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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지야 Aug 31. 2024

인생

일어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일에 지레 겁을 먹는 순간이 있다. 가슴이 두근거려서 몇 번이고 마음을 꾹꾹 밀어 넣는 순간. 불안을 잠재우면 그제야 깊지 않은 숨을 겨우 내쉰다.

인생이 우울을 감싸고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이런 불안을 느끼는 것을 보면, 결국 내게 살아 숨 쉬는 우울이라는 생물은 나의 욕망과 쾌락에서 비롯된 것에 다름없고, 행복 역시 말뿐 아니라 기저 한 곳에 존재한다는 반증일 것이다.

그러니까 그저 무사한 나의 생, 당신의 생에 안도한다는 것이다. 안도- 역시 욕심이겠지만.


그 욕심 때문일까. 대부분의 인간은 죽음이라는 단어 앞에서 태도가 변하고, 때로 그 변화의 과정이 인위적으로 느껴지곤 한다. 눈에서 빛이 사라지는 모습을 마주하면, 피가 머리서부터 천천히 빠져나가고 무겁게 내려앉는 감각이 남는다. 그 감각을 무시하려 그렇게들 위선을 부린다.

나 역시 욕심을 버리지 못해 감히 우리의 생을 바라고, 또한 그 때문에 언제나 살아있는 사람이 안쓰럽다. 아니, 어쩌면 그냥 인생이라는 게, 생명이라는 게 그런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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