릴 적부터 함께하다 혼자서 할 수 있는 힘을 서서히 키울 수 있게 돕습니다. 부모의 기분과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납득할 만한 기준이 있어서 지키도록 노력한다면 긍정적인 변화가 가능하게 됩니다. 마음은 있으나 상황이 어려운 경우라면 같은 교육 가치관을 갖고 있는 선생님과 협력하는 것도 좋겠습니다.
저학년 자녀!!
많이 조급하게도 지나친 여유로움으로 중요한 시기를 흘려보내지 않고, 배움의 즐거움과 공부 자신감을 갖도록 도와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