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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다해 Jun 30. 2022

"Why"를 알려주세요.

How to 보다 먼저요.

- 공부를 왜 잘하고 싶어?

- 못하면 눈치 보이잖아요. 엄마 아빠한테도, 애들한테도.

- 좋은 대학 가고 싶어? 좋은 대학 가면 뭐하고 싶은데?

- 그냥, 일단 학점 잘 따놓고 그러면 직장도 어차피 학력 위주로 뽑을 거니까요. 사실 잘 모르겠어요.


이 대화는 중학생과의 대화지만, 안타깝게도 수천 명의 대학생들을 취업 면접 스킬, 동기부여, 리더십, 적성 찾기, 그 주제가 무엇이든 수많은 진로 관련 강의로 만나 본 결과,

그들은 신기하게도 중학생들과 똑같은 고민들을 하고 중학생 때와 똑같은 곳에 머물러 자신을 잃어버린 채,

다시 처음부터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나는 무엇을 잘하며, 무엇을 할 때 행복하고, 무엇을 추구하며 살기를 바라며, 어떤 매력이 있는지, 즉 내가 누구인지를 탐색하며 혼란스러워하고 헤맨다.  


자아정체성.

우리는 이 단어를 교과서에서 배우면서, 

사춘기 이렇게 자아정체성을 찾아 가느라 질풍노도를 겪는 시기라 배웠다.

그런데 정작 나를 알아가야 하는 시기에는 그런 배부른 고민할 시간도 여유도 없이 수행 챙기랴, 학원 숙제하랴, 내신 챙기랴, 선행하랴 하루하루를 버겁게 살아가고 있는 것이 안타깝지만 현실이고 피할 수 없는 삶인 것을 알기에.


그렇게 쫓기듯 살다가 빨리는 대학에 오고 나면,

늦게는 직장에 다니다가,

더 늦게는 직장 잘 다니고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잘 사는 듯싶다가도 불현듯 그때서야 고민하게 되는 문제.

바로 자아정체성.



필자는 중고등학생 때는 공부를 잘하는 학생이 아니었다. 그런데 대학에 오고 유학을 가고 그곳에서 여러 모습의 삶을 사는 사람들을 보면서 유레카!

하고 싶은 것도, 되고 싶은 것도, 경험해보고 싶은 것도 너무도 많아진 욕심쟁이가 되어서 돌아와서는 내 인생은 21살부터 장학금 인생이었고, 끊임없는 공부의 연속이었고 꿈과 욕망이 끝이 없는 바쁜 인생이었다.


이렇게 욕심 많고 공부를 좋아하는 내가 왜 정말 공부를 더 열심히 했으면 좋았을 그 나이에 공부를 잘하지 못했을까 생각해본 적이 있다.

그것은 내가 공부를 "왜"해야 하는 지를 몰랐기 때문이었다.


그때 유명한 학원을 보내주고 비싼 과외를 붙여주는 HOW TO보다 먼저 만약 누군가가 그것을 왜 해야 하는지, WHY를 내게 가르쳐 주었다면,

나는 그 누구보다 더 열정적으로 더 열심히 잘해보고 싶었을 수도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본다.


사람마다 각기 자신만의 WHY는 모두 다를 것이라 생각한다.

부모가 걸어온 길을, 내가 먼저 걸어본 길을 아이에게 잘 설명해 주고,

내가 공부를 왜 했었는지,

나에게 공부가 왜 필요했고 공부가 내 인생을 얼마나 더 윤택하고 즐겁고 편안하게 해 주었는지,

혹은 그 시절 그렇지 못했다면 이제야 깨달은 것에 대하여,

공부를 하면서 내가 어떤 것을 얻었고 경험했으며 그것으로 무엇이 달라졌으며 어떤 삶을 살 수 있는지를.


몇 걸음 인생을 먼저 걸어 본 선배로.

그리고 진심으로 걱정하고 잘되길 바라는 세상에 단 한 사람 부모라는 이름으로. 

아이에게 소통해준다면 그보다 값진 일이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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