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회복시킨 관계, 나를 흔든 관계에 대하여
프롤로그
"나는 상담에 구원받았고, 상담에 중독되었다."
처음부터 상담이 따뜻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두 번의 만남은 나를 더 아프게 했다. 상담이라는 이름의 방 안에서 상처는 외면당했고, 말은 흩어졌다. 그곳은 나를 품어주기보다 되려 밀어내는 곳처럼 느껴졌다. 그때의 나는 생각했다.
‘상담이란 게 결국 믿을 게 못 되나.’
그런데 세 번째 만남에서, 나는 다른 얼굴을 마주했다. 그 선생님은 서둘러 판단하지 않았고, 내 말이 멈추어도 기다려주었다. 눈을 피하지 않았지만, 다그치지도 않았다. 나는 그제야 알았다. 상담이 반드시 따뜻하지는 않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 만남은 분명히 사람을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그 순간부터 나는 상담에 기대어 살아가기 시작했다. 상담은 내게 구원이었고, 동시에 중독이 되었다. 일주일에 한 번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다시 그 순간을 기다리며 하루를 버텼다. 상담실이 없으면 나는 무너질 것 같았고, 상담이 끝나면 세상이 공허하게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다. 위로는 의존이 되었고, 안식은 불안의 그림자를 낳았다. 나는 상담을 사랑했지만, 동시에 두려워했다. 구원은 그렇게 중독의 형태로 내게 찾아왔다. 그 사람의 말 한마디에 하루가 무너지고, 그의 표정 하나에 다시 살아났다. 이 감정이 무엇인지 알기까지, 나는 나를 잃었다가, 되찾기를 반복했다.
이 글은 그 시간들에 대한 고백이다. 상담이 내게 어떤 의미였는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떻게 무너지고, 다시 일어섰는지에 대한 기록이다. 누군가의 상담을 받던 내가, 이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여정이기도 하다.
나는 상담에 구원받았고, 상담에 중독되었다.
그 두 감정의 사이에서, 나는 여전히 누군가를 이해하려 애쓰며 살아간다. 그리고 그 애씀이야말로, 나를 다시 살게 한 가장 인간적인 회복의 과정이었다. 이 글은 그 역설의 기록이다. 상처를 주던 상담에서 벗어나, 상처를 껴안아준 상담을 만나기까지. 그리고 그 안에서 어떻게 살아남고, 어떻게 다시 걸어 나올 수 있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