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휴가를 냈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럴 수는 없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생기는 이 조바심.
무언가 해야 할 것만 같다. 마냥 시간을 흘려보내기에는 초조함이 생긴다.
남들은 다 열심히 달려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나만 뒤처지고 있는 것만 같다.
취미생활? 남들 다 하는 걸 해볼까? 아니다. 취미인데 내가 좋아하는 걸 해야지.
근데 내가 좋아하는 건 뭐지? 좋아하는 게 있긴 한가?
여행? 어디로 가야 하지? 가면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나?
일? 아무것도 하기 싫어서 휴가를 냈는데 일단 불안하니까 다시 일로 돌아갈까?
나는 무엇을 하기 위해 휴가를 냈단 말인가?
나란 존재 모순 그 자체!
휴가는 알찼으면 좋겠다.
아니 근데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은 걸 어쩌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