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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외노자 A Feb 18. 2022

한국 대학생이 런던에서 MBB 컨설팅 오퍼를 받기까지

서울과 런던에서 오퍼를 받다

오늘은 나의 커리어에 대한 이야기이다.


요즘 주변에서 경영 컨설팅(management consulting)에 관심을 갖는 친구들이 점점 생겨나면서 아무래도 같은 고민을 하시는 분들이 많겠다 싶어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왜 컨설팅에 지원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오퍼까지 받게되었는지 설명해보고자 한다.


나의 이력

한국에서 경영대학을 졸업 후 런던에서 애널리틱스 석사를 졸업했다.

다수의 작은 스타트업 창립/운영 경험을 갖고 있다.



현재 나의 상태

나는 현재에는 런던의 MBB사 입사를 앞두고 최근 다니던 영국발 유수 컨설팅펌을 관두게 되었다.

따라서 요즘 시간이 넘쳐나기 때문에.. 컨설팅 회사를 준비하는 주변 친구들의 상담을 도와주고 있다.



왜 컨설팅?

나는 학부생때부터 스타트업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실제로 약 1년간 근무하기도 했다. 아직도 창립멤버로 한국 스타트업 팀에서 파트타임으로 일하고 있지만 컨설팅에서 근무하기로/지원하기로 마음을 먹은 가장 큰 계기는 컨설팅에서만 얻을 수 있는 1) learning point, 2) network, 3) exit opportunity 때문이었다.


1) Learning point

스타트업을 운영하면서 느낀 것이지만... 아무런 직장(professional) 경험 없이 스타트업을 운영하기에는 내 스스로 미숙한 부분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마인드셋, 의사소통 스킬, analytical skill 등에서 스스로 부족한 점이 많다고 느꼈고 컨설팅 회사를 다니면 business 전문가들로부터 계속적으로 이러한 부분들을 배울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이 굉장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2) Network

나름 한국에서 내로라하는 대학을 다니면서 느낀 장점은 수업과 교수님이 다른 대학에 비해 특출나게 뛰어나다기 보단 그 대학을 다니는 학생들의 수준에 있다고 느꼈다.


여기서 수준이라 함은 해당 학생들이 더 지적으로 뛰어나다기 보단 미래에 대한 열정과 노력, 그것이 굉장히 크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옆에 있는 나까지도 더 열심히 하게되는 ripple effect를 의미한다.


이러한 효과는 좋은 직장에서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믿었고 실제로도 그러했다.


3) Exit opportunity

컨설팅 회사의 또 다른 장점은 Exit opportunity가 굉장히 넓고 좋다는 점이다. 런던에서 흔한 컨설팅 사의 exit 방향은


(1) Corporate strategy

- 많은 컨설턴트들이 유수 기업/유니콘 스타트업의 전략 부문 매니저/시니어로 넘어간다.

- 산업군같은 경우 본인이 관심있는 곳으로 잘 넘어갈 수 있는 편 (뷰티, 로지스틱스, 게이밍.. 등)


(2) Private Equity (사모펀드)

- 많은 컨설턴트들이 꿈꾸는 exit

- 런던의 경우 사모펀드는 보통 IB (Investment Banking) 출신들을 가장 많이 채용하지만 컨설턴트 수요 역시 존재하기에 많은 컨설턴트들이 사모펀드로의 진출을 목표로 한다.


(3) Startup

한국의 경우 Startup 회사의 C level position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CSO/CFO/CMO 등등)


유명 컨설팅 사의 경우 컨설팅 사에서 재직한 것만으로도 투자를 받는 데에 유리한 부분이 있기에 다수 스타트업 팀들이 컨설턴트들을 C level로 채용해가려고 한다. 또한 본인들이 직접 창업을 하는 경우도 많다.


(4) Others

그 외에도 본인의 원래 전공 / 펌 내에서 본인이 특화했던 분야 (data analytics, finance, consumer goods) 등등 으로도 exit opportunity가 굉장히 다양한 편이다.



MBB 오퍼

나는 소위 MBB라고 불리우는 경영컨설팅펌 McKinsey, BCG, Bain & Co. 중 두 곳 (서울, 런던 오피스)으로부터 작년과 올해 오퍼를 받았다.


