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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Ryan Kim Mar 11. 2022

01.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가끔은 세상 편하게 글을 쓰고 싶다. 



대략 10년정도 되는 것 같다. 


우연히 온라인 바이럴 광고 대행사에서 근무하게 되면서 블로그를 접하게 되었고, 그때 부터 지금까지 블로그에 글을 꾸준하게 써온 것 같다.


그때 당시에 블로그에 쓴 글을 네이버에 노출 시키는 것은 어려운일이 아니었다. 그냥 로직만 이해하고 있으면 됬고, 그 로직 자체도 굉장히 단순무식 했으니까.



세월이 흘러 지금은 네이버의 검색 로직도 고도화 되었고, 이제 단순한 로직으로 네이버에 글을 띄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고, 그 어떤 글을 써도 네이버에 검색이 반영 되는 블로그와 그 어떤 명품 글을 쓰더라도 네이버가 철저하게 무시하는 블로그 두 종류가 있을 뿐이다.


그리고 정확히 일주일이 되었다. 내가 몇번째로 가졌을지 기억도 나지 않는, 그 어떤 글을 써도 네이버 노출을 자신 할 수 있었던 최적화 블로그가 저품질 블로그가 된 것이.



업무 특성 상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은 최적화 블로그를 키워 보기도 했고, 그 수만큼 최적화 블로그를 저품질 블로그로 만들어 버린 경력을 가지고 있다. 최적화 블로그를(정확히는 블로그의 형제 같은 '포스트') 운영한다면, 초반에는 누구나 언젠가 올지 모를 '저품질' 을 두려워 하는 마음을 가지고 조심스럽게, 그리고 정성스럽게 포스팅 한다. 하지만 시간이 어느정도 흐르고 나면, '뭐 저품질이 오겠어?' 라는 생각을 자신도 모르게 갖게 되고, 더이상 포스팅에 '정성' 이 들어가지 않게 된다. 그리고 그러한 시간이 반복 되다 보면 '저품질' 은 반드시 온다. 그저 언제 오느냐의 시간 문제일 뿐.


비록 저품질 블로그가 되었지만, 여전히 해당 블로그에 글을 쓰고 있다. 이제 당연하게 노출되던 영광의 시간은 끝났다. '노출이 반복되면 권리인줄 안다.' 고 해야 할까? 어쩌면 너무 당연하게 생각한 검색 노출로 인해 정성스러운 글을 쓰는 비중을 낮춰버린, 초심을 잃어버린 내 잘못이 8할 이상은 된다고 보기 때문에 그 누구도 탓하고 싶지는 않다. 대신 이제 아무런 의식도 하지 않고 블로그가 가지고 있는 본질에 충실한, 정성스러운 글을 써내려가려고 한다. 다시 '최적화' 가 되어 보겠다! 라는 야심 따위는 없다. 그저 그동안 블로그에게 했던 미안한 일들을 반성하는 자세로 글을 써 보려고 한다.


그래도 블로그 글쓰기는 쉬운 편이라고 생각 한다.






하지만, 브런치에 글을 쓰는 것은 쉽지 않다. 

브런치에 글을 쓸때는 괜한 힘이 들어가는 것 같다. 


어깨와 손가락에 힘을 조금 풀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너무 그동안 '블로그 식' 글을 쓰는것에 익숙해 졌는지도 모른다. 구분 짓는 다는 것이 조금 이상할 지 모르겠지만, 블로그와 브런치에 글을 모두 써보신 분들이라면 어쩌면 공감할지도 모른다. 분명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쓰는 방식과 브런치에 글을 쓰는 방식은 차이가 있다. 


왠지 더 전문성이 있어야 할 것 같다. 나의 생각과 정보에 대하여 공감을 이끌어 내기 보다는, 내가 가진 생각과 정보를 명확하게, 좀 더 힘있게 전달하는 글을 써야 더 올바른 브런치식 글쓰기인 것 같다. 사실 네이버에서도 전문성 있는 글을 생산해 내기 위한 플랫폼으로 '포스트' 를 만들었지만, 포스트에 글을 쓰는 에디터들도 일반 블로거들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던 것 같고, 경계 자체도 애매모호 했던 것이 사실이다. 


블로그와 같은 글을 포스트에서 쓰는 것을 네이버에서 통제하기 쉽지 않았다. 그런데 브런치는 다르다. 일단 시작 부터 다르고, 브런치에서는 누군가가 통제 하지 않아도 작가들이 스스로의 글을 통제하는 편이라고 생각 된다.(애초에 제한이 많은 여건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블로그와 브런치의 결정적 차이이고, 이러한 차이를 통해 글쓰기 방식도 달라진다고 느낀다. 



10년 전, 처음 블로그에 글을 쓰게 되었던 얼어 붙은 내 모습이 생생해진다. 최근 브런치에 글을 쓰고 있는 내 모습이 그때와 아마 비슷할 것 같다.


부족하지만 그래도 앞으로 더 열심히 브런치에 글을 써보려고 한다. 브런치 라는 공간을 통해서 더 많은 사람들과 조금 더 자주 만나고 싶다.(잊을만 하면 푸쉬가 오기도 하고...) 그러기 위해 꼭 필요하다고 생각 했던 것이 '쉽게 글을 써보는 연습' 이었던 것 같다. 그냥 생각이 없는 듯, 생각이 많은 듯 너무 어렵지 않게 술술 글을 쓰고 싶었다. 브런치라는 옷에 몸을 맞추기 위한 연습. 어쩌면 오히려 앞으로 더 이런 글을 많이 쓰게 될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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