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알못의
Google UX Design 코스 도전기

화면을 넘어서, 경험의 구조를 설계하기 시작한 순간

by 미몽
프롤로그


저는 디자인을 모르는 사람, 즉 '디알못'입니다. 컴알못, 갬알못...모르는 것 투성이입니다. 그럼에도 엉금엉금 기어가는 심정으로 하나씩 코스를 듣고 혼자서 공부 중입니다. 돈 드는건 싫고 외국 나가기도 싫고, 그냥 방에 콕 박혀서 혼자 끙끙...못해도 뭐라하는 사람없는 혼자서 공부하는 AI부터 시작해서 이제는 혼자서 UX디자인까지 왔습니다.


직전에 시작한 Meta에서 프론트엔드를 배우며 화면을 만들기 시작했을 때, 처음에는 그것으로 충분한 줄 알았습니다. HTML로 구조를 세우고, CSS로 스타일을 입히고, JavaScript로 동작을 구현하는 과정은 눈에 보이는 결과가 있어서 분명한 성취감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설명하기 어려운 답답함이 생겼습니다.


“이건 왜 이렇게 만들어졌을까?”

“사용자는 이걸 어떻게 느낄까?”


코드는 짤 수 있었지만, 그 코드가 사람에게 어떤 경험을 만드는지는 아직 잘 몰랐습니다. 그 질문이 저를 Coursera의 Google UX Design Certificate로 이끌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보완 학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 선택은 생각보다 훨씬 더 깊은 곳까지 저를 데려갔습니다.


1. 이 강의는 무엇을 가르치는가


8개 강좌로 구성된 체계적 커리큘럼


Google UX Design Professional Certificate는 Coursera에서 제공하는 8개 강좌의 시리즈로, UX 디자이너로서 필요한 전 과정을 단계적으로 다룹니다. 단순히 도구 사용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UX 디자인이라는 직업의 사고방식과 업무 흐름 전체를 구조적으로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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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좌를 나열하고 보면 정석적인 UX 커리큘럼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실제로 들어보면, 단순히 지식을 쌓는 과정이 아니라 질문하는 방식이 바뀌는 과정이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2. UX 디자인이란 무엇인가


'예쁜 화면'이 아니라 '보이지 않는 구조'를 설계하는 일


이 강의를 듣기 전, 저는 UX 디자인을 Figma로 아름다운 화면을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Figma는 제가 진심으로 좋아하는 도구입니다. 화면을 그리는 과정은 명확하고, 결과는 눈에 보이며, 빠르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이렇게 생각했습니다. 'UX도 결국 디자인 아닌가?' 그런데 강의를 들으면서 그 생각은 조금씩 무너졌습니다.

Figma로 만드는 것은 결과물일 뿐입니다. UX 디자인의 핵심은 그 이전 단계, 즉 보이지 않는 구조를 설계하는 데에 있습니다.


Figma에서 고품질 프로토타입을 만들기 전에, UX 디자이너는 다음의 과정을 먼저 거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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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과정을 이해하고 나서야 비로소 Figma가 제 역할을 갖게 됩니다. Figma는 이 모든 사전 작업이 끝난 뒤, 검증된 설계를 시각적으로 완성하는 도구입니다. 프론트엔드 개발이 코드로 구조와 동작을 구현한다면, UX 디자인은 그 구조가 만들어지기 전에 사용자 경험의 흐름 자체를 설계합니다. 두 분야는 결국 같은 방향을 향하고 있었습니다.


3. 이 강의가 가르치는 것들


기술보다 먼저, 직업에 대한 이해


이 강의가 특별한 이유 중 하나는 지나치게 이상적이지 않다는 점입니다. UX 디자이너가 실제 조직에서 어떻게 일하는지, 조직의 성격에 따라 역할이 어떻게 달라지는지를 과장 없이 담담하게 전달합니다.