컨설팅 펌 중 가장 최상위 티어로 알려져있는 위의 3사는 모든 컨설팅 지망생들이 열망하는 꿈의 회사들이다.


나는 운이 좋게도 그리  시간의 준비기간을 거치지 않고 시험 삼아 지원해본 MBB    (서울 오피스)으로부터 작년 경 오퍼를 받았었지만 다시 런던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생각이  결국 이를 거절하고 영국의  컨설팅 회사의 오퍼를 받아 analytics 분야에서 일하고 있었다.


하지만 사람 욕심이 참 요상한 것이 막상 MBB 오퍼를 거절하고 오니 계속해서 그 떡이 커보이는 것이다.


아는 사람을 알겠지만 국내 MBB 컨설팅사 연봉은 한국에서는 문과생으로서 받을 수 있는 연봉 중에 최상위라고 보면 된다.


웃기게도 영국은 컨설팅 연봉이 런던의 living cost에 비하여 그렇게 높지는 않은 편이라 (런던은 금융의 중심지인 만큼 금융계열 연봉이 컨설팅보다 훨씬 높은 편이다..) 한국에서 편하게 살 수 있는 인생을 마다하고 온 것 같아 조금은 아쉬운 생각이 마음 한켠에 늘 자리하고 있었다.


(절대적으로 비교하면 런던 연봉이 더 높긴 하지만 런던 월세 및 생활비를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한국 컨설팅 연봉이 굉장히 높은 편이다.)


또한 스타트업에 관심이 있었던 만큼 전략 부문에 대한 열망이 매우 컸고 따라서 런던에서 다시 한번 작년 말즈음 MBB 런던 오피스들에 이력서를 넣어보았다.


내 인생에서 한번도 면접 단계에서는 떨어져 본적은 없다는 경험 및 자신감 때문에 '면접 오퍼만 받자.. 면접 오퍼만 받자..' 생각을 하였고 결국 MBB사 중 한 곳이 나에게 면접 기회를 주었다.


작년 서울 오피스 면접도 어렵긴 했지만 이번 런던 오피스 면접은 정말 난이도가 극악이었다.


총 세시간의 면접 막바지에는 실소가 나올 정도로 거의 포기단계에 이르렀고 면접이 끝나고는 그냥 '망했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뭐..지금 다니는 회사도 좋다라는 자기위로를 하고 있을 때 즈음


면접관 (파트너)에게 전화가 왔고 극악의 음질 사이로 축하한다는 말이 들렸다. 정말 믿을 수 없었다.



간략한 컨설팅 지원 준비 과정

컨설팅 펌에 지원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가장 큰 고민은 바로 '어떻게?'일 것이다.


사실 나 역시 처음 컨설팅 면접을 준비할 때는 막막하기 그지 없었다.


해당 포스트에서는 컨설팅 지원 과정의 첫 단추인 Resume와 Case interview에 대해 조금 공유해보고자 한다.


0) Resume (CV)

인터뷰에 대한 내용을 다루기 앞서 우선 CV는 서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본인의 경우 CV는 몇개월에 걸쳐서 수정과정을 거칠 정도로 서류 합격을 판가름 짓는 가장 중요한 서류라고 할 수 있다.


사실 Cover letter 같은 경우 본인은 제출하지도 않았다. 서울오피스의 경우 MBB사 중 한 군데 지원하였는데 CV만 내고도 최종 합격했다. (물론 회사 측에서 Cover letter 필수 제출이라고 표기할 경우 당연히 제출해야 함)


CV의 경우 적어도 일주일은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 그리고 주변인들에게 자신의 CV를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는 것 역시 아주 중요하다.


CV의 경우

- Education

- Professional experience

- Additional information


이렇게 총 세가지 section으로 분리하여 쓰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한 CV 작성 시 C.A.R. framework를 따르는 것이 좋은데 즉 Challenge, Action, and Result이다.

내가 '무엇을' ''했고 그에 대한 어떤 '결과'를 불러왔는가를 빠뜨리지 말아야 한다.


1) Case interview

서류 단계 다음은 보통 Case interview이다.


Case interview는 컨설팅 면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보면 된다.

