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학부모가 된다는 것
부모와 학부모 사이, 이상과 현실 사이.
매일 우리는 그 줄타기 위에 서 있다.
부모와 학부모 사이에서 흔들리는 마음,
누구도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우리는 매일 아이 곁에서 고민하고 성장한다.
부모는 멀리 보라 하고, 학부모는 앞만 보라 한다.
부모는 함께 가라 하고, 학부모는 앞서가라 한다.
부모는 꿈을 꾸라 하지만, 학부모는 꿈꿀 시간조차 주지 않는다
나는 부모일까, 학부모일까?
학부모는 단순히 학생의 부모라는 뜻이지만, 우리 사회에서 학부모는 그 이상의 의미를 짊어진다.
아이의 성적, 친구 관계, 학교 평가…
학부모가 되는 순간, 우리는 보이지 않는 짐을 짊어지고 아이와 함께 무대 위에 선다.
대한민국의 교육 현실 속에서, 아이도 부모도 힘들다.
그럼에도 우리는 멈추지 못한다.
그 무게를 내려놓고, 처음 아이를 품에 안았던 순간의 마음으로 돌아가 서로를 바라봐야 한다.
존재만으로도 힘이 되는 사이가 되는 것이다.
물론 학부모로 살아간다는 것은
좋은 부모라는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는 일이기도 하다.
아이가 처음 걸음마를 시작할 때 기다려줬던 마음으로,
이제 교육이라는 자리에서도 함께 서야 하지 않을까?
부모와 학부모 사이, 이상과 현실 사이를 오가는 우리 마음을 이해하는 것.
그 작은 깨달음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힘이 되는 첫걸음이다.
�작은 episode
초등학교 교사인 나는, 아이가 초등학생일 때까진 학부모로서 크게 힘들지 않았다.
나름의 교육 철학이 있었고, 그 철학에 맞춰 아이와 함께 살아왔다.
그런데 현실은 생각보다 복잡했다.
아이가 성장하니 아이의 생각도 무시할 수 없었다.
5학년이 끝나고 6학년이 될 무렵, 아이가 심각하게 말했다.
“엄마, 나도 학원 다니고 싶어.”
그 학원은 아이들 사이에서 소위 ‘공부를 많이 시키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나는 아이에게 물었다.
“거기가 어떤 곳인지 알고 가고 싶은 거야?”
아이는 망설임도 없이
“나도 친구들처럼 학원을 다녀야 할 것 같아. 그리고 이제는 공부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그 학원은 학부모가 함께 가지 않으면 입학시험조차 볼 수 없다고 했다.
아이는 말했다.
“한 번만 같이 가줘.”
결국 나는 그 청을 받아들였다.
입학시험 날, 원장은 나를 위아래로 훑으며 물었다.
“어머니, 아이가 학원을 다닌 적이 없다고요? 학교에서는 성적이 어느 정도인가요?
일단 시험 결과 보고 이야기하죠.”
잠시 후, 결과가 나오자 원장의 태도는 순식간에 달라졌다.
혼자 공부해 온 아이의 실력이 최상위권 반에도 충분하다는 말이 이어졌다.
“자기주도 학습이 잘 되어 있네요. 저희가 더 잘 가르쳐보겠습니다.”
그날 이후, 첫째 아이는 소위 ‘사교육 시장’에 발을 들였다.
그리고 나는 그때 처음 깨달았다.
교사로서의 나와 학부모로서의 나는 같은 마음에서 출발했지만, 서로 다른 길을 걸었다.
한쪽에서는 아이를 가르치며 세상을 배우고, 다른 한쪽에서는 아이와 함께 세상을 견디며 배운다.
그 길들이 다시 만날 때, 나는 비로소 ‘이해하는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미션 실행 후 소감은 서로에게 작은 응원이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