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후나의 수영일기
화, 목, 토요일 아침 07:00 수영 강습이 있다.
꺅 오늘도 늦었다. 근데 오늘도 7시에 일어났다. 눈곱도 못 떼고 수영장으로 뛰어갔다. 비 오는데 날씨를 확인할 새도 없이 나와서 당연히 우산도 없다. 비를 쫄딱 맞고 수영장으로 들어갔다.
그래도 늦는 게 안 가는 것보다 낫다고 스스로 위안하며, 첨벙!
수영장 안에는 이미 강사님이 다른 회원님들과 수영을 하고 있다. 나만 맨날 늦는다. 일단 두 바퀴 몸을 풀면서 오늘 몸 컨디션을 확인한다. 어제 잘 자서 그런지 몸 안에 에너지가 좀 느껴졌다. 글라이딩을 길게 타며 손끝부터 다리를 지나 발끝까지 전달되는 물의 힘을 느꼈다. 늦었지만 역시 오길 잘했다. 하루가 이미 성공한 느낌이다. 아침 수영의 매력!
#연습 1: 플립턴
자, 오늘은 플립턴 연습입니다. 자유형 팔 돌리기 3~4번에 한 번씩 제자리에서 돌면서 80미터 다녀오세요. 단, 바닥을 절대 짚으면 안 됩니다.
헉, 그게 되나? 일단 해보자.
첫 20미터. 오 되네? 신기하다. 다음 20미터. 재밌네. 다음 20미터. 힘이 좀 빠지나 보다 돌 때 오른쪽으로 치우치네. 마지막 20미터. 으악, 힘 빠졌어. 결국 바닥을 짚었다. 저런. 갑자기 우울해졌다.
마음은 선생님처럼 하고 싶은데 잘 안 되는 내 몸이 너무 답답했다. 그러다 선생님에게 한 마디 했다가
뼈맞고 조용히 남은 수영을 했다. 그렇지. 연습도 안하고 또 당장 하고 싶었던 거네. 당연한 말이지만, 뜨끔했다.
#연습 2: 돌핀킥 강하게 차기
60미터 접영을 하는데 벽 밀고 나올 때마다 돌핀킥을 8번씩 차세요. 제대로 차면 접영 팔 돌리기 2~3번만 하면 도착할 거예요.
와 이게 진짜 되나?
첫 20미터. 일단 된다. 신기하네.
두 번째 20미터. 여기까지 되네. 와. 근데 너무 숨차.
세 번째 20미터. 더 이상 못 참겠다. 근데 접영 하면서 숨 못 쉬었는데 숨을 쉬어야 하는 상황이 되니 머리 들고 숨을 쉬게 되네. 어머 이렇게 접영을 교정하다니!
수영하면서 평소에는 하지 않는 몸의 움직임을 만들어 내서 일까? 수영하고 샤워하다가 갑자기 지금 하는 일에 12월에 하면 좋겠는 프로젝트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캬 이 맛에 수영하지!
플립턴과 돌핀킥이 잘 안되서 겸손해진 오늘의 수영.