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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kyrunner Jun 19. 2022

슬럼프 글쓰기의 자기반성

브런치에 글을 발행하면서

브런치 작가가 된 후 그동안 적었던 글들을 다시 정리해서 올리기 시작했다.

나에겐 여전히 부족한 글솜씨로 맞춤법 검사와 서툰 교정을 거쳐 발행을 누른다.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에 적었다가 다시 교정하고, 프린트해서 읽어 보다가 교정하고, 브런치로 옮겨서 다시 교정하고, 발행하고 나서 또 교정하고, 발행 후 읽다 보니 어색한 문장 다시 교정하고, 끝없는 교정의 반복이지만 그래도 어설프기만 하다.


어디서 나의 글을 읽었는지, 얼마 지나지 않아 라이킷 했다는 알림이 온다.

(라이킷을 눌러 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마음을 전합니다.)

 'SNS처럼 들어가 모든 분들 라이킷을 눌러 드려야 하는 건가?' 고민이 되기도 한다. 그래도 몇몇 분의 브런치에 방문하여 글을 읽고 라이킷을 누른다. 역시 다들 나보다는 한 수 위 신듯하다. 다들 매끄럽게 문장이 이어지는 것 같고, 의미 전달도 잘 되는 것만 같다. (모든 분들의 브런치를 들어가서 글을 읽지 못해서 죄송한 말씀을 드립니다.)


또다시 내 글을 읽어 보니, 문맥이 뭔가 어색한 부분이 보인다. 수정한다.

아래아 한글에서도 맞춤법 검사를 했고, 브런치에서도 했다. 그래도 수정해야 할 부분이 또 보인다.

데스크톱에서 읽다가 스마트폰으로 읽어 보니 또 다른 느낌이고, 또 어색하게 이어진문장, 문맥들이 눈에 거슬린다.


다른 브런치 작가들은 쉽게 쉽게 잘 쓰는 것 같은데, 나의 글은 어딘가 부족하고, 어딘가 어색하고, 걸림돌에  자꾸만 걸리는 느낌이다. 어기적어기적...


아직까지 라이킷이 십여 개 밖에 되지 않지만, 그래도 나의 글을 읽어 보는 사람이 있다는 것에 힘을 얻어 또 써보자. 좀 더 잘 써보자라는 각오를 다지게 된다.


그런데 어떻게 적어야 할까? 일기 쓰듯이 나의 경험과 생활을 적는 것이 좋을까?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과 사건 사고들을 누가 궁금해나 할까?

누가 나의 사적 일기, 자서전을 읽고 싶어 할까? 내가 유명인사도 아닌데...

나의 생각을 그냥 적는 것은 나의 넋두리를 들어 달라는 것은 아닐까?


이런 생각들에 갈피를 잡을 수 없다. 너무 가볍게 경험을 토대로 적는 것은 글쓰기 또는 책 쓰기가 아닌 것 같고, 너무 폼 잡으며 이야기하는 것은 꼰대의 잔소리인 것만 같다. 나도 제대로 하지 못하면서 독자에게 강요하고 있지는 않은지 반성한다. 또 한편으로 내가 그렇게 했다고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해서 똑같은 결과가 나온다는 보장이 있나? 나의 경험이 정말 독자에게 도움이 되는 것일까? 내가 해서 성공했던 것들은 그냥 운이 좋았던 것은 아닌가? 나의 실패한 경험은 그냥 소소한 에피소드가 아닐까?

수많은 질문들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또다시 읽어보니, 나의 글투는 무언가를 가르치거나, 강요하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갑자기 글을 쓰는 것이 두려워진다.


너무 많이 멋져 보이게, 이쁘게 보이려 꾸미지 않았나? 너무 화려하지 않았나? 너무 비약하지 않았나?

너무 일반화하지는 않았나? 너무 서두르지는 않았나? 너무 많이 아는 척하지 않았나? 너무 아닌 척하지는 않았나? 너무 잘난 척하지는 않았나?

너무너무... OO하지는 않았나?


초보 작가이긴 하지만 언젠가는 나의 생각과 글들이 독자들에게 수월하게 전달되는 날이 오겠지?

어떻게 나의 생각과 감정, 경험을 솔직하고 담백하게 전달할 수 있을까?


거의 한 달 동안을 글을 적을 수가 없었다. 누군가 나의 글을 읽어주는 이가 있다는 것이 글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되면서도, 부담으로 느껴졌다. 그냥 아무 의식 없이 쓰던 글이 누군가 보고 있고, 읽고 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평가를 받게 될 거란 생각이 드니, 한 동안 정신을 놓아버린 사람처럼 멍하게 흘러 버린 것만 같다.


글쓰기도 습관이고, 글 쓰는 근육이라 했는 데...


나중에 이불 킥을 하더라도 시작했던 것들을 마무리해야 할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전면 재검토를 해야 할지...?


그래도 해보자, 어차피 해보고 후회하는 편이 낫다는 마인드를 가진 내가 아니던가...

가수 박진영의 비닐바지처럼 먼 훗날 두고두고 놀림감이 될 수도, 지워버릴 수 없게 영원히 떠돌게 될지 모르겠지만...

그동안 놓았던 정신줄을 다시 부여잡고, 다시 시작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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