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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방구석 문화생활 Dec 02. 2021

[오아시스] 동정이 아닌 평범한 사랑

소수자에 대한 사회적 나인

OASIS

세상에서 가장 순수한 
사랑이야기 

\


사회는 유색인종, 여성, 동성애자, 장애인과 같은 소수자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듭니다. 그 고정관념에서 편견이 발생되는데 차별은 편견에 근거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대중낙인은 차별로 이어진다는 반면, 장애인 스스로는 자신이 무능한 존재이며 스스로에 대한 고정관념을 만들어 내는 등 자기낙인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낙인찍힌 소수자에 대한 영화를 보며 사회에서 그들이 받고 있는 편견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오아시스 (2002)

감독 : 이창동

장르: 드라마

국가 : 한국

관람등급 : 청소년 관람불가


 

종두(설경구)는 뺑소니 교통사고로 형을 살다가 교도소에서 막 출소했고, 그 사이 이사를 가버린 가족들을 겨우 찾아가지만 가족들은 귀찮은 내색을 숨기지 않습니다. 어느 날 별생각 없이 피해자의 가족을 찾아간 종두는 마침 다들 이사 가고 난 낡고 초라한 아파트 거실에 혼자 덩그러니 남겨진 장애인 여자와 눈이 마주칩니다. 알 수 없는 감정으로 종두는 또다시 그녀를 찾아가게 됩니다. 

종두는 공주가 혼자 있는 집에 방문한 후 성추행을 하고 맙니다. 어느 날 밤, 잘못 걸린 듯한 전화가 걸려옵니다. 전화 속 주인공은 공주(문소리)입니다. 


그 이후 종두는 공주 집에 방문해 빨래도 해주고, 노래도 불러주고, 머리를 감겨주는 등 지극정성으로 공주를 돌봅니다. 또  휠체어에 태워 외출해 자장면을 먹여줍니다.  


공주는 중증 뇌성마비 장애인입니다. 오빠 부부가 이사 가던 날, 비둘긴가 햇살인가 그 사이로 낯선 남자의 그림자가 보였다. 행동이 부자연스런 그녀가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방안에 걸린 오아시스 그림에 밤마다 어른거리는 그림자였습니다. 그것은 창밖 커다란 나무가 흔들리며 가로수에 비치는 것이지만 공주는 그림의 위치를 바꾸지도 나무를 어쩌지도 못합니다. 


어느 날 혼자 있는 공주의 아파트에 남자가 들어옵니다. 공주는 남자를 본 것부터 그 남자가 자기의 몸을 만진 것, 아프게 한 것까지 온통 난생처음이었습니다. 남자가 사라지고 난 후 공주는 오아시스 그림과 밤과 혼자라는 사실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워졌고, 공주는 힘겹게 몸을 움직여 전화번호를 눌러 종두에게 전화를 합니다. 



종두와 공주는 비로소 사랑이란 것을 알게 됩니다.  모든 사람이 싫어하는 남자인 종두와 세상으로부터 소외된 공주가 그려나가는 사랑이란 어설프기 짝이 없습니다. 전화 통화를 시작하고 종두의 형이 운영하는 카센터에서 데이트를 하기 시작하고 짜장면을 먹기도 하면서 둘은 서서히 감정을 교류해 나갑니다. 사랑 안에서 공주는 정상인으로 걷고 웃고 말하며, 사랑 안에서 종두는 사랑하는 한 여자를 가슴에 보듬는 듬직한 남자입니다. 둘은 오아시스 그림 앞에서 춤을 추고 사랑을 나누지만 운명은 때로 잔인하게 엇갈립니다. 

<오아시스>는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전과자 종두와 뇌성마비 장애인 공주의 사랑을 그린 멜로 영화로 배역을 맡은 설경구와 문소리의 연기가 빛을 발한 작품입니다. 


'오아시스'는 공주의 방 안에 걸려있는 초라한 매트 속 그림이며, 두 사람이 꿈꾸는 이상적인 세상을 상징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신을 강간하려고 했던 종두에게 호감을 느낀다는 설정을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는 강간하려 했던 남자밖에 사랑할 사람이 없는 철저하게 타자화된 장애인들을 대하는 우리나라의 현실을 비판하기 위해 감독이 의도한 불편함이라고 합니다. 