대기업에서는 UX 리서처, 인터랙션 디자이너, 비주얼 디자이너가 역할을 나누어 협업하는 반면, 스타트업에서는 한 사람이 사용자 인터뷰부터 프로토타입 제작까지 모두 담당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프리랜서라면 기획, 리서치, 디자인, 발표까지 전 과정을 혼자 수행해야 합니다. 이 현실적인 그림이 저로 하여금 '이 직업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4. 포트폴리오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습니다


'결과물 모음'에서 '사고의 기록'으로


이 강의를 듣기 전까지 저는 포트폴리오를 잘 만든 결과물의 모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완성된 화면이 많을수록, 시각적으로 아름다울수록 좋은 포트폴리오라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 강의는 전혀 다른 관점을 제시합니다.

UX 포트폴리오는 '무엇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생각했는가'를 보여주는 문서입니다. 채용 담당자는 완성된 화면보다 문제를 어떻게 정의하고, 어떤 방식으로 해결에 접근했는지의 과정을 더 주의 깊게 살펴봅니다.

실제로 훌륭한 UX 포트폴리오는 다음의 흐름을 케이스 스터디 형식으로 담아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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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ma로 만든 아름다운 화면은 이 케이스 스터디의 마지막 한 페이지를 차지할 뿐입니다. 이 관점의 전환은 앞으로 어떻게 학습을 기록하고 프로젝트를 구성해야 하는지를 근본적으로 바꾸어 놓았습니다.


5. 프론트엔드와 UX 디자인의 관계


코드와 흐름, 두 개의 언어로 생각하기


프론트엔드 개발을 먼저 공부하고 UX를 배운 것은, 돌아보면 꽤 자연스러운 순서였습니다. 프론트엔드는 HTML, CSS, JavaScript를 사용해 화면의 구조(structure), 스타일(presentation), 동작(behavior)을 코드로 구현합니다. 반면 UX 디자인은 그 화면이 존재하기 전에, 사용자가 어떤 흐름으로 시스템을 탐색하고 목표를 달성하는지를 설계합니다.


두 분야를 함께 이해하면 서로의 제약과 가능성을 더 잘 알게 됩니다. 예를 들어, UX 디자이너가 설계한 복잡한 인터랙션이 프론트엔드 구현 측면에서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코드의 구조를 이해하기 때문에 더 구현 친화적인 디자인을 설계할 수 있습니다.


코드는 화면을 구현하고, UX는 경험을 설계합니다. 두 언어를 모두 이해하는 사람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풀스택 개발자가 프론트엔드(클라이언트)와 백엔드(서버) 모두를 다룰 수 있는 것처럼, UX 설계에 대한 이해를 가진 프론트엔드 개발자는 기술적 구현과 사용자 경험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이 강의가 제게 그 가능성을 처음으로 구체적으로 보여주었습니다.


6. 이 강의를 통해 생긴 변화


기술을 배우다가,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히 기술을 하나 더 배우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조금 다릅니다.


화면보다 흐름을 먼저 보게 되었고, 디자인보다 그 배경의 이유를 먼저 찾게 되었으며, 결과물보다 그것이 만들어진 과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당연하게 사용하던 앱의 화면이 낯설게 보이기 시작했고, '왜 이 버튼은 여기에 있을까', '왜 이 흐름은 이렇게 설계되었을까'라는 질문이 자연스럽게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이 강의는 화려하지 않습니다. 빠르게 무언가를 만들어 주지도 않습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습니다.


이 과정은 '디자인을 배우는 시간'이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을 바꾸는 시간'이었습니다.



에필로그 — 아직 진행 중인 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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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강의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코스별로 수료증을 주기 때문에 이 과정이 끝날쯤에는 영어로 쓰여진 UX디자인 수료증이 한가득이 될 것입니다. 하지만 지금은 자격증이나 수료증이 중요한 시대는 아닙니다. 그 때문에 이 코스에서 계속 개념을 잡아주고 용어를 알려주고 현장의 모습을 가르쳐주려 하는 것입니다.


이 강의는 '완성된 답'을 주지 않습니다. 대신, 스스로 올바른 질문을 할 수 있는 틀을 만들어 줍니다. UX 디자인에 관심이 있는 분이라면, 혹은 이미 프론트엔드나 백엔드를 공부하고 있는 분이라면, 이 강의가 그 경험을 전혀 다른 각도에서 다시 바라보게 해 줄 것입니다.


화면 너머에는 언제나 생각이 있습니다. 그 생각의 구조를 배우는 일, 그것이 UX 디자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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