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개발 리더에 따라 게임성이 좌우된다.

망하는 게임을 논하다.

by 정원철

게임 개발 리더들은 누구나 게임 개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다양한 게임을 즐기면서 본인도 모르게 게임 성향이 완성되어간다. 그리고 이러한 성향을 바탕으로 게임을 개발하고, 신입 개발자에서 개발 리더가 될 때까지 개발 성향은 지속적으로 수정되고 발전되어 간다.



게임 개발 PM이나 PD 중 PD(Project Director)에 대한 이야기...


PD의 게임 성향에 따라 개발하는 게임의 스타일이 달라진다. 만약, 당신이 개발을 디렉팅 하는 PD 역할이라면, 지금 개발하는 게임이 자신의 성향과 비슷한지 한번 비교해보면 좋을 것 같다.

또한, 개발자라면 현 개발 프로젝트의 게임성과 리더의 성향을 비교해본다면 더욱 흥미로울 수 있다.


경험상 PD의 성향은 크게 두 가지 관점으로 나눌 수 있다. 바로 커뮤니티 형과 콘솔 형 리더다.

일단 아래의 표는 각 성향의 특징을 나타낸다.


커뮤니티 형은 예전 PC 통신(하이텔 나우누리, 천리안 등)을 주로 접해 본 개발자들의 유형으로 PC 통신의 감성을 가진 리더다.


그 시절 PC 통신에서는 채팅과 단순한 텍스트로 플레이하는 머드 게임이 존재했었다.

이들은 별다른 그래픽이 없어도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만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단순한 채팅에서 머드 게임으로 발전하기까지, 그 중간 단계에 ORPG(On-Line RPG)와 TRPG(Table Talk RPG- 대표적 D&D, 소드 월드)가 있었다. 하지만 ORPG의 경우 제한된 사람들만 만나서 즐겨야 하는 단점이 있었고, TRPG처럼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어려웠어서, 유저 간의 지속적인 상호 작용이 이루어지기에는 부족했다. 이에 따라 텍스트를 이용해서 DM(던전마스터- TRPG의 진행자 같은 사람)의 역할을 시스템에 넣는 기술을 만들기 시작했고, 여러 유저가 정해진 시스템 안에서 플레이를 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이 머드 게임(MUD)이다. 이 머드 게임은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그래픽이 추가된 머그(MUG) 게임 그리고 MMORPG로 발전하게 된다. 따라서 커뮤니티 형 리더의 경우, 게임 자체의 몰입성은 다른 유저와의 상호 작용을 통해서 얻을 수 있다고 판단하고, 이러한 성향을 게임에 녹여 개발한다. 대체로 1세대 개발자들에게 많이 보이는 개발 성향.


콘솔 형은 게임을 온라인이 아닌 콘솔 게임의 감성을 가진 사람들을 말한다. 어린 시절에는 게임기 하나를 가진 자체가 친구들에게 선망의 대상이었던 적도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콘솔 게임을 위주로 플레이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게임의 재미와 영감을 얻게 된 리더이다.


게임의 특징은 하나의 목적을 갖고 그것을 풀어나가기까지 일련의 활동에 초점을 맞추어 게임을 진행하게 된다. 또한, 주로 혼자 게임을 하거나 혹은 소수 그룹(약 4명 정도)이 플레이를 하게 된다.


따라서 PC 통신처럼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 작용보다는 게임 자체의 스토리, 콘텐츠, 또는 완성도에 더욱 큰 의미를 부여하고 혼자 또는 소수의 게이머가 재미를 느끼는 개발 성향을 갖게 된다. 세대를 구분하기는 좀 그렇지만 주로 1.5세대 정도의 게임 개발자에게 많이 보이는 개발 성향이다.


위의 두 가지 성향의 리더가 어떤 것이 좋고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다. 각 성향은 장단점이 있고 개발자들은 그 시대의 트렌드와 기술에 맞게 적합한 게임을 개발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중요한 점은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 예를 들어 커뮤니티 성향이 너무 강해 그 외에 부분은 상관없다고 보는 경우가 있다. 커뮤니티 성 게임은 어느 정도 사람이 모이고 그룹이 형성되면 자체적으로 커뮤니티를 이끌고 나가기 때문에 개발자로서는 그 외에 콘텐츠나 기타 업데이트 사항에 대한 압박이 적을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게이머를 어떻게 모으느냐는 것이다. 처음 유저 접근 시 시나리오나 게이머를 끌리게 할 수 있는 요소가 없으면, 커뮤니티를 즐길만한 베이스를 갖지 못하게 된다.


반면에 콘솔 형 성향만 너무 강한 개발자의 경우, 시나리오와 콘텐츠에만 집중하고, 혼자 하는 게임을 만들어버린다. 온라인 게임의 경우 유저 상호 작용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간과하고 솔로 플레이만을 강조하게 되는 것.


게이머는 콘텐츠가 떨어지면 게임을 떠나게 된다. 이렇듯 너무 한쪽으로 치우친 개발 성향은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


따라서 PD는 내가 가진 성향이 아니더라도 다른 게임 성향에 장점이 있다면, 이를 차용할 수 있어야 한다.


내가 경험한 예전 사례를 보면, 개발하고 있던 신규 프로젝트에는 팀전이 없고 개인전만 있었다. 해당 개발팀의 기획팀장은 게임 방식이 개인전에 특화되어 있으므로 팀 전을 넣지 않아도 충분히 유저들이 게임에 대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커뮤니티가 꼭 중요한 요소를 차지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게임 개발 프로젝트의 개발 성과를 본 유관부서들은 커뮤니티 성이 너무 약하기 때문에 차후 게이머를 게임 내 몰입을 지속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봤고, 이에 유관부서는 팀전은 꼭 필요하다는 주장을 역설했다.


극단적으로 혼자 플레이를 즐김으로써 다른 사람과의 상호 작용을 넘어서, 친구까지도 함께할 수 있는 무엇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유관부서는 이를 팀전으로 보완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결론적으로 해당 팀의 PD는 이를 끝까지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나의 예를 든 것이지만, 이렇듯 한 가지 쪽에 편향되어 게임을 개발하게 될 때 특정 마니아층만 공략하는 게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PD는 자기의 논리를 확실하게 다른 사람에게 관철시키기 위해 노력한다. 이는 자신의 개발 철학을 다른 사람들도 받아들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물론 PD라면 이러한 고집은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갈대처럼 다른 사람의 말에 이리저리 움직이는 것은 게임 자체를 산으로 가게 하고, 결과적으로 게임 개발 프로젝트가 실패할 수도 있는 최악의 사태도 벌어진다.


자신만의 논리를 펼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의 논리도 경청할 수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자신의 개발 성향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한쪽으로 편향적 주장은 자칫 게임을 망하게 할 수 있다. 재미 포인트를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하자.


결론은 게임 개발사 차원에서도 열린 개발 문화를 통해 대안 있는 토론문화를 만들고 지지가 필요하다.


게임성향.jpg 게임성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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