학교 교육을 통해 어렸을 때부터 장애인을 차별하지 말라는 교육을 받습니다. 그들도 우리와 동등한 주체로서 살아가는 사회 구성원이지만, 장애인을 바라보는 관점은 동정심이 주가 되고 있습니다. 미디어에서 ‘장애’, ‘장애인’을 소재로 한 작품들은 큰 주목을 받고 드라마와 영화에서는 꾸준히 장애인의 모습을 관객에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장애인' 당사자들의 입장은 무시한 채로 비장애인의 중심대로 장애인에 대한 차별적 시선에서 감동을 주기 위해 만들어지는 미디어 콘텐츠들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미디어에서 다르는 장애인은 단순히 슬픔을 자극하는 동정요소로 사용되고 연민의 눈빛에서 바라보는 사람들의 시선으로 인해, 장애인을 '항상 불쌍하고 불행한 존재'라고 낙인찍힙니다. 미디어 속 장애인을 다루는 방식이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아시스>는 불행한 존재라는 차별적인 시선에서 벗어나,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 이야기를 덤덤하게 표현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초반부를 보면 종두는 혼자 남겨진 공주를 추행합니다. 결국 그들은 사랑에 빠집니다. 종두는 범죄자이고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이기 때문에 저도 주인공 '종두'를 보면서 불쾌하단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두는 폭행과 강간 미수 전과가 있고, 반사회적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종두는 몸이 불편한 공주를 성추행하고, 자신의 성욕을 해소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했습니다. 범죄자와 사랑에 빠졌다는 스토리로 인해 범죄자를 미화했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 속에선 공주와 종두가 사랑하는 방식이 미화되어 표현되지 않았습니다. 이들은 다른 로맨스 영화에서처럼 선남선녀로 표현되지 않고 멋진 데이트 장면도 없습니다. 차가운 현실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으며 인정받지 못하는 사랑을 합니다.




종두는 공주를 ‘여자’로 인식했고, 꽃을 주는 등 공주에게 사랑을 표현했고, 공주는 자신을 강간하려던 종두에게 전화를 걸어 둘의 만남이 시작되었습니다. 공주는 정상적인 관계의 시작을 주도할 만큼 뚜렷한 인식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서로는 서로에게 반했다고 생각합니다. 종두는 공주에게 공주마마라고 부르며 장애라는 편견을 가지지 않고 평범하게 대합니다. 이렇게 시작된 둘의 사랑은 남들처럼 평범했지만 사람들의 차별로 인해 식당에서 거절당합니다. 가족의 차가운 시선 속에서도 둘은 행복한 시간을 보냈고 “같이 자자”, “여자가 같이 자자고 하는 게 무슨 소린지 몰라요?”라며 공주는 종두에게 성관계를 제안합니다. 그때 들이닥친 공주의 가족은 종두를 강간범으로 신고했고 종두는 아무런 해명도 하지 않았습니다. 공주는 뇌성마비에 걸려 말을 할 수 없어 종두의 가족도, 공주의 가족도 자세한 이야기를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그들에겐 종두는 가해자 공주는 피해자라는 낙인을 찍고, 종두가 경찰서에 왔다는 것. 종두는 항상 덜떨어지고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이번에도 종두의 잘못이라는 것, 공주가 낯선 남자와 있다는 것이라는 사실에만 집중했습니다. 공주에게 호감을 느낄 이성이 있을 리가 없으며 성욕이 돈이나 성욕이 목적이었을 것이라고 편견 지었습니다. 그들은 애초에 장애인으로서 공주의 사랑과 감정을 배제했습니다. 애초에 장애인이 사랑에 빠질 거라는 생각을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주를 성폭행 피해자라고 생각하며 불쌍해하고 동정합니다. 그들은 공주의 의사는 물어보지 않았으며, 공주의 욕망은 철저하게 배제합니다.




장애인은 연애와 성적 욕구에선 배척당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평등하게 바라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창동 감독의 <오아시스>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사랑 이야기를 담은 영화입니다. '사랑 이야기'이지만 마주하고 싶지 않았던 현실을 마주하게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어딘가에 존재하지만 드러내지 못하는 한 부분을 드러내었다고 생각합니다.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편견은 그들이 살아가는데 더 큰 장애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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