이를 효율적으로 준비할 수 있는 몇 가지 팁을 정리해보자면...


(1) 개념서 

내가 도움을 받은 케이스 인터뷰 개념서는 Case in point와 컨설팅의 전설이라고 불리는 Victor Cheng의 Case interview secrets이다.


두 책 모두 전부를 읽을 필요는 없다.


이 두 책은 케이스 인터뷰 개념서로서 고등학교 시절 수학책 본책/익힘책 나뉘어있듯이 익힘책을 풀다 개념이 기억이 안나면 본책을 참고하듯 케이스 인터뷰 준비 과정에서 수학책 본책마냥 활용하면 된다.


그리고 케이스 인터뷰를 아예 처음 접근하는 사람이라면 책을 한번 슥삭 읽어보는 것 역시 도움이 된다. 이 책을 외우라기 보단 '케이스 인터뷰가 무엇인가?'라는 개념을 정리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한 번 읽어놓고 케이스 인터뷰 준비할 때 다시 궁금한 부분만 펼쳐보면 된다.


(2) 케이스 스터디

많은 컨설팅 지원자들은 서로서로 힘을 모아 케이스 인터뷰 준비를 같이 하곤 한다.


나 역시 내가 졸업한 대학교 커뮤니티에서 직접 스터디원들을 모아 일주일에 1-2번 정도 스터디를 리드하였으며 과정은 아래와 같이 진행하였다.


    1. 해당 주차에 집중 분석하고자 하는 주제 선정

        - 케이스 인터뷰에 자주 등장하는 주제

            1. Profitability

            2. Market Entry

            3. New product

            4. M&A

            5. PE

            6. Growth strategy

            7. Revenue growth

            8. Reducing costs


    2. 주제에 대한 Structure (framework) 조사 및 고민

- 해당 주차에 선정된 주제 case가 출제되었을 때 어떤 Framework를 공통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지 조사하여 팀원들과 공유하고 서로에게서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것들을 배워가기

- 해당 주제의 case를 서로에게 내주고 feedback 주고 받기 (문제마다 걸리는 시간 초시계로 기록하면 좋으며 framework는 2-3분 정도 걸리는 것이 이상적)


    3. 복기

케이스에서 출제되었던 문제들을 스스로 노트정리하고 내가 놓친 부분들, 더하였으면 좋았을 부분들을 복기하는 과정은 필수적이다.


케이스를 한번했다고 해서 그 내용들이 다 내 뇌 속에 박히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갖고 있지 않은 만큼 복기하고 반복해야 한다.


하루 지나고 복기하고 일주일 지나고 복기하고 면접 직전 또 복기하고... 반복 과정이 필요하다.



(3)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갖기

필자가 생각했을 때 많은 사람이 실패하는 이유 중 하나는 케이스 그룹 스터디에 너무 몰두하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하면서 서로 문제 주고 받고 하는 과정은 솔직히 말하면 혼자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것보다는 즐거운 과정이다.


하지만 우리가 수능 공부할 때 항상 그룹 스터디만 하는가?


스터디는 실전 연습 즉 모의고사일 뿐 혼자서 머리 싸매고 고민하고 생각해보고 연습하는 과정은 필수 선행 과정이다.


스터디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감각을 유지하기 위해 진행하되 그 외의 시간은 혼자서 케이스를 가지고 이 문제에는 어떤 요소가 가장 중요할 지 써내려 가며 고민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냥 햄스터가 열심히 챗바퀴 도는 것 마냥 발전없이 같은 자리를 맴돌게 된다.




글이 생각보다 많이 길어졌다.


차후에 수요가 있을 경우 2) Fit interview로 이어지는 내용을 조금 더 준비해 오겠다.


하여튼.. 컨설팅은 오퍼가 끝이 아니라 입사를 하고나면 더 큰 지옥이 펼쳐진다.

아쉽게도(?) 런던은 서울에 비해서 워라밸이 좋은 편이지만 (대략 평균 9 - 10pm 경 퇴근) 서울 오피스 같은 경우 기본 12 - 2am 퇴근이라고 보면 된다.


워라밸에 딱히 관심없는 사람들, 야망이 큰 사람들에게 컨설팅을 추천하고 싶다.


그럼 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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